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10.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어쩌다 트로트 가수의 길로 들어섰나?
조정민: 어릴 때 R&B 가수를 꿈꿨다. 한쪽 머리를 넘기면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고 싶었다.(웃음) 2008년 대학축제 때 노래를 불렀는데 한 소속사 관계자가 ‘트로트 가수’ 한 번 해보겠느냐며 명함을 줬다. 그 날 현장에 매니저들이 여러 명 있었다더라. 학교에 연극영화과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10. R&B 가수를 꿈꾸다 트로트는 내키지 않았을 것 같은데?
조정민: 일단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는 ‘가수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느냐’며 찬성했다. 나는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때 장윤정 선배님이 ‘어머나’로 활동해 빚을 갚았다는 기사를 접했다. 트로트 가수는 돈을 잘 번다는 소릴 들어서 흔들렸다. 그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이 어려워져 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10. 조정민이 아니라 ‘조아’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활동을 접은 이유는?
조정민: 처음 계약한 곳이 방송을 많이 하는 회사는 아니었고 행사가 많았다. ‘조아’라는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여러 사람 앞에 서서 노래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무대 경험도 없어서 더 그랬다. 무대에 설 때마다 쫄았다. 그러던 중 회사 대표님께 R&B나 힙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 날 대표님이 내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며 하고 싶은 음악을 할 기회를 주셨다. 양동근 선배님과 연관이 있는 프로듀서를 만나서 힙합 앨범을 준비하고 뮤비도 찍었다. 하지만 회사가 힘들어지면서 앨범 준비를 다 마치고도 발매하지 못했다. 결국, 비매품으로 친구들한테만 나눠줬다.
10. 이후 5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Mnet ‘트로트 엑스’로 복귀에 시동을 걸었는데, 어떻게 출연한 건가?
조정민: 공백기 동안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돈을 벌면서 학교에 다녔고, 결국 8년 만에 졸업했다. 겸사겸사 성시경 선배님의 ‘두 사람’, 비틀즈의 ‘예스터데이(Yesterday)’ 등 가요와 팝을 피아노를 치면서 내 스타일로 커버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던 중 Mnet의 한 작가님이 ‘트로트 엑스’ 오디션을 제안했다. 그때가 29살이었다. ‘아홉수니 이번이 마지막이겠다’ 싶어서 도전했다.10. 설운도에게 발탁됐다던데?
조정민: 1차부터 최종까지 오디션을 보고 통과해서 ‘트로트 엑스’ 1회에 등장했다. 방송이 끝난 후 심사위원을 보던 설운도 선생님이 지금 회사의 대표님한테 소개해 주셨다. ‘트로트 엑스’에 출연한 이후 여러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모두 트로트 쪽 회사였다. 트로트를 할 운명이었나보다.
10. 그때 R&B, 힙합을 버리고 트로트를 하기로 결심했나?
조정민: 그렇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트로트를 배우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롤모델을 심수봉 선생님으로 정했다. 심 선생님은 자신만의 철학을 노래로 녹여낸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선생님처럼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0. 2014년 12월 첫 번째 앨범 ‘Be My Love’를 발매하고, ‘곰탱이’라는 곡을 선보였다.
조정민: ‘트로트 엑스’ 때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걸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로트를 즐겨듣는 여러 팬이 즐길 만한 노래를 불러야 했다. 사실 내 색깔을 분명하게 가져가지 못한 걸 후회했다. ‘불후의 명곡’ 같은 무대에서 조금씩 보여드리긴 했지만, 정작 활동할 땐 하지 못했다.10. 지금까지도 자신의 색깔을 가져가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조정민: 아직 트로트 가수로서 존재감이 미비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것 같다. 빅뱅의 지드래곤(권지용)도 그랬다. ‘붉은노을’과 같은 곡으로 대중과 가까워진 후에 자신을 색깔을 보여주려고 했단다.
