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10. ‘마성의 기쁨’ ‘백일의 낭군님’을 병행하기가 힘들지 않았나?정수교: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 ‘백일의 낭군님’은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다. ‘마성의 기쁨’은 분량이 많아서 스케줄이 겹칠까 걱정했는데, 한두 번 겹칠 때마다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10. ‘마성의 기쁨’은 시청률은 낮았지만 화제성이 높았다. ‘백일의 낭군님’은 최고 시청률 14.4%를 기록했다. 반응이 달라진 게 있다면?
정수교: 주변 사람들은 내가 어떤 작품에 출연해도 응원해준다. 그런데 그밖의 반응들은 확실히 달라졌다. ‘아, 이런 기분인 걸까?’ 했다. 식당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봐주셨다. 얼굴을 봐도 인사한 적 없는 분들이 나를 알아봐주는 건 흔치 않는 경험이었다. 한 번은 고향 친구가 놀러 와서 경복궁을 구경을 시켜줬는데, 그 와중에 사람들이 알아봐줬다. 좋은데 부끄러워서 땅만 봤다.10. 그렇게 주목받은 역할이 모두 악역이었다. 악역으로서의 고충이나 아쉬움은 없었나?
정수교: 그런 건 못 느꼈다. ‘패고싶다’ ‘걸리기만 해봐라’ 같은 댓글이 많았는데 되게 기분이 좋았다. 내가 보여줘야 했던 악역의 포지션을 시청자들이 잘 봐주셔서 감사했다.
정수교: 진혁이 형이 선배다. 초반에는 어색했다. 먼저 다가가서 ‘선배님’이라고 했는데 나한테 똑같이 ‘선배님’이라고 하셨다. 내가 노안에 가깝다. 극 중 김범수(정수교)의 나이가 있으니 본래 있던 새치도 그대로 두고 활용했다. 머리도 희끗희끗한 사람이 와서 자기한테 선배라고 하니까 당황하는 것 같았다. 나이를 말씀드리니 놀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점점 편해졌다. 연기 조언보다는 많이 받아주고, 격려해주시는 분이다.
10. 악행의 주된 대상이었던 주기쁨 역의 송하윤과는 어땠나?정수교: 최진혁 선배와 비슷했다. 송하윤 선배도 똑같이 나에게 ‘선배님’이라고 하더라. 극 중 김범수는 직접적으로 주기쁨(송하윤), 공마성(최진혁)의 감정 선을 건드리는 역할이다. 원래 친해지면 농담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방해가 안 되려고 노력했다.
10. ‘마성의 기쁨’ 마지막 회가 끝나고 방영된 보너스 영상에서는 ‘엔딩 요정’이 됐다. 죄수복을 입고 춤을 췄다.
정수교: 대본에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 감독님이 시청자들에게 선물처럼 드리는 별도 영상이었다. 결혼식 장면에서 성당에 갔을 때였다. 현장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어서 누가 먼저 들어오고 어떤 식으로 꾸려갈지는 감독님 머릿속에만 있었다. 우리는 몰랐다. 앞 순서에 전수경 선배와 공 트리오가 춤을 췄다. 감독님이 ‘세 번째는 누가하지? 범수(정수교)가 할까요?’라고 했다. 계속 시선을 피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서 뒤로 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아, 예, 제가 할게요’하고 질렀다. 10. 춤은 원래 잘 추나?
정수교: 아니다. 굉장히 민망했다.(웃음) 앞에서 선배님들이 모두 뮤지컬처럼 꾸며 주셔서 비슷한 느낌으로 따라 가려고 했다. 춤은 못 추는데 흥은 많다. 누구를 따라하는 춤은 못 추지, 그냥 혼자 신나서 추는 춤은 자신있다.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처럼 말이다. 빼거나 못한다고 하는 편은 아니다.
정수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이었다. 내 눈 앞에 있는 한옥과 소품을 보면서 신기했다. 사극에 잘 맞았다. 무게를 잡는 사극이었다면 어려웠겠지만 퓨전 사극이니까.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호흡은 정말 최고였다. 더운 것 빼고는 모든 게 훌륭했다.
10. 도경수와는 어땠나?
정수교: 도경수 씨는…정말로 리스펙트한다. 극 중 역할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다. 극 안에서는 처음에는 진짜 바보 팔푼이인 줄 알았는데 점점 심쿵하게 됐다. 실제 호흡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다.(웃음) 나랑 6살 차이가 나는데도 어리게 느껴진 적이 없다. 생각도 나보다 깊은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마냥 무게를 잡는 스타일도 아니다. 순간적인 집중력과 배려심은 정말로 배우고 싶었다.
10. 출연하는 작품마다 남자 배우들 복이 많다. 영화·드라마 데뷔작에서는 모두 김우빈과 함께했다.
