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2018년 새해에 데뷔 5년 차를 맞는 걸그룹 마마무의 문별(왼쪽부터), 솔라, 휘인, 화사 / 사진=김주현(2TAKE), 장소=아만티호텔서울

2014년 ‘실력파 걸그룹’으로 데뷔해 2015년 무대 위에서 끼와 흥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잘 노는 아이돌’로 입소문을 탔다. 2016년 타고난 발랄함으로 ‘비글돌’이란 별명을 얻으며 대중성과 팬덤을 모두 확보했다. 2017년에는 6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믿고 듣고 보는 마마무’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8년 새해를 열며 마마무는 다짐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10. 이제 데뷔 5년 차 그룹이다.
솔라: 실감이 안 난다. 아직 갓 데뷔한 것 같고 어딜 가도 우리가 막내일 것 같은데 5년 차라니… 징그럽다.(일동 웃음)10. 2017년부터 돌아보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휘인: 우선 그룹으로선 ‘나로 말할 것 같으면’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다. 나를 비롯해 멤버 각각 피처링에 참여하거나 솔로곡, OST 등을 발표하며 각자의 음악을 선보였는데 팬들에게 선물이 됐기를 바란다.
화사: 단독 콘서트 ‘Curtain Call’을 개최한 것이다. 3월 서울, 8월 부산에서 공연했다. 콘서트는 마마무가 쌓아온 것들을 꽃처럼 피워낼 수 있는 시간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솔라: 나도 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 콘서트에는 우리의 희로애락이 다 있다. 공연을 하는 것은 며칠이지만 준비하는 기간은 몇 달이다. 콘서트의 막이 오르고 객석에 수천 개의 무봉(마마무 응원봉)이 반짝이는 것을 보니 준비하는 동안 힘들었던 것이 벅차올랐다.(웃음) 또한 우리의 음악을 들어주러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생겼다는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다. 팬클럽 무무의 창단식도 잊을 수 없다. 팬들과 소통하고 게임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거웠다.

10. 콘서트 때 팬들이 ‘놓지 않을게’라고 적힌 슬로건을 든 것을 보고 울었다던데?
솔라: 사연이 있는 문구다. 데뷔 초 공개 방송에 출연했을 때였다. 우리 말고도 여러 가수의 팬들이 모여 있었다. 그 사이에서 무무들이 우리를 위해 슬로건 이벤트를 해줬는데 거기 ‘놓지 않을게’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에도 너무 감동을 받아서 울었다.(웃음) 거기서 영감을 얻어 ‘놓지 않을게’를 제목으로 한 노래도 만들었다. 몇 년이 지나 우리의 단독 콘서트에서 그 슬로건을 다시 보니 그간의 시간들이 머릿속에 스치면서 눈물이 났다.
화사: 공연만 하면 팬들이 그렇게 감동을 준다.(웃음) 덕분에 팬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이벤트다.

10. 팬들과의 사이가 돈독해 보인다.
솔라: 우리가 데뷔 초부터 주목받은 팀은 아니지 않나. 팬들은 우리가 조금씩 커 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온 존재다. 우리도 그래서 늘 팬들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였다. 팬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했고 소규모로나마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었다. 팬미팅도 하고 삼겹살 파티도 하고.(웃음) 덕분에 팬들과 정이 두텁게 쌓였다.10. 요즘 많은 신인그룹들의 롤 모델로 꼽히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일동: 에이~(믿지 않는 마마무에게 거듭 “진짜”라고 말해줘야 했다)
문별: 우리가 직접 들은 적이 없어서…(웃음) 신기하다. 우리에게도 롤 모델이 있다. 데뷔하고 롤 모델인 선배들을 만나면 심장이 막 떨리고 ‘그래, 내가 저 선배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지’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우리가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가 됐다니 고맙고 기분이 좋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
솔라: 행복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길을 잘 걸어왔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아 기쁘다.

