[(런던)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영국 런던에서 2019 월드투어 ‘워닝(WARNING)’을 연 가수 선미. / 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자칫 무모할 수 있는 도전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 공연장을 내가 채울 수 있을까?’하고 말이죠. 그런데 팬들의 뜨거운 성원 덕분에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하”

가수 선미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아레나 라이브 공연장 인디고 앳 더 O2(indigo at The O2)에서 2019 월드 투어 콘서트 ‘워닝(WARNING)’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투어는 나에게 큰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소규모로 팬미팅을 겸한 공연은 한 적 있지만 온전히 내 노래만으로 채운 공연으로 월드 투어를 하는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이날 공연에는 약 3000명의 팬들이 모였다.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한국인 팬의 비율은 5%에 불과했다. 해외에서의 선미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미는 지난 2월 24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에 돌입했다. 샌프란시스코·로스엔젤레스·시애틀·밴쿠버·캘러리·뉴욕·토론토·워싱턴DC 등 미국 8개 도시와 멕시코·홍콩·대만·도쿄 등 남미, 아시아에서 콘서트를 펼쳤다. 이번 런던 공연을 시작으로 폴란드·네덜란드·베를린·파리 등을 잇는 첫 유럽 투어의 막을 올렸다.

선미는 “유럽에도 도전해보자는 회사 측의 의견이 있어서 투어가 성사됐다. 사실 처음에는 ‘말이 안 된다. 내가 어떻게 하겠느냐’고 걱정했는데 오늘(30일)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니 놀랍고 신기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유럽 투어의 첫 시작을 잘 한 것 같아서 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이날 공연에서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 ‘곡선’ ‘내가 누구’ ‘블랙펄’ ‘보더라인’ ‘누아르’ ‘보름달’ ‘가시나’ 등 16곡을 열창했다. 선미는 “나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곡 구성부터 공연 중간 내보내는 영상물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에서 유럽투어의 시작을 알린 가수 선미. “이만하면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 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을 여는 저의 목적은 단순히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짜인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저의 색깔을 많이 담고 싶었죠. 해외 팬들에게 선미의 정체성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곡마다 편곡도 직접 구상했고, 무대 연출 감독님에게 곡의 설명을 일일이 적어서 보여드렸어요. 영상은 인터뷰 형식으로 꾸며 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죠.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선미의 성장과 발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시작을 첫 솔로곡이었던 ’24시간이 모자라'(2013)로 정하고, 마지막 곡을 자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사이렌'(2018)을 선택한 이유다.

“사실 다른 아이돌 그룹처럼 큰 팬덤을 갖고 있는 가수가 아니어서 ‘이렇게 큰 규모의 공연장을 채울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어요. 그런데 팬들의 ‘미친’ 반응이 저에게 힘을 줬습니다. 다음 유럽 투어도 힘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해외에서의 인기 비결을 묻자 선미는 “전 세계에서 K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 가수와 노래를 많이 접한다. ‘사이렌’을 발표하면서 ‘선미라는 장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해외 팬들이 나를 볼 때,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어떤 아이인지 궁금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그런 이유에서 공연장에 모인다고 생각한다. 노래와 뮤직비디오 등에 내 생각을 담기 때문에 다른 가수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그래서인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선미의 공연이나 뮤직비디오 댓글에 ‘특이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는 “곡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서 노래마다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 뮤직비디오와 노래에 대한 해석 글이 올라오더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는 말을 해주시니까 이번 공연에도 고스란히 옮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선미는 이날 공연장에서 여러 번 울컥했다. 끝내 마지막에는 눈물을 보였다. 선미는 공연 후 팬들과 팬들과 악수회(하이터치)를 했는데, 50분가량이나 이어졌다. 공연 후 인터뷰를 하면서도 울컥함과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원래 잘 울지 않는데, 런던 팬들이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아요. 노래하는데 앞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덩달아 울컥했어요. 유럽의 첫 도시이긴 하지만 그런 점이 다른 공연과는 달랐어요. 다른 도시에서도 우는 팬들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우는 건 처음이거든요.”선미는 오는 6월 2일 폴란드, 6월 4일 네덜란드, 6월 6일 베를린, 6월 7일 파리에 이어 6월 15일 서울에서 2019 월드 투어 ‘워닝’을 마친다. 틈틈이 신곡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새 음반 발표도 서두를 예정이다.

“아직 새 음반 활동에 대한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투어 콘서트를 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노래를 만들고 있어요.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어서죠. 10년 후 저는 어쩌면 음악을 안 할 수도 있고, 또 결혼해 살아갈 수도 있겠죠. 다만 한가지 확신하는 건 있어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계속할 것 같습니다. 창작이 정말 재미있거든요. 새로운 걸 만들어내면서 고충과 슬럼프도 찾아오지만 그래도 이게 참, 신기하고 재미있어요.(웃음)”

런던=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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