정수교: 실제로 나도 내가 지표처럼 배울 수 있는 형들을 만나고 싶어하는데, 복이라고 생각한다. 데뷔작인 영화 ‘친구2’ 때 친구 역할로 만났는데 그때부터 나를 많이 챙겨줬다. 먼저 진심으로 다가와줬다. 처음 드라마로 하게 된 ‘함부로 애틋하게’도 우빈이가 나에게 추천해줬다. 다행히 작가님이 예쁘게 봐주셔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소속사도 소개해줬다.
10. 연기 롤모델은?
정수교: 어릴 때부터 영화 ‘친구’를 정말 좋아했다. 유오성 선배님의 준석이 캐릭터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성동일 선배님은 사석에서 뵌 적은 없지만 작품을 보면서 항상 존경심을 느낀다. tvN ‘응답하라 1988’ 등에서 선배님의 아버지 연기를 보며 우리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었다.
10. 멜로에 대한 욕망은 없나?
정수교: 있다. 농담 반 진담 반인데, 언젠가는 내가 보여주는 멜로에 사람들이 설득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게 조금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보다 연기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정수교: 중3때부터 친구였는데 연애는 스물 두 살부터 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아내가 항상 지원해 줬다. 내가 배우이기는 하지만 직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오디션 본다고 100원이라도 돈을 더 쓰는 역할을 했다. 알바도 했지만 별도의 지출은 언제나 발생한다. 나는 아내와 잘 놀아주는 편이다. 집안일도 열심히 했다. 내가 좀 애같다. 댓글을 보고 자랑하면 처음에는 아내가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이제 좀 그만해’라고 하더라.(웃음) 서로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이다.
10. 앞으로 해보고 싶은 다른 역할은?
정수교: 악역을 해봤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 손에 피도 묻히고 말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순수한 시골 청년, 청년 대장 연기를 해보고싶었다.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10.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정수교: 관객,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 그리고 담백한 연기를 하는,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최근 종영한 MBN 드라마 ‘마성의 기쁨’과 tvN ‘백일의 낭군님’에서 악역 연기를 펼친 배우 정수교./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정수교는 최근 안방극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악역의 얼굴이었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마성의 기쁨’(MBN, 드라맥스)과 ‘백일의 낭군님’(tvN)을 함께 촬영했다. 각각 악질적인 연예기획사 대표인 범죄자 김범수와 사채업자 마칠이 역을 연기했다. “악랄하다고 생각해주셔 감사하죠. 제 연기가 통했다는 거잖아요”라며 소탈하게 웃는 그는 실제로는 유쾌한 성격이다. 악역, 순수 청년, 멜로 가리지 않고 다 해보고 싶다는 정수교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10. ‘마성의 기쁨’ ‘백일의 낭군님’을 병행하기가 힘들지 않았나?정수교: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 ‘백일의 낭군님’은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다. ‘마성의 기쁨’은 분량이 많아서 스케줄이 겹칠까 걱정했는데, 한두 번 겹칠 때마다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10. ‘마성의 기쁨’은 시청률은 낮았지만 화제성이 높았다. ‘백일의 낭군님’은 최고 시청률 14.4%를 기록했다. 반응이 달라진 게 있다면?
정수교: 주변 사람들은 내가 어떤 작품에 출연해도 응원해준다. 그런데 그밖의 반응들은 확실히 달라졌다. ‘아, 이런 기분인 걸까?’ 했다. 식당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봐주셨다. 얼굴을 봐도 인사한 적 없는 분들이 나를 알아봐주는 건 흔치 않는 경험이었다. 한 번은 고향 친구가 놀러 와서 경복궁을 구경을 시켜줬는데, 그 와중에 사람들이 알아봐줬다. 좋은데 부끄러워서 땅만 봤다.10. 그렇게 주목받은 역할이 모두 악역이었다. 악역으로서의 고충이나 아쉬움은 없었나?
정수교: 그런 건 못 느꼈다. ‘패고싶다’ ‘걸리기만 해봐라’ 같은 댓글이 많았는데 되게 기분이 좋았다. 내가 보여줘야 했던 악역의 포지션을 시청자들이 잘 봐주셔서 감사했다.
최근 종영한 MBN·드라맥스 ‘마성의 기쁨’과 tvN ‘백일의 낭군님’에서 악역 연기를 펼친 배우 정수교./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최진혁과의 호흡은?정수교: 진혁이 형이 선배다. 초반에는 어색했다. 먼저 다가가서 ‘선배님’이라고 했는데 나한테 똑같이 ‘선배님’이라고 하셨다. 내가 노안에 가깝다. 극 중 김범수(정수교)의 나이가 있으니 본래 있던 새치도 그대로 두고 활용했다. 머리도 희끗희끗한 사람이 와서 자기한테 선배라고 하니까 당황하는 것 같았다. 나이를 말씀드리니 놀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점점 편해졌다. 연기 조언보다는 많이 받아주고, 격려해주시는 분이다.
