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에서 강두는 자신을 두고 하늘로 간 할멈을 떠올리며 이 말을 기억했다. 강두에게 할멈은 “남의 조언 따위 세상에 제일 쓸모 없는 거다. 앞으로 네 일을 남한테 묻지도, 남의 눈이 무서워서 괴로워하지도 말라”고 했다. 강두를 연기한 2PM의 이준호가 꼽은 ‘그사이’의 명장면이다. 그 중 “네 멋대로 살라”는 말은 자신에게 가장 힘이 된 대사였다고 한다.현실의 이준호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인기 그룹 2PM의 멤버로, 솔로 가수로, 배우로 국내외를 오가며 쉴 틈 없이 10년을 달려온 그다. 그러나 이준호는 빠듯한 일정에 지치기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앞서는 사람이다.
이준호의 ‘멋’은 치열함이다. 치열한 시간을 거쳐 오늘의 그가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최초의 재재계약을 성사시킨 그룹 2PM의 멤버, 혼자서도 일본에서 5년 연속 콘서트 투어를 개최한 솔로 가수, 5년 만에 처음 주연을 맡은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그는 “20대를 불태워 확실한 성과를 내고 싶다”는 목표를 이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올해 데뷔 10주년. 그 는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일들을 해냈고, 앞으로도 해낼 것이다. 아주, 이준호 멋대로 살면 된다.
10. ‘그사이’ 종영 소감은?
이준호: 아직 (강두의 감정이) 좀 많이 남아 있다. 일본 투어 일정 때문에 다른 배우들보다 촬영이 먼저 끝났다. 내 분량을 모두 촬영해놓고 일본 투어를 하다가 돌아오니 드라마가 끝나 있었다. 다른 배우와 스태프들은 부산에서 쫑파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나는 아직도 촬영하러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여운이 길다.10. 지난해 KBS2 ‘김과장’을 촬영할 때 캐릭터 몰입을 위해 스스로를 집에 가뒀다고 했다. 강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
이준호: 강두는 아픔을 갖고 사는 캐릭터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고통을 스스로에게 주고 싶었다. 이번에도 스스로를 가두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부산에서 촬영하는 동안 원룸을 빌려 살았다. 커튼을 다 쳐놓고 햇빛을 안 봤다. 촬영하고 돌아오면 환기도 안 된 방에서 직접 설치한 스탠딩 샌드백을 두들기며 지냈다. 물론 다른 집에 피해가 가지 않게 방바닥에 뽁뽁이(버블랩)를 깔았다.(웃음)
10. 강두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이준호: 처음에 생각한 강두는 (방송보다) 좀 더 역동적이었다. 아픔이 있지만 뒷골목 생활에서 스며든 거친 남자. 때문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일에는 능동적이었다가 그게 아닐 때는 축 처진, 기복이 심한 버전의 강두를 설정했다. 두 번째 버전도 있다. 기복이 없고 늘 피곤해하는 캐릭터다. 김진원 PD님에게 물어보니 극의 분위기 상 후자가 더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보겠다고 하고 연기를 하는데 내가 너무 대충 하는 느낌이 드는 거다. 나는 뭘 한 것 같지 않은데 OK 사인이 떨어지고.(일동 웃음) PD님에게 가서 내 고민을 말했다.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더니 “걱정 마, 잘하고 있어”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중에 편집본을 봤을 때 PD님의 뜻을 이해했다.
10. 이야기할 때 손동작을 많이 사용한다. 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겠다.(웃음)
이준호: 진짜 죽는 줄 알았다. PD님이 대본 리딩 때부터 강두는 무표정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무표정 안에 여러 표정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면서 버티라는 말도 했다. 촬영하면서 계속 ‘이게 맞나?’ ‘뭐지?’ 이런 생각을 했다. ‘김과장’ 때는 서율이 악역인 데다 역동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하기에는 편했다. 내 마음대로 손짓, 발짓을 쓰는 것이 허용됐다. 반면 강두는 말의 억양도 들쑥날쑥하지 않게 절제해야 했다. 촬영하는 내내 PD님의 버티라는 말을 떠올리며 내 몸을 잠갔다.(웃음)10. 처음 하는 멜로 연기는 어땠나?