조정민: 팬들은 ‘살랑살랑’과 ‘식사하셨어요’를 좋아한다. ‘살랑살랑’은 군인들이 열렬히 좋아해 주시더라.(웃음) 어떤 분은 ‘식사하셨어요’라는 노래를 듣고, 딸도 안 물어보는 말이라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요즘은 가족끼리도 소통이 적어서 ‘식사하셨어요’라는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기도 어렵다. 노래를 듣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다. 나는 ‘안단테’라는 곡을 좋아한다. 정말 힘든 시기에 쓴 노래다. 제3자가 돼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는데, 부르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올라왔다.10.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 어떤 계기로 진출하게 됐나?
조정민: KBS ‘열린음악회’에서 피아노를 치며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렀는데, 영상을 본 일본 엔카의 거장 나카무라 타이지 선생님이 나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일본의 나훈아 선생님 같은 분이다. 노래방에 500여 곡 정도가 등록돼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 바로 날아갔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하시더라. 선생님 앞에서 다섯 곡 정도를 불렀다. 그때가 2017년 9월쯤이었다. 11월부터 녹음을 시작해서 2018년 4월에 일본 데뷔곡 ‘아빠’를 발표했다.
10. 일본에서는 주로 어떤 무대에 섰나?
조정민: 지난해 연말까지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했다. 주로 나카무라 타이지 선생님 공연에 섰다. 한 달에 한 번 일본에 가서 4~5일 정도 있다가 왔다. 기사는 굉장히 많이 올라왔는데, 방송은 아직 못했다. 올해 일본어 실력을 조금 더 키우고 차차 방송을 할 예정이다. 고정 팬이 많이 생겼다. 피아노는 물론 춤추는 모습 등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준비해서 보여드릴 생각이다.
10. 대중과 더 가까워지려면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해야 할 것 같다. 앞서 ‘라디오스타’ 같은 프로에 출연하면서 더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또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
조정민: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가고 싶다. 친동생이 매니저를 하고 있어서 새롭지 않을까 싶다.(웃음) 자연스럽게 내 진솔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출연하신 분들이 CF도 많이 찍더라. 하하하.10. 연기를 해 볼 생각은?
조정민: 하고 싶다. 노래를 더 잘 하고 싶어서 연기를 배웠다.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오디션도 봤고, 웹드라마를 세 편 찍었다. 처음 드라마를 찍을 땐 걸어가는 것도 제대로 못 했다. 내가 30년 동안 어떻게 걸어 다녔나 싶더라. 한 편을 찍고 나니 발연기를 벗어나서 무릎 연기 정도를 하게 됐다. 세 편 다 찍으니까 카메라 앞에서 조금은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요즘은 하나만 잘 해선 안 되지 않나.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이상하게 인식이 낮다. 트로트 가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기도, 예능도 다 잘하면 좋을 것 같다.
10. 자신이 가진 무기는 뭔가?
조정민: MBC ‘사람이 좋다’를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한 것이 무기일 수 있겠다. 최근에 ‘맥심’이라는 잡지의 화보를 찍었는데 내 안에 있는 섹시함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촬영을 통해 과감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는 팬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10.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나?
조정민: 살이 잘 찌는 편이어서 밥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단백질을 주로 섭취한다. 식단관리를 하면서 필라테스를 일주일에 두 번씩 한다. 다행히 효과가 바로 오는 편이다.
10. 주량은? 주사가 있나?
조정민: 소주 한 병 정도는 마신다. 그 이상 넘어가면 기분이 좋아져서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애교가 많아진다.
조정민: 설마다 친척 집에 갔다. 어릴 때는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못 하고, 어른들에게 세배도 못 했다.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혼자 나가 뭔가를 하는 게 무서웠다.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했던 것 같다. 한복은 예쁘게 입고 절할 땐 울었단다.
10. 명절이 되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더욱 그립겠다.
조정민: 생각이 많이 난다. 특히 아빠는 설이나, 추석에 친척들과 만나서 함께하는 걸 좋아하셨다. 많이 보고 싶다.
10. 결혼 계획은?
조정민: 최대한 늦게 하고 싶다. 내가 장녀인데 엄마 옆에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나는 남자에게 기대는 건 별로 안 좋아한다. 나 스스로 돈을 벌어서 집안을 일으키고, 그때 돼서 사람을 만나도 늦지 않을 것 같다.