10. 후배들에게 한 마디를 해준다면.
화사: 쑥스러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웃음) 이제 갓 시작한 후배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냥 지금 다들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무무(마마무 팬클럽)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서 감동을 받는다는 화사(왼쪽)와 솔라 / 사진=김주현(2TAKE), 장소=아만티호텔서울
10. ‘마마무’라고 하면 ‘무대 위에서 잘 노는 그룹’으로 통하는데.
솔라: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기대를 받는 만큼 부담감도 있다. 늘 새로운 무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을 거듭한다. 덕분에 조금씩 더 발전하는 것 같다.
문별: 그래서 우리에겐 하루하루가 도전이다.(웃음) 무대마다 색다른 애드리브를 준비하느라 미션을 수행하는 기분이다.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10. 남다른 애드리브 덕분에 제37회에 이어 38회 청룡영화상 축하무대에 오를 수 있었는데.
문별: 2년 연속 축하 무대를 꾸민 게 우리가 처음이라고 한다. 영광이다. 2016년에 출연했을 때는 실수하지 말자는 마음이 컸는데 두 번째 출연에는 준비한 애드리브가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겨서 많이 긴장했다.(웃음)

10. 신선한 퍼포먼스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은 어떻게 극복하나?
휘인: 우리 넷이 똘똘 뭉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 무엇도 부담을 못 덜어준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같이 긴장하고 떠는 모습이 서로에게 힘이 된다.(웃음)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가끔 개인 활동을 할 때 혼자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멤버들의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진다.
솔라: 오히려 그 긴장감이 더 멋진 무대를 만들어준다. 또 우리의 공연을 보고 웃어주는 팬들도 큰 힘이 된다. 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더 신나서 즐기게 된다.10. ‘비글돌’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밝고 활기찬 이미지가 강하다. 부담스럽지는 않나?
솔라: 고민이 많다. 방송에서는 우리가 잘 놀고 재밌고 장난기 많은 아이들로 비춰지는데 실제로는 다들 낯을 많이 가린다.
휘인: 우리가 진지하거나 차분한 모습을 보이면 낯설어하는 사람도 많다. 그게 답답할 때도 있었다. 어디 가서 낯을 가린다고 하면 “에이, 마마무가?”라는 반응이 나오니 말이다. 조용히 있으면 컨디션이 안 좋으냐고 물어보고.(웃음)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나’를 잃는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게 꺼려지기도 했다. 그래도 다르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봐준다는 거니까, 그 자체로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화사: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실제 모습을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 않나.

10. 데뷔 초에 상상한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얼마나 닮아 있나?
문별: 지금까지는 우리가 그렸던 그림대로 가고 있다. 물론 오늘에 이르기까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내가 이런 말을 듣기 위해 가수가 됐나’싶을 정도의 비난을 듣기도 했고…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우리가 바랐던 색깔을 어느 정도 내게 됐다고 생각한다.

10. 어떤 점이 힘들었나?
문별: 데뷔 초에 오해를 많이 받았다. 우리는 연습생 때부터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받았다. 음악이든 의상이든, 뭐든 우리가 직접 참여했다. 그런데 회사 밖에선 아니었다. 신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건방지다’라는 소리도 들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이해해준다.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 다 같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10. RBW의 김도훈 대표 프로듀서는 “‘잘 노는 아이돌’은 마마무가 계속 갈 길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2016년, 텐아시아 인터뷰)
휘인: 우리의 생각도 같다. 유쾌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이제는 음악성으로 어필할 차례다. 우리는 음악을 오래 할 사람들이니까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올해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이전에 비해 확실히 성장한 음악을 들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마마우가 앞으로 선보일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다는 문별(왼쪽부터)과 휘인 / 사진=김주현(2TAKE), 장소=아만티호텔서울