이준호: 내가 여태 출연한 작품 중 애정 신이 가장 많았다. 생각보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긴 한데, 연기하면서 적응됐다. 신기했다. 부산에서의 5개월은 강두로 살았다. 로맨틱한 장면도 편안히 촬영할 수 있었다.
10. 상대 역인 문수를 맡은 원진아와의 호흡은?
이준호: 좋았다. 워낙 밝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인 데다 신인 배우라 열정도 있었다. 그 친구도 ‘그사이’가 첫 주연작이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열의가 너무 좋았다. 전체적으로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PD님도, 스태프들도 다 좋은 분들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만.(웃음) 특히 우리 드라마가 PD님과 함께해온 스태프들이 절반, 또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로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이 절반이어서 차분하면서도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10. ‘그사이’를 통해 ‘이준호의 로맨스 연기를 더 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아졌는데.
이준호: 나야 하면 좋다.(웃음) 신기한 게, 평소에 진아와 장난칠 때는 성별을 떠나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친구처럼 재밌었다. 그런데 슛이 들어가면 둘 다 강두와 문수로 변했다.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멜로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연기하면서 부끄러운 대사도 있었다. 16회에 문수에게 ‘나한테 사랑받으려고 태어났지?’라는 대사를 할 때는 좀 힘들었다.(웃음) 근데 그건 평범한 이준호로서의 부끄러움이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몰입할 수 있었다.10. ‘그사이’는 명대사가 많은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가장 감명을 받은 대사나 장면이 있다면?
이준호: 강두와 할멈(나문희)의 장면이다. 극 중 할멈이 돌아가시고 강두 혼자 과거를 회상한다. 의자에 강두와 할멈이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할멈이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고 네 멋대로 살라”는 말을 한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나문희 선생님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눈물이 핑 돌았다. 그게 선생님의 내공이다. 눈빛만으로 같이 연기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10. 대선배인 나문희와 연기한 소감은?
이준호: 선생님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이전에 선생님이 출연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를 봤다. 또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7)에서 “호박고구마”로 웃음을 주신 것도 기억한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선생님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달랐다. 선생님이 할멈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북한 사투리를 쓰셨는데 대사를 주고받으며 생각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나도 새롭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설?다. 나문희 선생님과 연기할 때 강두라는 인물이 더 솔직하게 나왔다. 때로는 친구처럼, 엄마와 아들처럼… 강두가 할멈에게만큼은 어리광도 부리고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이에 따른 재미가 있었다.
10. 나문희에게 들은 칭찬이나 조언이 있다면?
이준호: 감사하게도 칭찬을 해주신 적이 있다. “너, 착하게 잘한다”는 말씀이었다. 실은 아직 그 뜻이 무엇이었는지를 찾고 있다. 잘 모르겠다. 잘하는 건 잘하는 건데, 착하게 잘하는 것은 뭘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꾸밈없이, 진실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웃음) 선생님은 정말 안목이 좋고 센스가 굉장하시다. 툭툭 던지는 말 한 마디가 재밌다. 나에게도 벽을 세우지 않고 대해주셨다. 대화를 나눌 때 스스럼이 없었다. 한번은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밖에 비 오니?”라고 물으셨다. “그쳤는데요”하니까 “대사 치는 거야” 하셨다. 그렇게 둘이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받으면서 대사를 연습했다. 선생님은 촬영을 앞두고 연습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내가 피곤할까봐 맞춰보자는 말씀도 안 하신다. 혼자 중얼중얼 연습을 하시면 내가 자연스럽게 옆에 가서 대사를 주고받았다. 촬영장에서의 매너도 좋으셨다. 그렇게 연기를 오래 하셨는데도 NG가 나면 먼저 “죄송하다”고 하신다.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 정말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했다.10. 영화 ‘감시자들’로 연기를 시작한 이후 무사·대학생·변호사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다. 작품이나 캐릭터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
이준호: 95%가 내 의견이고 5%는 회사의 의견에 따른다. 2PM으로, 또 솔로 가수로 국내외에서 활동해야 하다 보니 배우로서는 1년에 한 작품씩밖에 출연하지 못했다. 3박자가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타이밍, 대본, 그리고 제작진이 나를 원하는지.(웃음) 그 안에서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를 고르려고 한다. 필모그래피를 쌓는 동안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다. 내 성격도 그렇다. 한 가지만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을 장르 구분 없이 좋아하는 것처럼 연기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를 좋아한다.