10.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나?
조정민: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다. 배려심도 많고, 사랑도 많았으면 좋겠다. 가족들이나 아이들, 강아지를 대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나랑 대화가 잘 통하면 좋겠다. 핑퐁핑퐁이 잘 됐으면 한다. 또 연락을 자주 하는 사람이 좋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믿음이 가는 사람이면 불안하지 않고 좋을 것 같다. 너무 바라는 게 많은가? 하하.
10.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조정민: 평소에 시 쓰는 걸 좋아한다. 뭔가가 떠오를 때마다 끄적거린다. 나중에 보면 조금 오글거리긴 하지만, 내 시와 음악이 담긴 소품집 같은 것을 발매하고 싶다. 예전에 중단한 음악치료 공부를 다시 해서 대학원에 가고 싶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음악으로 치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10. 새 앨범 계획은?
조정민: 라틴 트로트를 콘셉트로 한 앨범을 3월쯤 발매할 예정이다. 퍼포먼스를 기대하셔도 좋다. 섹시한 모습의 정점을 보여드릴 생각이다. 한 곡만 보여드리긴 아쉬워서 다섯 곡 정도를 담을 것이다. 라틴 트로트는 새로운 시도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10. 올해 목표가 있다면?
조정민: 신곡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이름과 얼굴은 알아봐 주시는데 ‘어떤 곡을 불렀더라?”라고 하신다. 그럴 땐 너무 슬프다. 히트곡이 있어야 한다. 히트곡을 꼭 만들고 싶다. 내 얼굴과 이름보다 노래를 사랑해 주시도록 노력하겠다. 잘 돼서 올해 연말에 가족들과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10. 설을 맞아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조정민: 기해년에는 모든 분들이 항상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행복만 가득하길 바란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기해년(己亥年) 새해 인사를 하는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승현 기자 lsh87@
낯가림이 심해서 설날 친척들 앞에서 세배조차 제대로 못했던 어린 소녀가 이제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춘다. 빼어난 미모와 몸매, 남다른 피아노 연주 실력까지 겸비한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다. 피아노를 전공하다 트로트를 시작했고, 일본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기해년 새해에는 꼭 자신의 히트곡을 탄생시키겠다는 조정민을 만났다.10.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어쩌다 트로트 가수의 길로 들어섰나?
조정민: 어릴 때 R&B 가수를 꿈꿨다. 한쪽 머리를 넘기면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고 싶었다.(웃음) 2008년 대학축제 때 노래를 불렀는데 한 소속사 관계자가 ‘트로트 가수’ 한 번 해보겠느냐며 명함을 줬다. 그 날 현장에 매니저들이 여러 명 있었다더라. 학교에 연극영화과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10. R&B 가수를 꿈꾸다 트로트는 내키지 않았을 것 같은데?
조정민: 일단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는 ‘가수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느냐’며 찬성했다. 나는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때 장윤정 선배님이 ‘어머나’로 활동해 빚을 갚았다는 기사를 접했다. 트로트 가수는 돈을 잘 번다는 소릴 들어서 흔들렸다. 그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이 어려워져 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10. 조정민이 아니라 ‘조아’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활동을 접은 이유는?
조정민: 처음 계약한 곳이 방송을 많이 하는 회사는 아니었고 행사가 많았다. ‘조아’라는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여러 사람 앞에 서서 노래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무대 경험도 없어서 더 그랬다. 무대에 설 때마다 쫄았다. 그러던 중 회사 대표님께 R&B나 힙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 날 대표님이 내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며 하고 싶은 음악을 할 기회를 주셨다. 양동근 선배님과 연관이 있는 프로듀서를 만나서 힙합 앨범을 준비하고 뮤비도 찍었다. 하지만 회사가 힘들어지면서 앨범 준비를 다 마치고도 발매하지 못했다. 결국, 비매품으로 친구들한테만 나눠줬다.
10. 이후 5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Mnet ‘트로트 엑스’로 복귀에 시동을 걸었는데, 어떻게 출연한 건가?