10. 악행의 주된 대상이었던 주기쁨 역의 송하윤과는 어땠나?정수교: 최진혁 선배와 비슷했다. 송하윤 선배도 똑같이 나에게 ‘선배님’이라고 하더라. 극 중 김범수는 직접적으로 주기쁨(송하윤), 공마성(최진혁)의 감정 선을 건드리는 역할이다. 원래 친해지면 농담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방해가 안 되려고 노력했다.
10. ‘마성의 기쁨’ 마지막 회가 끝나고 방영된 보너스 영상에서는 ‘엔딩 요정’이 됐다. 죄수복을 입고 춤을 췄다.
정수교: 대본에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 감독님이 시청자들에게 선물처럼 드리는 별도 영상이었다. 결혼식 장면에서 성당에 갔을 때였다. 현장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어서 누가 먼저 들어오고 어떤 식으로 꾸려갈지는 감독님 머릿속에만 있었다. 우리는 몰랐다. 앞 순서에 전수경 선배와 공 트리오가 춤을 췄다. 감독님이 ‘세 번째는 누가하지? 범수(정수교)가 할까요?’라고 했다. 계속 시선을 피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서 뒤로 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아, 예, 제가 할게요’하고 질렀다. 10. 춤은 원래 잘 추나?
정수교: 아니다. 굉장히 민망했다.(웃음) 앞에서 선배님들이 모두 뮤지컬처럼 꾸며 주셔서 비슷한 느낌으로 따라 가려고 했다. 춤은 못 추는데 흥은 많다. 누구를 따라하는 춤은 못 추지, 그냥 혼자 신나서 추는 춤은 자신있다.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처럼 말이다. 빼거나 못한다고 하는 편은 아니다.
정수교는 “‘백일의 낭군님’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호흡은 최고였다”고 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백일의 낭군님’으로 첫 사극에도 도전했다.정수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이었다. 내 눈 앞에 있는 한옥과 소품을 보면서 신기했다. 사극에 잘 맞았다. 무게를 잡는 사극이었다면 어려웠겠지만 퓨전 사극이니까.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호흡은 정말 최고였다. 더운 것 빼고는 모든 게 훌륭했다.
10. 도경수와는 어땠나?
정수교: 도경수 씨는…정말로 리스펙트한다. 극 중 역할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다. 극 안에서는 처음에는 진짜 바보 팔푼이인 줄 알았는데 점점 심쿵하게 됐다. 실제 호흡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다.(웃음) 나랑 6살 차이가 나는데도 어리게 느껴진 적이 없다. 생각도 나보다 깊은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마냥 무게를 잡는 스타일도 아니다. 순간적인 집중력과 배려심은 정말로 배우고 싶었다.
10. 출연하는 작품마다 남자 배우들 복이 많다. 영화·드라마 데뷔작에서는 모두 김우빈과 함께했다.
정수교: 실제로 나도 내가 지표처럼 배울 수 있는 형들을 만나고 싶어하는데, 복이라고 생각한다. 데뷔작인 영화 ‘친구2’ 때 친구 역할로 만났는데 그때부터 나를 많이 챙겨줬다. 먼저 진심으로 다가와줬다. 처음 드라마로 하게 된 ‘함부로 애틋하게’도 우빈이가 나에게 추천해줬다. 다행히 작가님이 예쁘게 봐주셔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소속사도 소개해줬다.
10. 연기 롤모델은?
정수교: 어릴 때부터 영화 ‘친구’를 정말 좋아했다. 유오성 선배님의 준석이 캐릭터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성동일 선배님은 사석에서 뵌 적은 없지만 작품을 보면서 항상 존경심을 느낀다. tvN ‘응답하라 1988’ 등에서 선배님의 아버지 연기를 보며 우리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었다.
10. 멜로에 대한 욕망은 없나?
정수교: 있다. 농담 반 진담 반인데, 언젠가는 내가 보여주는 멜로에 사람들이 설득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게 조금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보다 연기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정수교는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멜로 연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결혼을 일찍했다고 들었다. 이번에 응원을 많이 받았나?정수교: 중3때부터 친구였는데 연애는 스물 두 살부터 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아내가 항상 지원해 줬다. 내가 배우이기는 하지만 직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오디션 본다고 100원이라도 돈을 더 쓰는 역할을 했다. 알바도 했지만 별도의 지출은 언제나 발생한다. 나는 아내와 잘 놀아주는 편이다. 집안일도 열심히 했다. 내가 좀 애같다. 댓글을 보고 자랑하면 처음에는 아내가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이제 좀 그만해’라고 하더라.(웃음) 서로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이다.
10. 앞으로 해보고 싶은 다른 역할은?
정수교: 악역을 해봤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 손에 피도 묻히고 말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순수한 시골 청년, 청년 대장 연기를 해보고싶었다.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10.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정수교: 관객,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 그리고 담백한 연기를 하는,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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