10. 작품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한 결과는 어떤 것 같나?
이준호: 앞으로도 더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못해본 게 많다. 물론 내가 어떤 장르에 특화된 사람인지도 알게 됐다. 그래도 이왕 하는 거, 다 잘하고 싶다. (역할이 결정되면) 여러 가지 버전을 만들어 놓고 제작진과 미팅을 하는데, 준비해간 걸 좋다고 동의해줄 때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낀다.
10. 가수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예능에 진출할 생각은?
이준호: 내 성격이 그렇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확실히 해야 한다. 흐지부지되는 게 싫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적이 있다. 관찰 예능인데도 (방송이) 재미가 없었다. 내가 주체적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런 면에서 우영이가 부럽다. 데뷔 초에 2PM이 다함께 출연한 Mnet ‘와일드 바니’나 MBC에브리원 ‘떴다 그녀’에서 나는 늘 통편집이었다. 스스로 ‘예능 쓰레기’라고 생각했다.(웃음) SBS ‘런닝맨’에 출연해서도 열 시간이 넘게 뛰어다녔는데 분량이 안 나왔다. 물론 예능도 잘하고 싶다. 매력적인 장르니까. 대신 내가 잘할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다.
10. 치열하게 사는 자신을 보고 2PM 멤버들은 어떤 말을 해주나?
이준호: 찬성이는 너무 아저씨처럼 살지 말라고, 이제 좀 내려놓으라고 한다. 우영이는 놀자고 하고.(일동 웃음) 내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집에만 있는 것을 아니까 준케이 형은 “뭐 하고 있냐”고 물어봐 준다. 내가 피곤한 성격이라 멤버들이 항상 “널 너무 다그치고 아프게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 편이다. 그런데 나는 가수, 배우로 활동하는 이상 모든 걸 더 열심히,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이준호: 무력감은 데뷔 초반에 많이 느꼈다. 팀으로서 바쁘게 지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나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그룹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내가 이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라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아크로바틱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활동하다가 크게 다친 적이 있다.(이준호는 2012년 콘서트 리허설 도중 허리를 다쳤다) 그마저도 못하게 된 거다. 좌절했다. 몸을 못 쓸 지경이 돼서 결국 수술을 하고 일주일 간 병원에 누워 있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 ‘감시자들’의 오디션 소식을 들었다. 퇴원하자마자 오디션을 보러 갔다. 회복이 안 돼서 얼굴이 팅팅 부은 상태였는데 나에게 처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든 잡고 싶었다. 그 해에 일본에서 솔로 앨범도 냈다. 그때부터 열심히 달렸다. 나도 팀을 더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당장 피곤하고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기분 좋았다.
10. 주어진 일이 벅찰 때는 없었나?
이준호: 벅차다. 너무 좋아서 마음이 벅차다.
10. 군 입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입대 전까지의 계획을 세워뒀나?
이준호: 연기도, 노래도, 투어도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 될 수도 있다. 최근에 느낀 점이 있다. 막무가내로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는 거다. 실은 지금도 다음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쉬게 되면 불안하다. 특히 팬들이 내 행보에 대한 발표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는 것을 아니까 나도 ‘나, 이제 이거 한다’고 빨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도 이제는 흐름에 나를 맡기고 싶다. ‘그사이’를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다. 건강과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데뷔하고 그렇게 여러 나라에 투어를 다녔는데 기억에 남는 건 공연장뿐이다. 물론 팬들과 함께한 시간들도 행복했지만, 이왕 멀리까지 갔으면 랜드마크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좀 더 놀았다면 좋았을 텐데 스케줄이 빡빡해서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해외에 나가면 차 안에서 자거나 휴대폰을 봤는데, 요즘은 창밖을 보면서 (풍경을) 눈에 많이 담으려고 한다.
10. 최근 2PM이 JYP엔터테인먼트의 대외협력 이사로 임명됐는데.
이준호: 마음가짐을 달리 하고 싶어서 요청했다. 회사에 2PM팀을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2PM이 JYP에서 두 번이나 재계약을 한 최초의 그룹이다. 앞으로도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은 마음에 대외협력 이사를 맡게 됐다. 특히 이제는 회사 임원진과 형, 동생으로 부르는 사이가 되기도 했고. 2PM이 JYP의 아이콘이 되고픈 마음이 컸다. 내가 우리 회사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달라지지 않겠나. 가수로서 10년, 배우로서 5년 활동하다 보니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열심히 하고 싶다.
