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한때 잘나가다 퇴물로 낙인 찍힌 시나리오 작가 심선(정상훈),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대학 입학을 위해 4수를 하고 있는 두석(김성철)이 병남과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병남은 죽기 전에 맛있는 걸로 배를 채우자며 자장면을 대접한다. 또 때깔 좋은 귀신이 보기도 좋을 거라며 비싼 옷을 사 입힌다. 모든 걸 잃은 듯 빈털터리처럼 보이는 그의 주머니는 두둑하다. 어찌 된 일일까.세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사연을 공유했다. 그새 정이 들었는지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처럼 의형제를 맺자며 마음을 모은다. 죽겠다고 나선 이들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시간이 흘러 마음을 가다듬고 독약을 들이키려는 순간, 비밀 클럽의 멤버 중 한 명이 뒤늦게 등장한다. 아이디가 ‘배반의 장미’인 미지(손담비)라는 여자다.
연극 ‘사랑은 죽음보다 어렵다’를 원작으로 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이들 앞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심오한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한 블랙 코미디다. 영화 초반 무겁고 어두웠던 분위기는 손담비가 등장한 이후 완전히 달라진다. 분위기는 반전됐지만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의 간격은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과한 연기와 상황 설정은 독이 됐다.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정상훈이 ‘웃음’을 위해 설정한 심선의 목소리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여러 영화에서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인권은 병남이라는 인물에 너무 빠져들었다. 재미보다는 드라마를 택했다. 병남 역할은 굳이 재미있는 김인권이 아니어도 될 뻔했다.
영화에서 처음 주연을 맡은 손담비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준다. 특유의 섹시한 매력으로 시선을 붙든다. 욕도 맛깔나게 한다. 하지만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임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해 다소 밋밋하다.
‘웃음’을 주겠다며 나선 ‘코미디 어벤져스’에게도 ‘죽음’이라는 소재는 너무 무거웠던 것일까.
오는 10월 18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영화 ‘배반의 장미’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태원엔터테인먼트
사랑하는 아내와 하나뿐인 딸, 그리고 회사를 위해 몸과 마음이 상할 때까지 하얗게 불태웠건만 결국 모든 걸 잃고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마지막 선택은 ‘죽음’ 뿐. 병남(김인권)은 비밀 클럽을 만들어 마지막을 함께 할 사람들을 모았다.한때 잘나가다 퇴물로 낙인 찍힌 시나리오 작가 심선(정상훈),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대학 입학을 위해 4수를 하고 있는 두석(김성철)이 병남과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병남은 죽기 전에 맛있는 걸로 배를 채우자며 자장면을 대접한다. 또 때깔 좋은 귀신이 보기도 좋을 거라며 비싼 옷을 사 입힌다. 모든 걸 잃은 듯 빈털터리처럼 보이는 그의 주머니는 두둑하다. 어찌 된 일일까.세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사연을 공유했다. 그새 정이 들었는지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처럼 의형제를 맺자며 마음을 모은다. 죽겠다고 나선 이들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시간이 흘러 마음을 가다듬고 독약을 들이키려는 순간, 비밀 클럽의 멤버 중 한 명이 뒤늦게 등장한다. 아이디가 ‘배반의 장미’인 미지(손담비)라는 여자다.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태원엔터테인먼트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특별한 하루를 담은 작품이다. 세 남자가 죽기 직전 미모의 여성 미지가 나타나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연극 ‘사랑은 죽음보다 어렵다’를 원작으로 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이들 앞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심오한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한 블랙 코미디다. 영화 초반 무겁고 어두웠던 분위기는 손담비가 등장한 이후 완전히 달라진다. 분위기는 반전됐지만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의 간격은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과한 연기와 상황 설정은 독이 됐다.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정상훈이 ‘웃음’을 위해 설정한 심선의 목소리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여러 영화에서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인권은 병남이라는 인물에 너무 빠져들었다. 재미보다는 드라마를 택했다. 병남 역할은 굳이 재미있는 김인권이 아니어도 될 뻔했다.
영화에서 처음 주연을 맡은 손담비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준다. 특유의 섹시한 매력으로 시선을 붙든다. 욕도 맛깔나게 한다. 하지만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임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해 다소 밋밋하다.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태원엔터테인먼트
박 감독은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특별한 웃음 포인트는 없다. 배우들의 케미에 맡겼다”고 했다. 어릴 적 운동회에서 박을 터트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공을 던졌던 것처럼, 배우들은 쉴 새 없이 애드리브를 날린다. 노력한 만큼의 웃음은 있다. 하지만 억지스럽다. 카메오로 출연한 박철민, 신현준이 없었다면 웃음 타율은 더 낮아졌을 것이다.‘웃음’을 주겠다며 나선 ‘코미디 어벤져스’에게도 ‘죽음’이라는 소재는 너무 무거웠던 것일까.
오는 10월 18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