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Mnet ‘쇼미더머니 777’을 통해 흡입력을 증명한 래퍼 오디. 사진제공=VMC

오디는 올해 많은 활약을 보여준 래퍼 중 한 명이다. 지난 8월 1일에는 프로듀서 비앙과 함께 정규 앨범 ‘OPEN MONDAY’를 선보여 EP ‘SLY’(2016) 이후 오디의 음악을 기다린 팬들은 물론 1MC 1PD 구성(한 명의 프로듀서와 한 명의 래퍼가 합작해 만드는 앨범)의 앨범을 기다린 팬들의 갈증도 해소했다.

Mnet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이하 ‘쇼미7’)에 출연해서는 첫 번째 벌스를 연이어 맡으며 ‘도입부는 오디’라는 호평을 이끌었다. ‘SLY’나 ‘OPEN MONDAY’처럼 묶음 단위의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는 오디는 이제 정규 앨범과 싱글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좀 더 자주 만나게 될 오디의 음악이 어떤 방식으로 팬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인다.10. ‘쇼미7’에서 나플라 팀과 수퍼비 팀 대항전을 펼칠 때, 수퍼비 팀에서는 어려워서 아무도 하지 않으려 했던 비트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비트를 받고 바로 어떤 식으로 랩을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나?
오디: 팀의 전략상 톤도 그렇고 무게감이 있는 랩이 나와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형성돼 있던 상태였다. 비트를 하나씩 들어보면서 자신한테 맞는 벌스가 있는지 들어보고, 제일 잘 맞는 사람이 하기로 했는데 마침 첫 비트로 나와서 해봤다.

10. ‘쇼미7’에 출연했을 때 딥플로우나 넉살이 같은 소속사(VMC)의 선배로서 어떤 조언을 해줬나?
오디: 사실 ‘쇼미더머니’는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조언을 해주기도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다만 ‘하던 대로 해라’라는 말만 들었고, 회차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격려도 해줬다. 지난 시즌에 출연했을 때는 1차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이번만 넘어가자’가 ‘쇼미7’ 출연 목표였다. 그런데 회차를 거듭한 것만으로도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쇼미7’ 출연 전 공개한 합작 앨범 ‘OPEN MONDAY’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오디: 비앙 형과 가을에서 겨울, 혹은 겨울에서 봄처럼 추위가 공기에 살짝 모호하게 남아있는 시점에 내고 싶었던 앨범이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일로 미뤄져 여름에 냈으나, 지금 날씨에 들으면 또 좋은 앨범이다.10.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면서 ‘OPEN MONDAY’를 만들었는지?
오디: 전작에서는 힘이 들어간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을 만들 때 비앙 형과 첫 번째로 얘기했던 것이 ‘너와 나의 앨범이니 VMC하면 떠오르는 색을 많이 뺀 앨범을 만들자’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칠(Chill,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는 뜻으로 통용되는 음악 장르)한 느낌이 가미된 앨범을 완성하고자 했다.

10. 계절이 넘어가는 시기에 앨범을 발매하고 싶었던 이유는?
오디: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또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많이 영감을 받는다. 그 시기에 느끼는 나의 무드를 담아낸 앨범이 ‘OPEN MONDAY’이기도 하다. 음악은 그때그때 나의 시선이나 배경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고 생각한다. 계절이 변화할 때 들으면 그러한 느낌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여름에 ‘OPEN MONDAY’를 들었던 사람이라면 지금 ‘OPEN MONDAY’를 들었을 때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0. ‘OG는 라이브’ 영상에서는 ‘OPEN MONDAY’의 10번 트랙 ‘혼술’을 라이브를 보여줄 곡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오디: ‘혼술’은 내가 혼술을 할 때의 감정을 풀어낸 곡이다. 친구들 중에는 래퍼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음악 활동에 대한 고민을 얘기해도 정확하게 이해를 못 할 때가 있다. 그때 느낀 내 감정들을 이 트랙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혼술’을 좋아한다. 혼자 술 마실 때 듣기 좋은 곡이기도 하다.

10.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
오디: 한 비트 안에서 여러 가지 해보고 맞춰보는 시간이 있어서 프로듀서는 비트를 빨리 주는 것과 달리 가사를 느리게 주는 타입이다. 가사에는 생각들을 많이 담아낸다. 경험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갖고있는 생각들을 영감의 한 원천으로 삼고 있다.

10. ‘쇼미7’에 출연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다면?
오디: 그룹 대항전 1라운드 때 뛰면서 외발을 차는 제스처를 취한 적이 있다. 스스로 굉장히 멋있게 찼다고 생각했으나 방송에서는 깐족거리는 느낌으로 나온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웃음)10. 김효은의 성대모사를 하면서 머리에 염색한 마대자루를 얹고 나온 것은 어떻게 나온 아이디어인가?
오디: 효은이의 성대모사를 하면서 가발이나 아이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드레드 가발은 해외 배송을 해야 하거나 가격이 너무 세서 작업실에서 친구들과 고민을 했다. 그 중에 마대자루로 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염색까지 가게 됐다.(웃음)

10. 스윙스와 함께 한 ‘에어플레인 모드’도 깊은 인상을 남긴 경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오디: 원래는 스윙스 형과 같이 짰던 무대 동선이 있었다. 하지만 동선을 맞추는 것만 생각하지 않고 현장의 분위기에 빠져서 놀 정도로 굉장히 재밌었다. 관객들도 기대 이상으로 신나게 놀아줘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웃음)

10. ‘쇼미7’가 끝난 후에도 같은 팀이었던 래퍼들과의 협업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오디: 윤비와의 음악 작업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윤비가 워낙 잘해서 음악을 같이 해본다면 스스로 기분이 굉장히 좋을 것 같다.10. ‘쇼미7’에 참여한 이후 든 생각은?
오디: 무대 위에서 ‘에어플레인 모드’ 같은 곡을 한 번 더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후련했다. ‘에어플레인 모드’는 완성될 때까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세 번째로 바뀐 비트로 만들어진 곡이었다. 그래서 스윙스 형은 가사를 필리핀 세부에서 외웠다.

또 ‘쇼미7’를 통해 자극도 많이 받았다. 공연을 하러 가도 다른 래퍼들의 공연은 잠깐씩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쇼미7’을 통해서는 다른 래퍼들이 준비한 결과물을 보며 리스펙도 생기고 래퍼들이 가진 다양한 색깔을 좀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내 음악의 색 또한 더 진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오디가 자신의 틀을 깨고자 한 앨범 ‘OPEN MONDAY’ 커버. 사진제공=VMC

10. 앞으로의 음악은 어떻게 보여줄 생각인가?
오디: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까지 보여준 음악과는 다른 것들을 시도하면서 크든 작든 변화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면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10.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오디: 지금까지는 음악을 묶음으로 내는 것을 좋아해서 싱글 발매를 기피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싱글도 많이 내면서 활동할 생각이고, 정규 앨범을 조금 빨리 만들고 싶어서 집중해서 작업해 내년 쯤에 선보이고 싶다.

10.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음악 프로젝트가 있다면?
오디: ‘동전한닢 리믹스’를 듣고 힙합을 좋아하게 됐다. 지금 시대 버전의 ‘동전한닢 리믹스’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새로운 ‘동전한닢 리믹스’에서도 첫 번째 파트가 좋을 것 같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