조정민: 공백기 동안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돈을 벌면서 학교에 다녔고, 결국 8년 만에 졸업했다. 겸사겸사 성시경 선배님의 ‘두 사람’, 비틀즈의 ‘예스터데이(Yesterday)’ 등 가요와 팝을 피아노를 치면서 내 스타일로 커버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던 중 Mnet의 한 작가님이 ‘트로트 엑스’ 오디션을 제안했다. 그때가 29살이었다. ‘아홉수니 이번이 마지막이겠다’ 싶어서 도전했다.10. 설운도에게 발탁됐다던데?
조정민: 1차부터 최종까지 오디션을 보고 통과해서 ‘트로트 엑스’ 1회에 등장했다. 방송이 끝난 후 심사위원을 보던 설운도 선생님이 지금 회사의 대표님한테 소개해 주셨다. ‘트로트 엑스’에 출연한 이후 여러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모두 트로트 쪽 회사였다. 트로트를 할 운명이었나보다.
10. 그때 R&B, 힙합을 버리고 트로트를 하기로 결심했나?
조정민: 그렇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트로트를 배우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롤모델을 심수봉 선생님으로 정했다. 심 선생님은 자신만의 철학을 노래로 녹여낸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선생님처럼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0. 2014년 12월 첫 번째 앨범 ‘Be My Love’를 발매하고, ‘곰탱이’라는 곡을 선보였다.
조정민: ‘트로트 엑스’ 때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걸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로트를 즐겨듣는 여러 팬이 즐길 만한 노래를 불러야 했다. 사실 내 색깔을 분명하게 가져가지 못한 걸 후회했다. ‘불후의 명곡’ 같은 무대에서 조금씩 보여드리긴 했지만, 정작 활동할 땐 하지 못했다.10. 지금까지도 자신의 색깔을 가져가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조정민: 아직 트로트 가수로서 존재감이 미비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것 같다. 빅뱅의 지드래곤(권지용)도 그랬다. ‘붉은노을’과 같은 곡으로 대중과 가까워진 후에 자신을 색깔을 보여주려고 했단다.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심수봉 선생님처럼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승현 기자 lsh87@
10.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과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곡은?조정민: 팬들은 ‘살랑살랑’과 ‘식사하셨어요’를 좋아한다. ‘살랑살랑’은 군인들이 열렬히 좋아해 주시더라.(웃음) 어떤 분은 ‘식사하셨어요’라는 노래를 듣고, 딸도 안 물어보는 말이라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요즘은 가족끼리도 소통이 적어서 ‘식사하셨어요’라는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기도 어렵다. 노래를 듣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다. 나는 ‘안단테’라는 곡을 좋아한다. 정말 힘든 시기에 쓴 노래다. 제3자가 돼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는데, 부르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올라왔다.10.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 어떤 계기로 진출하게 됐나?
조정민: KBS ‘열린음악회’에서 피아노를 치며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렀는데, 영상을 본 일본 엔카의 거장 나카무라 타이지 선생님이 나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일본의 나훈아 선생님 같은 분이다. 노래방에 500여 곡 정도가 등록돼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 바로 날아갔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하시더라. 선생님 앞에서 다섯 곡 정도를 불렀다. 그때가 2017년 9월쯤이었다. 11월부터 녹음을 시작해서 2018년 4월에 일본 데뷔곡 ‘아빠’를 발표했다.
10. 일본에서는 주로 어떤 무대에 섰나?
조정민: 지난해 연말까지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했다. 주로 나카무라 타이지 선생님 공연에 섰다. 한 달에 한 번 일본에 가서 4~5일 정도 있다가 왔다. 기사는 굉장히 많이 올라왔는데, 방송은 아직 못했다. 올해 일본어 실력을 조금 더 키우고 차차 방송을 할 예정이다. 고정 팬이 많이 생겼다. 피아노는 물론 춤추는 모습 등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준비해서 보여드릴 생각이다.
10. 대중과 더 가까워지려면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해야 할 것 같다. 앞서 ‘라디오스타’ 같은 프로에 출연하면서 더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또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
조정민: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가고 싶다. 친동생이 매니저를 하고 있어서 새롭지 않을까 싶다.(웃음) 자연스럽게 내 진솔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출연하신 분들이 CF도 많이 찍더라. 하하하.10. 연기를 해 볼 생각은?
