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JTBC ‘미스 함무라비 ‘ 방송화면 캡처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2회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했다.

23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2일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는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으로 5.2%를 기록했다. 첫 회가 나타낸 4.2%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이날 방송은 초임판사 박차오름(고아라)의 분투와 성장이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은 첫 재판을 앞둔 박차오름에게 법복을 입혀주며 “이 옷은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부에 위임한 임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숙한 의식과 달리 재판정은 북새통이었다. 아파트 비리, 아이돌 노예계약 전속무효 소송, 외국인 노동자 임금 체불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이 민사 44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오름은 눈물까지 흘리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지만, 이 공감 능력이 결국 사고를 쳤다.

존경하는 연수원 시절 교수가 피고 측 변호인으로 나서자 눈인사를 나눠 세상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채무자 할머니의 사연이 안타까워 도움을 주려고 전화를 걸었다가 탈이 나기도 했다. 전문 사채업자에게 당한 것처럼 보였던 할머니가 그의 전화를 받자 채권자에게 전화해 “젊은 여자 판사와 먼 친척”이라며 “소송 취하하지 않으면 한 푼도 못 준다”고 협박한 것이다.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판사로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임바른(김명수)의 말대로 “좋은 의도로 실수할 권리 따위 없는 곳”이 법원이다. 뼈아픈 실수로 한 발 성장한 차오름은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코피를 쏟으며 매일 철야를 했고, 1인 시위를 하던 할머니 사건의 문제점을 찾아내 항소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썼다.재판에서도 공감능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간단한 사건일지라도 차오름에게는 아니었다. 원고가 가장 듣고 싶었던 “괜찮냐”는 한 마디를 해주는 차오름의 공감 덕분에 퍽퍽하고 고된 자신의 삶에 매몰돼 타인의 입장을 돌아볼 수 없었던 각자의 사정이 드러났다. 원수처럼 싸우던 ‘식당 불판 사건’의 세 사람이 온전히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했다.

이처럼 ‘미스 함무라비’는 2회부터 본격 사람냄새 나는 재판을 보여줬다. 현실적인 사연들이 넘쳐나는 민사 44부의 재판에는 법이 아닌 사람이 먼저 보였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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