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이준혁(왼쪽부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이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도경수와 박소담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에서다. 도경수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와 ‘스윙키즈’ 등을 통해 배우로 입지를 굳혔고 힌 도경수와,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언더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도경수와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과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참석했다.‘언더독’은 하루 아침에 운명이 바뀐 강아지 ‘뭉치’가 개성 강한 거리의 견공들과 함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담은 작품이다.

2011년 개봉해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했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초청 돼 역대 최단시간인 9초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한국 영화 최초로 제5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전 세계 69개국에 선판매돼 해외에서의 흥행 가능성도 입증했다.

오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영화를 이렇게 오래 만들어도 되나 싶다. 대중예술을 하려고 시작했는데 거대한 성당을 짓는 것도 아니고, 긴 세월을 거쳐서 영화를 만들었다. 7년 만에 선보이게 되니 굉장히 긴장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행복한 영화다. 귀여운 멍멍이들이 유기견 생활을 하면서 상황에 적응을 하고, 자기들만의 행복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오 감독에 따르면 ‘언더독’은 SBS ‘동물농장’에 나온 유기견들의 모습을 보고 기획했다. 그는 “철망 안에 있는 시추견이 나를 보고 있었다. 한쪽 눈이 뭉그러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유기견 보호소였고 여러 개들이 갇혀 있었다. 순식간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거기까지 온 사연이 있었을 테고, 또 누군가의 개였을 것이다. 조사해 보니 10일이 지나도 입양이 안 되면 죽을 운명이었다. 10일이라는 시간 안에서 탈출 시켜주고 싶었다. 정체성을 찾아주고 새로운 공간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 공간을 찾아가는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에서 뭉치의 목소리를 연기한 가수 겸 배우 도경수./ 이승현 기자 lsh87@
도경수는 모험심 강한 보더콜리 뭉치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는 “너무 행복한 시나리오였다. 처음 읽었을 때 감동을 받았다”며 “애니메이션 목소리 출연은 처음이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녹음할 기회가 많아 녹음실이 익숙한데도 이번엔 또 달랐다.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오 감독은 “아니다. 경수 씨가 스스로 잘했다. 저는 거들뿐 이끌어준게 없다”며 “한마디 하면 알아서 다 했다”고 칭찬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에서 밤이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박소담./ 이승현 기자 lsh87@
반전 매력이 넘치는 걸크러시 밤이의 목소리는 박소담이 연기했다. 그는 “목소리 연기는 처음이다.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녹음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데 목소리로만 전달이 잘 될 까 싶었다. 과하게 해야 할 때가 있고, 너무 과하면 안 될 때가 있는데 중간 지점을 찾아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언더독’은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와 다르게 배우들이 먼저 녹음을 했다. 캐릭터를 보고 입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시나리오만 보고 연기를 펼친 것.

도경수는 “감독님이 제 얼굴을 본 후 캐릭터가 감정 표현을 하게끔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나올까 굉장히 궁금했다”며 “영화를 보고 뭉치가 진짜 나인 것 처럼 느껴졌다. 감정 표현을 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새로웠다”고 했다.이어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닮아서 놀랐다. 극 중 뭉치는 용기가 있고, 호기심이 많다. 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점이 나랑 닮았다”며 웃었다.

박소담은 “캐릭터를 보고 입을 맞추는 게 아니라서 오히려 갇혀있지 않고 자유로웠다. 다양한 연기를 시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제가 맡은 밤이가 가진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를 낼 때 크고 작은 음의 높이, 깊이감 등을 표현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무사히 해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선녹음을 한 후 배우들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서 그들이 연기하는 걸 그려내고 싶었다. 그림을 제공하지 않고 시나리오만 보고 연기를 해서 더 당황했을 것이다. 결국은 더 좋은 효과로 나타났다”며 흐뭇해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을 통해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배우 도경수와 박소담./ 이승현 기자 lsh87@

도경수는 “배우로서 모든 걸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목소리 연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박소담은 “‘나에게 이런 목소리가 있었나?’라고 생각했다. 내 목소리를 찾아간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도경수와 박소담 이외에도 박철민이 ‘마당을 나온 암탉’의 ‘달수’에 이어 ‘언더독’에서 작품의 활력을 불어 넣는 ‘짱아’ 캐릭터를 맡았다. 특유의 재치 있는 애드리브와 목소리 열연을 통해 재미를 증폭시킬 예정이다. 여기에 다수의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준혁이 사냥꾼의 목소리를 연기해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언더독’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도경수는 “‘언더독’은 나에게 용기를 주는 행복한 애니메이션”, 박소담은 “위로와 가슴떨림을 주는 영화”, 박철민은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오 감독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유아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일본이나 미국의 애니메이션과의 경쟁에서 뒤처질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언더독’은 어른도 볼 수 있는 어린이 영화가 아니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고 강조했다.

내년 1월 16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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