10. 현재 택연이 군 복무 중이고 우영도 올 하반기 입대를 예상한다고 했다. 완전체 2PM을 만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이준호: 최소한 3~4년은 걸리지 않을까? 완전체의 공백기를 가급적 최소화하자는 게 우리의 마음이다. 그런데 어쨌든 한 명씩 다녀오려면 물리적으로 3~4년은 걸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슈퍼주니어는 참 대단한 형님들이다. 인원이 많다 보니 아직도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이 있는데 그런 와중에 나머지 멤버들끼리 활동도 하고 투어도 하고, 정말 좋은 팀인 것 같다.
10. 2PM의 결속력도 만만찮다. 끈끈한 팀워크의 비결은 무엇인가?
이준호: 20대를 같이 보낸 친구들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10년을 같이 보내면 싫던 사람도 좋아지게 되지 않나.(웃음) 데뷔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이유 없이 욕을 먹은 적도 있다. 시련들이 우리를 더 뭉치게 만들었다. 또 멤버들이랑 함께하면 뭘 해도 재밌고 즐겁다. 팀으로서 팬들과 만나는 것도 좋다. 앞으로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데도 우리를 기다려주는 팬들이 있다. 그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우리가 2PM으로 함께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10. 자신에게 2PM이란?
이준호: 가족. 없으면 안 된다. 온전한 나로서 있게 만드는 존재기도 하다.
10. 영화 ‘스물’ 관련 인터뷰 때 “30살이 될 때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이뤄가고 있나?
이준호: 글쎄, 이건 내 생각보다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하다.(웃음) 자평하자면 아직도 욕심 난다.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만족스럽지만 ‘나의 20대를 불태워서 확실한 성과를 내보자’고 했던 내 꿈을 이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주인공 강두 역을 맡은 2PM 멤버 이준호.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아주 네 멋대로 살라.”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에서 강두는 자신을 두고 하늘로 간 할멈을 떠올리며 이 말을 기억했다. 강두에게 할멈은 “남의 조언 따위 세상에 제일 쓸모 없는 거다. 앞으로 네 일을 남한테 묻지도, 남의 눈이 무서워서 괴로워하지도 말라”고 했다. 강두를 연기한 2PM의 이준호가 꼽은 ‘그사이’의 명장면이다. 그 중 “네 멋대로 살라”는 말은 자신에게 가장 힘이 된 대사였다고 한다.현실의 이준호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인기 그룹 2PM의 멤버로, 솔로 가수로, 배우로 국내외를 오가며 쉴 틈 없이 10년을 달려온 그다. 그러나 이준호는 빠듯한 일정에 지치기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앞서는 사람이다.
이준호의 ‘멋’은 치열함이다. 치열한 시간을 거쳐 오늘의 그가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최초의 재재계약을 성사시킨 그룹 2PM의 멤버, 혼자서도 일본에서 5년 연속 콘서트 투어를 개최한 솔로 가수, 5년 만에 처음 주연을 맡은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그는 “20대를 불태워 확실한 성과를 내고 싶다”는 목표를 이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올해 데뷔 10주년. 그 는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일들을 해냈고, 앞으로도 해낼 것이다. 아주, 이준호 멋대로 살면 된다.
10. ‘그사이’ 종영 소감은?
