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영화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 역을 맡은 배우 박해진./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박해진은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유정 역을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두 번째 연기했다. 배우로서는 드문 일이다. 똑같이 연기해도, 다르게 연기해도 관객의 호평을 얻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해진은 주저 없이 선택했다. 어려운 일이긴 했지만 그는 고민을 거듭하며 드라마와는 또 다른 유정을 완성시켰다. 그는 “최근 맡았던 캐릭터 중에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박해진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서는 스릴러 장르가 많이 부각돼서 선과 악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표정도 애매모호한 것 보다는 확실히 명암의 차이를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영화에서 유정은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은 전혀 파악할 수 없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박해진은 “사람마다 해석은 다르겠지만 나는 유정이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사실 모든 사람이 이중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하는 사람마다 말투와 행동이 달라지잖아요. 저 또한 그렇고요. 유정은 이중적이라기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순수한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여자 친구인 홍설을 대할 때는 좋으니까 좋다고 표현하는 거고, 또 여자 친구를 해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분노하는 거고요. 과거 홍설에게 차갑게 대했을 때는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들킬까 두려워 그런 거죠.”박해진은 극 중 유정과 꽤 닮아 있었다. 주변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일을 할 때만큼은 냉정한 모습 등 말이다. 박해진은 “직업 특성상 표정 관리라든지 주변을 배려하는 건 당연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제 표정 하나로 현장 분위기가 좌지우지 돼요. 스태프들이 제 표정을 읽고 수군거리죠. 현장에서 제가 불편하면 모든 사람이 불편하기 때문에 밝게 일을 하자는 주의예요. 많이 웃고 떠들려고 하는 편이죠. 저를 위해서라도 가면을 쓰는 편이예요.”
영화 ‘치즈인더트랩’에 출연한 박해진은 “유정
역은 최근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박해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를 시작으로 ‘닥터 이방인’(2014), ‘나쁜녀석들’(2014) 영화 ‘설해’(2015), 드라마 ‘치즈인더트랩’(2016) ‘맨투맨’(2017)까지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 ‘사자’ 촬영이 한창이다. 그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연기할 때마다 항상 제 모든 걸 쏟아 놓는 편이예요. 그런데도 항상 아쉽고 갈증이 생기더라고요. 모든 걸 쏟아 부었는데도 남는 아쉬움이 또 다른 자극이 되죠. 제 자신에게 냉정한 편이긴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더 그런 것 같아요.”그는 인터뷰 내내 “말랑말랑한 멜로는 이제 그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한류스타로 급부상한 박해진은 국내에서의 연기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거듭 표했다. “그동안 ‘별에서 온 그대’나 ‘치츠인더트랩’처럼 트렌디한 작품에 출연을 많이 해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앞으로는 연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악역 욕심은 없을까. 박해진은 “무자비하게 잔인한 건 좋아하지 않지만 안 그럴 것 같은데 잔인한 그런 복합적인 인물을 좋아한다. ‘잔혹동화’ 같은 것 말이다. 아니면 JTBC 드라마 ‘미스티’ 같은 치정 멜로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데뷔 12년 차에 접어든 박해진은 아직도 연기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을 짓자 “많은 분들이 ‘왜?’라고 묻는다”라며 미소 지었다.“연기 선생님과 대사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같이 만들어나가요. 어떤 전사를 가졌는지, 어떤 환경인지 살펴서 캐릭터를 풍부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거죠. 자칫 캐릭터에 갇히게 되면 연기할 때 힘들거든요. 캐릭터와 저를 유연하게 만드는 작업이죠. 틀에 갇히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박해진은 “앞으로 선굵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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