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출국’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에서 이념이 충돌하는 가운데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 1986년 월북했던 남한 출신 북한 공작원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노규엽 감독과 배우 이범수, 연우진, 이현정이 참석했다.노 감독은 “월북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가족들과 독일로 가는 길에 공항에서 탈출하는 사건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년 전 1970~80년대 아날로그 정서와, 독일로 망명 후 월북했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학자 오길남의 비극적 이야기에 빠져있었다”며 “차갑게 돌아가는 세상과 뜨겁게 움직이는 한 남자의 세계가 부딪히면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는 이념의 시대였다”면서 “정작 중요했던 개인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서 영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비극적인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던 끝에 “체제 속에서 함몰된 개인의 삶에 집중해보자”고 결심했다.
노 감독은 지난해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인 기사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기사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날은 마음이 아팠고 어떤 날은 기운이 없었다. 어떤 날은 손 하나 까딱하기 싫었다. 그럴 때마다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을 생각했다.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밝혔다.
촬영은 1980년대 중반 동유럽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와 폴란드를 넘나들었다. 이범수는 “폴란드 책임자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우리가 촬영한) 이 지역에서 찍고 갔다고 했다”면서 “한국 촬영팀이 놀랍다고 했다. 장비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하더라. 현지 스태프들이 안 된다고 하는 촬영도 해냈다”고 자랑했다. 또한 “영화를 개봉하면 현지 스태프들을 초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영민의 첫째 딸 혜원 역은 아역배우 이현정이 맡았다. 이현정에게 이범수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묻자 “든든했다”고 답했다. 이어 “촬영 첫날 많이 긴장했는데 농담으로 풀어주셨다. 활주로에서 무릎으로 바닥에 앉아야 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무릎보호대도 챙겨주셨다”고 자랑했다.
노 감독은 민감한 문제를 다룬 데다 자신의 첫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라 더욱 긴장돼 보였다. 그는 “영화 외적인 부분보다 영화의 스토리 자체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가면 갈수록 부끄러워지는 영화가 있지만 ‘출국’은 두고 볼수록 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국’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출국’ 포스터/사진제공=디씨드
화이트리스트 논란을 딛고 영화 ‘출국’이 개봉을 앞뒀다. 냉전시대에서 외면 당했던 개인의 아픔을 이범수의 뜨거운 부성애로 그려냈다.‘출국’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에서 이념이 충돌하는 가운데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 1986년 월북했던 남한 출신 북한 공작원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노규엽 감독과 배우 이범수, 연우진, 이현정이 참석했다.노 감독은 “월북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가족들과 독일로 가는 길에 공항에서 탈출하는 사건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년 전 1970~80년대 아날로그 정서와, 독일로 망명 후 월북했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학자 오길남의 비극적 이야기에 빠져있었다”며 “차갑게 돌아가는 세상과 뜨겁게 움직이는 한 남자의 세계가 부딪히면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는 이념의 시대였다”면서 “정작 중요했던 개인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서 영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비극적인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던 끝에 “체제 속에서 함몰된 개인의 삶에 집중해보자”고 결심했다.
노 감독은 지난해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인 기사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기사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날은 마음이 아팠고 어떤 날은 기운이 없었다. 어떤 날은 손 하나 까딱하기 싫었다. 그럴 때마다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을 생각했다.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밝혔다.
이범수는 ‘출국’에서 월북 후 뜻하지 않게 스파이가 된 경제학자 영민을 연기했다. /사진제공=디씨드
이범수는 독일 유학 중 유신 정권에 반대하는 단체 활동으로 입국을 금지당한 후 서독으로 망명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영민 역을 맡았다. 이범수는 “시나리오를 읽고 가슴이 절절하고 먹먹했다. 당시 자극적인 오락영화 대본도 읽었지만 이 작품에서 눈을 ? 수 없었다.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나리오가 크게 와닿았던 것 또한 제가 한 가정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기 때문이다. 실제 나의 경험이 없었다면 더 깊이있고 진하게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촬영은 1980년대 중반 동유럽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와 폴란드를 넘나들었다. 이범수는 “폴란드 책임자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우리가 촬영한) 이 지역에서 찍고 갔다고 했다”면서 “한국 촬영팀이 놀랍다고 했다. 장비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하더라. 현지 스태프들이 안 된다고 하는 촬영도 해냈다”고 자랑했다. 또한 “영화를 개봉하면 현지 스태프들을 초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연우진(가운데)은 안기부 요원 무혁을 연기했다. 극 중 영민의 첫째 딸을 연기한 이현정(맨 오른쪽)과 북한 요원들로부터 도망치는 장면. /사진제공=디씨드
연우진은 영민의 가족을 지키려는 남한 국가안전기획부 요원 무혁 역을 맡았다. 그는 “액션을 앞세웠던 건 아니지만 캐릭터의 동적인 움직임이 이 영화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미숙함은 보이지 않으면서 상대배우와 동작이 잘 맞아 떨어졌을 때 좋은 액션이 나온다고 생각했다”며 “액션을 통해 상대배우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연기의 기본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다리 위에서 영민 형을 만나는 장면을 처음 찍었다”며 “수동 운전이 익숙하지 않아서 승합차를 모는 게 어색했다. 주변에 교통체증을 일으킨 것 같아 죄송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영민의 첫째 딸 혜원 역은 아역배우 이현정이 맡았다. 이현정에게 이범수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묻자 “든든했다”고 답했다. 이어 “촬영 첫날 많이 긴장했는데 농담으로 풀어주셨다. 활주로에서 무릎으로 바닥에 앉아야 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무릎보호대도 챙겨주셨다”고 자랑했다.
영화 ‘출국’의 한 장면. 영민의 아내 역인 박주미(왼쪽부터)와 둘째 딸 역의 김보민./사진제공=디씨드
‘출국’은 오길남 박사의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영화다. 극 중 영민의 월북을 제의하는 강문환 교수가 작곡가 윤이상을 떠오르게 한다는 이야기에 노 감독은 “오 박사와 윤이상 선생님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월북에 대해 얘기했다는 것에 대한 진실 공방이 있던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인물을 다룰 수 없었다”면서 동일 인물이 아니라고 했다.노 감독은 민감한 문제를 다룬 데다 자신의 첫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라 더욱 긴장돼 보였다. 그는 “영화 외적인 부분보다 영화의 스토리 자체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가면 갈수록 부끄러워지는 영화가 있지만 ‘출국’은 두고 볼수록 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국’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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