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이태리(왼쪽부터),박민지,유영선 감독, 서영희, 손나은이 1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여곡성’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국산 공포영화의 고전인 ‘여곡성’이 32년 만에 돌아왔다. 공포 스릴러 영화를 통해 존재감을 보인 배우 서영희와 스크린에 처음 도전한 에이핑크 손나은이 주연을 맡았다. 원작을 최대한 살리면서 컴퓨터 그래픽(CG), 카메라 기법 등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리메이크작 ‘여곡성’이 10대, 20대 등 젊은 세대에게도 통할까.

1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여곡성’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와 유영선 감독이 참석했다.‘여곡성’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옥분(손나은)이 원인 모를 죽음이 이어지는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되고,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을 만나면서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다.

유 감독은 “1986년 개봉한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부담돼서 거절했다”며 “하지만 연출하면 영광스럽겠다는 생각도 했다. 고민 끝에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작의 구성이나 스토리는 그대로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캐릭터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며 “원작을 모르는 10대, 20대도 흥미있게 볼 수 있도록 다이나믹한 앵글 등 촬영 기법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캐릭터들 간의 관계에도 힘을 기울였고 여성들의 주체적 성격을 살렸다. 유 감독은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의 관계가 재미있었다. 옥분 캐릭터는 원작에 비해 많이 변형됐다”며 “원작에서 주인공들은 수동적이다. 욕망이 없다. 우리 영화에는 욕망이 가득한 여성 캐릭터들이 많다. 젊은 세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려는 마음으로 각색했다”고 말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가문의 시어머니 신씨 부인을 연기한 배우 서영희./ 조준원 기자 wizard333@

극 중 가문의 시어머니 신씨 부인 역을 맡은 서영희는 “캐릭터의 강인함을 잘 표현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중반부에 성격이 바뀌는 부분을 어떻게 연기할 지 고민했다. 제가 신경 쓴 부분을 잘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서영희는 “많은 분들이 지렁이 국수를 먹는 장면을 궁금해 했다는데 저 또한 가장 궁금했다. 영화를 보니 꼬물꼬물 잘 나온 것 같다”며 “저는 피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도 멀쩡한 얼굴보다 피묻은 얼굴이 낫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여곡성’에서 옥분을 연기한 에이핑크 손나은./ 조준원 기자 wizard333@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은 ‘여곡성’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는 몇 편 했는데 영화는 처음이다. 평소 관심이 많았는데 운 좋게 기회가 닿았다. 원작이 인기가 많아서 부담이 컸지만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감독님,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열심히 촬영했다”고 밝혔다.손나은은 극 중 옥분을 연기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초반과 후반이 많이 다른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심경의 변화에 따른 표정, 말투, 행동을 표현하는 데 많이 고민했다”며 “연기 이외에도 한복의 색상을 통해서 옥분의 욕망을 표현하려고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호흡을 맞춘 배우 서영희와 손나은./ 조준원 기자 wizard333@

서영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대학 선배님이기도 하다.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었다”며 “현장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계속 모니터 했다. 워낙 베테랑이셔서 배울 점이 많았다. 선배님께 의지하면서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이어 “액션 신도 처음이었다. 힘들긴 했지만 경험 많은 선배님께 의지 하면서 잘 찍었다”며 “선배님의 표정 하나하나가 와 닿았다. 옥분 캐릭터가 점점 변화하면서 ‘신씨화(化)’가 되는데 선배님 연기를 보면서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한양 최고의 박수무당 해천비를 연기한 배우 이태리./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태리는 한양 최고의 박수무당 해천비를 맡았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그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며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화가 새로워지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이태리는 “감독님이 세련되고 멋있는 박수 무당을 원하셨다.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고 싶어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며 “긴 머리카락으로 촬영을 하면서 여성들의 불편함을 느꼈다. 머리카락이 휘날려서 입에 들어가고, 밥 먹을 때 잡고 먹어야 해서 불편했다. 어쨌든 청일점이라 너무 행복했다”며 웃었다.

영화 ‘여곡성’에서 월아를 연기한 배우 박민지./ 조준원 기자 wizard333@

월아 역을 맡은 박민지는 “지금까지 귀여운 이미지를 많이 보여 드렸는데 공포영화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다”며 “배우들 모두가 개봉을 기다렸다.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국내에서 공포영화를 준비하고 캐스팅하고 촬영까지 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올해를 기점으로 더 좋은, 재미있는 공포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여곡성’이 일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여곡성’은 오는 8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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