조정민: 하고 싶다. 노래를 더 잘 하고 싶어서 연기를 배웠다.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오디션도 봤고, 웹드라마를 세 편 찍었다. 처음 드라마를 찍을 땐 걸어가는 것도 제대로 못 했다. 내가 30년 동안 어떻게 걸어 다녔나 싶더라. 한 편을 찍고 나니 발연기를 벗어나서 무릎 연기 정도를 하게 됐다. 세 편 다 찍으니까 카메라 앞에서 조금은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요즘은 하나만 잘 해선 안 되지 않나.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이상하게 인식이 낮다. 트로트 가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기도, 예능도 다 잘하면 좋을 것 같다.
10. 자신이 가진 무기는 뭔가?
조정민: MBC ‘사람이 좋다’를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한 것이 무기일 수 있겠다. 최근에 ‘맥심’이라는 잡지의 화보를 찍었는데 내 안에 있는 섹시함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촬영을 통해 과감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는 팬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10.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나?
조정민: 살이 잘 찌는 편이어서 밥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단백질을 주로 섭취한다. 식단관리를 하면서 필라테스를 일주일에 두 번씩 한다. 다행히 효과가 바로 오는 편이다.
10. 주량은? 주사가 있나?
조정민: 소주 한 병 정도는 마신다. 그 이상 넘어가면 기분이 좋아져서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애교가 많아진다.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2019년에는 팬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이승현 기자 lsh87@
10. 설날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조정민: 설마다 친척 집에 갔다. 어릴 때는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못 하고, 어른들에게 세배도 못 했다.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혼자 나가 뭔가를 하는 게 무서웠다.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했던 것 같다. 한복은 예쁘게 입고 절할 땐 울었단다.
10. 명절이 되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더욱 그립겠다.
조정민: 생각이 많이 난다. 특히 아빠는 설이나, 추석에 친척들과 만나서 함께하는 걸 좋아하셨다. 많이 보고 싶다.
10. 결혼 계획은?
조정민: 최대한 늦게 하고 싶다. 내가 장녀인데 엄마 옆에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나는 남자에게 기대는 건 별로 안 좋아한다. 나 스스로 돈을 벌어서 집안을 일으키고, 그때 돼서 사람을 만나도 늦지 않을 것 같다.
10.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나?
조정민: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다. 배려심도 많고, 사랑도 많았으면 좋겠다. 가족들이나 아이들, 강아지를 대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나랑 대화가 잘 통하면 좋겠다. 핑퐁핑퐁이 잘 됐으면 한다. 또 연락을 자주 하는 사람이 좋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믿음이 가는 사람이면 불안하지 않고 좋을 것 같다. 너무 바라는 게 많은가? 하하.
10.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조정민: 평소에 시 쓰는 걸 좋아한다. 뭔가가 떠오를 때마다 끄적거린다. 나중에 보면 조금 오글거리긴 하지만, 내 시와 음악이 담긴 소품집 같은 것을 발매하고 싶다. 예전에 중단한 음악치료 공부를 다시 해서 대학원에 가고 싶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음악으로 치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10. 새 앨범 계획은?
조정민: 라틴 트로트를 콘셉트로 한 앨범을 3월쯤 발매할 예정이다. 퍼포먼스를 기대하셔도 좋다. 섹시한 모습의 정점을 보여드릴 생각이다. 한 곡만 보여드리긴 아쉬워서 다섯 곡 정도를 담을 것이다. 라틴 트로트는 새로운 시도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10. 올해 목표가 있다면?
조정민: 신곡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이름과 얼굴은 알아봐 주시는데 ‘어떤 곡을 불렀더라?”라고 하신다. 그럴 땐 너무 슬프다. 히트곡이 있어야 한다. 히트곡을 꼭 만들고 싶다. 내 얼굴과 이름보다 노래를 사랑해 주시도록 노력하겠다. 잘 돼서 올해 연말에 가족들과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10. 설을 맞아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조정민: 기해년에는 모든 분들이 항상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행복만 가득하길 바란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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