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신예의 발견부터 베테랑의 활약까지. 각 분야에서 유독 많은 스타들이 빛난 2017년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주목받은, 주목해야 할 스타들을 텐아시아가 꼽았다. [편집자주]
‘스튜핏”그뤠잇’이라는 유행어를 낳은 김생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돈은 안 쓰는 것이다’부터 ‘그뤠잇’ ‘스튜핏’까지… 올해 히트시킨 유행어만 세 개다. 김생민은 전국을 ‘스튜핏’과 ‘그뤠잇’의 마력 속으로 빠뜨리며 올해의 대세 예능인으로 우뚝 섰다.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 25년 만에 처음 찾아온 전성기다.

김생민의 인기는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그것도 팟캐스트의 작은 코너에서였다. ‘송은이·김숙의 언니네 라디오’의 ‘영수증’ 코너에 출연해 그간 살아오면서 쌓아온 경제 지식과 습관을 바탕으로 청취자들이 보내 온 영수증을 성심성의껏 분석했다. 웃음을 의도하진 않았지만 진정성 있는 분석과 조언에 청취자들은 열광했다. “‘절실함 is very important’ 저축과 내 집 마련부터”를 외치며 예리하게 과소비를 잡아내는 김생민은 청취자들 사이에서 ‘통장 요정’으로 불렸다. ‘통장요정 김생민 팬카페’도 등장했다.‘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가 대세라며 욜로족들을 겨냥한 예능 프로그램이 대거 쏟아지고 사람들은 점차 피로감을 느껴갈 때였다. 욜로의 정반대에서 절실함을 보여준 김생민은 신선했다.

‘통장 요정’으로 등극한 김생민 / 사진제공=채널A

김생민을 향한 뜨거운 반응에 KBS2는 지난 8월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이름으로 15분짜리 파일럿 프로그램을 6부작으로 편성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방송 직후 다음날까지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리며 인기를 입증했다. 결국 지난 11월 26일부터는 70분가량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방송되고 있다.김생민은 자신이 20년 넘게 연예인들의 인터뷰를 맡았던 KBS2 ‘연예가 중계’에서 20년 만에 주인공으로 초대되기도 했다. 그를 신현준, 안재욱, 신동엽, 김숙 등 동료들이 보내준 축하 영상에 김생민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연예가 중계’ 인터뷰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20년이나 걸렸다”며 “(개그맨으로 뜨자고) 완전히 마음을 비운 지가 2~3년 정도 됐다”고 고백했다.

지난 11월 3일에는 SM C&C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신동엽, 강호동, 김병만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SM C&C 계약 체결과 함께 김생민의 행보는 더 다양해졌다. KBS2 ‘해피투게더’ ‘슈퍼맨이 돌아왔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등장한 데 이어 지난달 29, 30일에는 MBC 2부작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부터는 tvN 여행 예능 프로그램 ‘짠내투어’에서 활약 중이다.

tvN 예능 ‘짠내투어’을 통해 45년 만에 처음 해외 자유여행을 떠나 화제가 된 김생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짠내투어’에서 김생민은 20년이 넘도록 묵묵하게 연예계 생활을 해오며 쌓아온 성실함과 탄탄한 짠내 내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단단히 붙들고 있다. “박명수 형이 커피를 좋아한다”며 방콕의 배 위에서 손수 생수에 커피를 내려주고, 가이드 비용을 아껴야 한다며 태국의 왓포 사원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하려는 모습은 그간의 여행 예능 출연자들에게서는 보지 못한 예능 신소재였다.

‘짠내투어’의 손창우 PD는 김생민의 이러한 성실함이 빚어낸 신선함에 주목했다. 그는 “김생민은 개그맨 출신이지만 ‘연예가중계’에서 21년째 리포터로, ‘동물농장’에서는 17년째 MC로 활동했다. 중견 방송인이지만 정말 열심히 한다”며 “‘야외 예능 신생아’에서 벗어나려고 박명수한테 호통 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한다든지 뜬금없는 타이밍에 굉장히 진지하다. 결과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웃음을 만들어줘서 아주 괜찮은 예능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김생민의 성공은 20년 넘게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걸은 후 찾아온 이유 있는 전성기다. 진실됨과 절실함의 가치를 증명한 전성기이기에 앞으로 그가 펼칠 행보도 응원하게 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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