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포스터/사진제공=영화제작전원사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감독 홍상수)에 등장하는 인물과 대사들은 실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관계를 떠올리게 했다.

극 중 만희(김민희)는 칸 영화제 출장 중에 회사 대표 양혜(장미희)에게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해고의 이유를 묻자 양혜는 “순수하다고 다 정직한 건 아니다”라는 모호한 답을 내놓는다. 양혜가 생각하기에 만희는 부정직하다는 것이 해고의 이유였다.갑작스러운 해고 이후 칸에 남아 이리저리 떠돌던 만희는 클레어(이자벨 위페르)를 우연히 만난다. 친구를 따라 칸 영화제에 놀러 온 음악 선생님, 클레어는 만나는 사람들을 자신의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담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클레어와 친해진 만희는 그녀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이 왜 해고당했는지 깨닫게 된다. 자신이 영화감독 완수(정진영)와 술김에 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양혜가 알아챘기 때문이다.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스틸컷/사진제공=영화제작전원사
‘클레어의 카메라’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함께했던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와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낸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주인공 만희를 향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내뱉는 “예쁘다”라는 대사는 홍상수 감독이 자신의 뮤즈인 김민희에게 보내는 찬사처럼 들린다.

김민희, 이자벨 위페르, 정진영, 장미희 등 명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은 흥미롭다. 하지만 ‘클레어의 카메라’에서 그 이상의 신선함이나 재미를 찾아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시종일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를 떠올릴 만한 요소가 등장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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