이준호: 아직 (강두의 감정이) 좀 많이 남아 있다. 일본 투어 일정 때문에 다른 배우들보다 촬영이 먼저 끝났다. 내 분량을 모두 촬영해놓고 일본 투어를 하다가 돌아오니 드라마가 끝나 있었다. 다른 배우와 스태프들은 부산에서 쫑파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나는 아직도 촬영하러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여운이 길다.10. 지난해 KBS2 ‘김과장’을 촬영할 때 캐릭터 몰입을 위해 스스로를 집에 가뒀다고 했다. 강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
이준호: 강두는 아픔을 갖고 사는 캐릭터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고통을 스스로에게 주고 싶었다. 이번에도 스스로를 가두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부산에서 촬영하는 동안 원룸을 빌려 살았다. 커튼을 다 쳐놓고 햇빛을 안 봤다. 촬영하고 돌아오면 환기도 안 된 방에서 직접 설치한 스탠딩 샌드백을 두들기며 지냈다. 물론 다른 집에 피해가 가지 않게 방바닥에 뽁뽁이(버블랩)를 깔았다.(웃음)
10. 강두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이준호: 처음에 생각한 강두는 (방송보다) 좀 더 역동적이었다. 아픔이 있지만 뒷골목 생활에서 스며든 거친 남자. 때문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일에는 능동적이었다가 그게 아닐 때는 축 처진, 기복이 심한 버전의 강두를 설정했다. 두 번째 버전도 있다. 기복이 없고 늘 피곤해하는 캐릭터다. 김진원 PD님에게 물어보니 극의 분위기 상 후자가 더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보겠다고 하고 연기를 하는데 내가 너무 대충 하는 느낌이 드는 거다. 나는 뭘 한 것 같지 않은데 OK 사인이 떨어지고.(일동 웃음) PD님에게 가서 내 고민을 말했다.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더니 “걱정 마, 잘하고 있어”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중에 편집본을 봤을 때 PD님의 뜻을 이해했다.
10. 이야기할 때 손동작을 많이 사용한다. 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겠다.(웃음)
이준호: 진짜 죽는 줄 알았다. PD님이 대본 리딩 때부터 강두는 무표정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무표정 안에 여러 표정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면서 버티라는 말도 했다. 촬영하면서 계속 ‘이게 맞나?’ ‘뭐지?’ 이런 생각을 했다. ‘김과장’ 때는 서율이 악역인 데다 역동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하기에는 편했다. 내 마음대로 손짓, 발짓을 쓰는 것이 허용됐다. 반면 강두는 말의 억양도 들쑥날쑥하지 않게 절제해야 했다. 촬영하는 내내 PD님의 버티라는 말을 떠올리며 내 몸을 잠갔다.(웃음)10. 처음 하는 멜로 연기는 어땠나?
이준호: 내가 여태 출연한 작품 중 애정 신이 가장 많았다. 생각보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긴 한데, 연기하면서 적응됐다. 신기했다. 부산에서의 5개월은 강두로 살았다. 로맨틱한 장면도 편안히 촬영할 수 있었다.
10. 상대 역인 문수를 맡은 원진아와의 호흡은?
이준호: 좋았다. 워낙 밝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인 데다 신인 배우라 열정도 있었다. 그 친구도 ‘그사이’가 첫 주연작이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열의가 너무 좋았다. 전체적으로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PD님도, 스태프들도 다 좋은 분들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만.(웃음) 특히 우리 드라마가 PD님과 함께해온 스태프들이 절반, 또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로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이 절반이어서 차분하면서도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10. ‘그사이’를 통해 ‘이준호의 로맨스 연기를 더 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아졌는데.
이준호: 나야 하면 좋다.(웃음) 신기한 게, 평소에 진아와 장난칠 때는 성별을 떠나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친구처럼 재밌었다. 그런데 슛이 들어가면 둘 다 강두와 문수로 변했다.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멜로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연기하면서 부끄러운 대사도 있었다. 16회에 문수에게 ‘나한테 사랑받으려고 태어났지?’라는 대사를 할 때는 좀 힘들었다.(웃음) 근데 그건 평범한 이준호로서의 부끄러움이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몰입할 수 있었다.10. ‘그사이’는 명대사가 많은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가장 감명을 받은 대사나 장면이 있다면?
이준호: 강두와 할멈(나문희)의 장면이다. 극 중 할멈이 돌아가시고 강두 혼자 과거를 회상한다. 의자에 강두와 할멈이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할멈이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고 네 멋대로 살라”는 말을 한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나문희 선생님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눈물이 핑 돌았다. 그게 선생님의 내공이다. 눈빛만으로 같이 연기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10. 대선배인 나문희와 연기한 소감은?
이준호: 선생님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이전에 선생님이 출연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를 봤다. 또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7)에서 “호박고구마”로 웃음을 주신 것도 기억한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선생님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달랐다. 선생님이 할멈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북한 사투리를 쓰셨는데 대사를 주고받으며 생각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나도 새롭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설?다. 나문희 선생님과 연기할 때 강두라는 인물이 더 솔직하게 나왔다. 때로는 친구처럼, 엄마와 아들처럼… 강두가 할멈에게만큼은 어리광도 부리고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이에 따른 재미가 있었다.