10. 새로 들고 나올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겠다.
휘인: 트렌디한 감각을 잃지 않되 이전까지와는 다른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나의 바람은 마마무가 한층 고급스럽고 세련된 팀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문별: 단순히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오히려 반감을 줄 수 있다. 팀이든 솔로든, 여러 경로와 콘텐츠를 통해서 우리가 가진 다양한 모습을 차근차근 풀어내겠다. “이게 바로 마마무입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정체성을 굳힐 때까지. 아무래도 활동을 하면서 보는 눈, 듣는 귀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더 고심하게 된다.(웃음)

10. 솔라는 최근 슈퍼주니어 희철·은혁·신동과 협업한 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발표했는데.
솔라: 선배들이 나를 불러줬다는 것만으로 영광이었고 녹음도 재밌었다. 노래가 갖고 있는 개그 코드가 나와 잘 맞아서 즐거웠다.

10. 문별은 미니앨범 ‘Purple’에 솔로 곡 ‘구차해’를 수록했다. 팀과는 사뭇 다른 색깔의 음악이다.
문별: 나는 원래 래퍼가 아닌데 팀에 들어오면서 포지션을 바꿨다. ‘구차해’를 통해 내 보컬을 들려주고 싶었다. 콘서트에서 먼저 공개했는데 팬들의 반응이 좋아서 앨범에까지 싣게 됐다. 앞으로도 ‘구차해’와 같은 R&B 힙합 장르의 음악을 해보려고 한다.

10. 화사는 데뷔 초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를 직접 개사한 커버곡 ‘핑크 팬티’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 이 같은 분위기의 솔로 곡은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
화사: 곡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런데 ‘핑크 팬티’만큼 참신한 곡이 나올 수 있을지는…(웃음)

10. 휘인은 정키부터 슈퍼주니어 김희철까지 여러 가수들의 음악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끊임없는 러브콜의 비결은?
휘인: 제 입으로 이야기해야 하나요?(웃음) 연습생 시절에 음색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시 대표님은 어떤 장르도 소화할 수 있는 보컬이니 그것 때문에 슬럼프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대표님의 말을 알겠다. 지금은 음색이 나만의 장점이 됐다.
문별: 휘인이는 평소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노래를 듣는다. 그래서 여러 장르에 어울리는 보컬을 만들어가고 있다. 작년에 휘인이 피처링한 정키 선배의 ‘부담이 돼’가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한 적이 있다. TV로 보다가 깜짝 놀랐다. 우리 애가 혼자 어디 나가서 1위를 했다니까 뿌듯하고 마마무 멤버 중 혼자 1위를 한 게 최초라서 대견했다.(웃음)

10. 일본과 대만에서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열었다. 현지의 반응은 어땠나?
휘인: 사실 해외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로 사랑받는지 전혀 실감을 못하고 있었다. 막상 가보니까 정말 많은 팬들이 우리를 반겨줬다. 국경을 뛰어넘어서 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가 좋은 건지 궁금하고 신기했다.(웃음)
문별: 놀라웠다. 언어가 다른데도 우리의 애드리브나 멘트들을 다 알아듣고 웃어준다. 덕분에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국가를 찾아가고 싶다.

2018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마마무 문별(왼쪽부터), 솔라, 화사, 휘인 / 사진=김주현(2TAKE), 장소=아만티호텔서울

10. 새해에 이루고 싶은 꿈은?
문별: 월드투어다. 데뷔하고 처음 말하는데… 중학교 때 내 꿈이 ‘월드스타’였다!(일동 웃음) 콘서트를 많이 열어서 우리의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솔라: 일단 크게 보면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고 더 성장할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는 별이가 말한 것처럼 콘서트를 자주 열고 싶다. “마마무의 콘서트는 꼭 가고 싶은 콘서트”라는 말을 듣고 싶다.
화사: 이제 5년 차니까 멤버 각각의 기량도 많이 발휘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휘인: 마마무라는 팀도, 그리고 멤버 각자도 아티스트로 확실히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도 싶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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