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리갈하이’에서 돈만 밝히고 오만하기로 유명한 변호사 고태림(진구)은 일상에서는 함부로 하기 어려운 말들을 직설적으로 내뱉는다. 서재인(서은수)의 말대로 예의와 도리, 매너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하고 싶어도 못했던 말을 대신해준 것 같은 대리만족과 더불어 독설 속의 뼈있는 말을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선사한다.1. “일방적으로 단정지어도 되나?”
지하철 안, 서재인이 할아버지에게 양보한 자리를 고태림이 가로채며 두 변호사의 대립이 시작됐다. “젊은 사람이 힘없는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하는 건 당연하다”는 서재인에게 고태림은 “젊은 사람이니까 힘이 있고, 나이 들었다고 힘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단정 지어도 되나?”, “내가 심각한 심장병이나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을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나?”라고 반박했다.
노인 공경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에 분노한 서재인. 하지만 고태림은 “헬스클럽에 다니시고, 운동 마니아이신 듯하며 몸이 좋고, 그 헬스클럽은 이번 정거장”이라며 양보하지 않아도 되는 추론을 이어갔다. 실제로 할아버지는 문이 열리자 하차했다. 오만이 하늘을 찌르지만, 상대를 설득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자신만의 논리가 확실한 고태림의 캐릭터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2. “상대의 능력을 절대 칭찬하기 싫은 오만함”고태림이 승소률 100%의 능력을 입증한 ‘쓰레기 국밥’ 재판. 유죄가 확정적이었던 재판을 무죄로 바꾼 고태림에 상대측 변호사였던 B&G 로펌 윤상구(정상훈)는 “판사한테 뇌물 먹였지? 아니면 어떻게 판결이 뒤집어지느냐”며 멱살을 잡았다. 고태림은 “나한테 지면 99%는 자기가 무능하다고 자책하거든, 그거야말로 건방진 것”이라며 “상대의 능력을 절대 칭찬하기 싫은 오만함. 하지만 자넨 반대로 상대에게 뒤집어씌운다? 출발이 좋아”라며 박수를 쳐, 윤상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 분노를 머리를 채우는데 써야지, 단세포 아메바같은 촉수나 휘젓지 말고”라는 고태림에게 약이 올라 바둥대는 윤상구로 인해 웃음이 유발된 가운데에서도, 진짜 오만함이 무엇인지 새겨보게 했다.
3. “인간이 100명 있으면 정의도 100개”
서재인은 정의를 위해 억울하게 누명을 피고인 김병태(유수빈)를 살려달라며 ‘알바생 살인사건’의 항소심 변론을 부탁했다. “정의가 안 통하면 이 나라 법조계는 끝난 거 아닙니까”라는 그가 고태림에겐 병아리같아 보였다. 정의는 어떻게 보면 상대적 개념일 수도 있다. 서재인에게 김병태의 누명이 정의라면, 반대편 검사에겐 김병태는 범인이고, 그러므로 형을 살아야 하는 것이 정의다. 고태림이 “인간이 100명 있으면 정의도 100개. 다 자기 것이 맞다고 우기는 아사리판이 법정”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상대적인 관점의 차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뼈있는 말이기도 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제공=GnG 프로덕션, 이매진아시아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이 진구가 독설을 쏟아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거침없는 발언이지만 묘하게 통쾌함을 선사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리갈하이’에서 돈만 밝히고 오만하기로 유명한 변호사 고태림(진구)은 일상에서는 함부로 하기 어려운 말들을 직설적으로 내뱉는다. 서재인(서은수)의 말대로 예의와 도리, 매너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하고 싶어도 못했던 말을 대신해준 것 같은 대리만족과 더불어 독설 속의 뼈있는 말을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선사한다.1. “일방적으로 단정지어도 되나?”
지하철 안, 서재인이 할아버지에게 양보한 자리를 고태림이 가로채며 두 변호사의 대립이 시작됐다. “젊은 사람이 힘없는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하는 건 당연하다”는 서재인에게 고태림은 “젊은 사람이니까 힘이 있고, 나이 들었다고 힘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단정 지어도 되나?”, “내가 심각한 심장병이나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을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나?”라고 반박했다.
노인 공경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에 분노한 서재인. 하지만 고태림은 “헬스클럽에 다니시고, 운동 마니아이신 듯하며 몸이 좋고, 그 헬스클럽은 이번 정거장”이라며 양보하지 않아도 되는 추론을 이어갔다. 실제로 할아버지는 문이 열리자 하차했다. 오만이 하늘을 찌르지만, 상대를 설득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자신만의 논리가 확실한 고태림의 캐릭터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2. “상대의 능력을 절대 칭찬하기 싫은 오만함”고태림이 승소률 100%의 능력을 입증한 ‘쓰레기 국밥’ 재판. 유죄가 확정적이었던 재판을 무죄로 바꾼 고태림에 상대측 변호사였던 B&G 로펌 윤상구(정상훈)는 “판사한테 뇌물 먹였지? 아니면 어떻게 판결이 뒤집어지느냐”며 멱살을 잡았다. 고태림은 “나한테 지면 99%는 자기가 무능하다고 자책하거든, 그거야말로 건방진 것”이라며 “상대의 능력을 절대 칭찬하기 싫은 오만함. 하지만 자넨 반대로 상대에게 뒤집어씌운다? 출발이 좋아”라며 박수를 쳐, 윤상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 분노를 머리를 채우는데 써야지, 단세포 아메바같은 촉수나 휘젓지 말고”라는 고태림에게 약이 올라 바둥대는 윤상구로 인해 웃음이 유발된 가운데에서도, 진짜 오만함이 무엇인지 새겨보게 했다.
3. “인간이 100명 있으면 정의도 100개”
서재인은 정의를 위해 억울하게 누명을 피고인 김병태(유수빈)를 살려달라며 ‘알바생 살인사건’의 항소심 변론을 부탁했다. “정의가 안 통하면 이 나라 법조계는 끝난 거 아닙니까”라는 그가 고태림에겐 병아리같아 보였다. 정의는 어떻게 보면 상대적 개념일 수도 있다. 서재인에게 김병태의 누명이 정의라면, 반대편 검사에겐 김병태는 범인이고, 그러므로 형을 살아야 하는 것이 정의다. 고태림이 “인간이 100명 있으면 정의도 100개. 다 자기 것이 맞다고 우기는 아사리판이 법정”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상대적인 관점의 차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뼈있는 말이기도 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