10. 나문희에게 들은 칭찬이나 조언이 있다면?
이준호: 감사하게도 칭찬을 해주신 적이 있다. “너, 착하게 잘한다”는 말씀이었다. 실은 아직 그 뜻이 무엇이었는지를 찾고 있다. 잘 모르겠다. 잘하는 건 잘하는 건데, 착하게 잘하는 것은 뭘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꾸밈없이, 진실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웃음) 선생님은 정말 안목이 좋고 센스가 굉장하시다. 툭툭 던지는 말 한 마디가 재밌다. 나에게도 벽을 세우지 않고 대해주셨다. 대화를 나눌 때 스스럼이 없었다. 한번은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밖에 비 오니?”라고 물으셨다. “그쳤는데요”하니까 “대사 치는 거야” 하셨다. 그렇게 둘이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받으면서 대사를 연습했다. 선생님은 촬영을 앞두고 연습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내가 피곤할까봐 맞춰보자는 말씀도 안 하신다. 혼자 중얼중얼 연습을 하시면 내가 자연스럽게 옆에 가서 대사를 주고받았다. 촬영장에서의 매너도 좋으셨다. 그렇게 연기를 오래 하셨는데도 NG가 나면 먼저 “죄송하다”고 하신다.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 정말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했다.10. 영화 ‘감시자들’로 연기를 시작한 이후 무사·대학생·변호사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다. 작품이나 캐릭터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
이준호: 95%가 내 의견이고 5%는 회사의 의견에 따른다. 2PM으로, 또 솔로 가수로 국내외에서 활동해야 하다 보니 배우로서는 1년에 한 작품씩밖에 출연하지 못했다. 3박자가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타이밍, 대본, 그리고 제작진이 나를 원하는지.(웃음) 그 안에서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를 고르려고 한다. 필모그래피를 쌓는 동안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다. 내 성격도 그렇다. 한 가지만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을 장르 구분 없이 좋아하는 것처럼 연기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를 좋아한다.
10. 작품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한 결과는 어떤 것 같나?
이준호: 앞으로도 더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못해본 게 많다. 물론 내가 어떤 장르에 특화된 사람인지도 알게 됐다. 그래도 이왕 하는 거, 다 잘하고 싶다. (역할이 결정되면) 여러 가지 버전을 만들어 놓고 제작진과 미팅을 하는데, 준비해간 걸 좋다고 동의해줄 때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낀다.
10. 가수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예능에 진출할 생각은?
이준호: 내 성격이 그렇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확실히 해야 한다. 흐지부지되는 게 싫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적이 있다. 관찰 예능인데도 (방송이) 재미가 없었다. 내가 주체적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런 면에서 우영이가 부럽다. 데뷔 초에 2PM이 다함께 출연한 Mnet ‘와일드 바니’나 MBC에브리원 ‘떴다 그녀’에서 나는 늘 통편집이었다. 스스로 ‘예능 쓰레기’라고 생각했다.(웃음) SBS ‘런닝맨’에 출연해서도 열 시간이 넘게 뛰어다녔는데 분량이 안 나왔다. 물론 예능도 잘하고 싶다. 매력적인 장르니까. 대신 내가 잘할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다.
10. 치열하게 사는 자신을 보고 2PM 멤버들은 어떤 말을 해주나?
이준호: 찬성이는 너무 아저씨처럼 살지 말라고, 이제 좀 내려놓으라고 한다. 우영이는 놀자고 하고.(일동 웃음) 내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집에만 있는 것을 아니까 준케이 형은 “뭐 하고 있냐”고 물어봐 준다. 내가 피곤한 성격이라 멤버들이 항상 “널 너무 다그치고 아프게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 편이다. 그런데 나는 가수, 배우로 활동하는 이상 모든 걸 더 열심히,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힘들고 바쁠 때 기분이 좋다는 이준호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10. 1년 365일 내내 의욕적일 수는 없을 텐데.이준호: 무력감은 데뷔 초반에 많이 느꼈다. 팀으로서 바쁘게 지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나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그룹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내가 이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라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아크로바틱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활동하다가 크게 다친 적이 있다.(이준호는 2012년 콘서트 리허설 도중 허리를 다쳤다) 그마저도 못하게 된 거다. 좌절했다. 몸을 못 쓸 지경이 돼서 결국 수술을 하고 일주일 간 병원에 누워 있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 ‘감시자들’의 오디션 소식을 들었다. 퇴원하자마자 오디션을 보러 갔다. 회복이 안 돼서 얼굴이 팅팅 부은 상태였는데 나에게 처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든 잡고 싶었다. 그 해에 일본에서 솔로 앨범도 냈다. 그때부터 열심히 달렸다. 나도 팀을 더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당장 피곤하고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기분 좋았다.
10. 주어진 일이 벅찰 때는 없었나?
이준호: 벅차다. 너무 좋아서 마음이 벅차다.
10. 군 입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입대 전까지의 계획을 세워뒀나?
이준호: 연기도, 노래도, 투어도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 될 수도 있다. 최근에 느낀 점이 있다. 막무가내로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는 거다. 실은 지금도 다음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쉬게 되면 불안하다. 특히 팬들이 내 행보에 대한 발표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는 것을 아니까 나도 ‘나, 이제 이거 한다’고 빨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도 이제는 흐름에 나를 맡기고 싶다. ‘그사이’를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다. 건강과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데뷔하고 그렇게 여러 나라에 투어를 다녔는데 기억에 남는 건 공연장뿐이다. 물론 팬들과 함께한 시간들도 행복했지만, 이왕 멀리까지 갔으면 랜드마크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좀 더 놀았다면 좋았을 텐데 스케줄이 빡빡해서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해외에 나가면 차 안에서 자거나 휴대폰을 봤는데, 요즘은 창밖을 보면서 (풍경을) 눈에 많이 담으려고 한다.
10. 최근 2PM이 JYP엔터테인먼트의 대외협력 이사로 임명됐는데.
이준호: 마음가짐을 달리 하고 싶어서 요청했다. 회사에 2PM팀을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2PM이 JYP에서 두 번이나 재계약을 한 최초의 그룹이다. 앞으로도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은 마음에 대외협력 이사를 맡게 됐다. 특히 이제는 회사 임원진과 형, 동생으로 부르는 사이가 되기도 했고. 2PM이 JYP의 아이콘이 되고픈 마음이 컸다. 내가 우리 회사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달라지지 않겠나. 가수로서 10년, 배우로서 5년 활동하다 보니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열심히 하고 싶다.
10. 현재 택연이 군 복무 중이고 우영도 올 하반기 입대를 예상한다고 했다. 완전체 2PM을 만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이준호: 최소한 3~4년은 걸리지 않을까? 완전체의 공백기를 가급적 최소화하자는 게 우리의 마음이다. 그런데 어쨌든 한 명씩 다녀오려면 물리적으로 3~4년은 걸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슈퍼주니어는 참 대단한 형님들이다. 인원이 많다 보니 아직도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이 있는데 그런 와중에 나머지 멤버들끼리 활동도 하고 투어도 하고, 정말 좋은 팀인 것 같다.
10. 2PM의 결속력도 만만찮다. 끈끈한 팀워크의 비결은 무엇인가?
이준호: 20대를 같이 보낸 친구들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10년을 같이 보내면 싫던 사람도 좋아지게 되지 않나.(웃음) 데뷔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이유 없이 욕을 먹은 적도 있다. 시련들이 우리를 더 뭉치게 만들었다. 또 멤버들이랑 함께하면 뭘 해도 재밌고 즐겁다. 팀으로서 팬들과 만나는 것도 좋다. 앞으로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데도 우리를 기다려주는 팬들이 있다. 그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우리가 2PM으로 함께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10. 자신에게 2PM이란?
이준호: 가족. 없으면 안 된다. 온전한 나로서 있게 만드는 존재기도 하다.
10. 영화 ‘스물’ 관련 인터뷰 때 “30살이 될 때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이뤄가고 있나?
이준호: 글쎄, 이건 내 생각보다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하다.(웃음) 자평하자면 아직도 욕심 난다.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만족스럽지만 ‘나의 20대를 불태워서 확실한 성과를 내보자’고 했던 내 꿈을 이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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