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제53회 백상예술대상’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소문난 장치였지만 먹을 것까지 풍성했다.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시상과 수상을 넘어서는 깊은 의미를 전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아가씨’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과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가 각각 영화,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박찬욱 감독은 “우리 ‘아가씨’ 배우들이 상을 못 받아서 별로였는데, 이렇게 받게 됐다”라며 “조진웅·하정우·김태리, 이건 우리가 같이 받는 거다. 트로피는 돌아가면서 몇 달씩 가지고 있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아가씨’로 받는 상이니 만큼 이 얘길 하고 싶다. 성정체성으로 차별을 받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대선에서 이런 부분도 고려를 해달라”며 소신을 밝혔다.

공유, 김고은 등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김은숙 작가는 목소리를 떨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하다하다 내가 대상을 다 받는다”며 놀랐다. 이어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 이 무거운 상이 나를 작게 만들 것 같다. 하지만 설레고 재밌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작품상은 ‘곡성’(영화부문), ‘디어 마이 프렌즈’(TV부문)이 차지했고, 남자최우수연기상엔 송강호(영화부문 ‘밀정’), 공유(TV부문 ‘도깨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손예진과 서현진 역시 각각 영화, TV부문의 여자최우수연기상을 품에 안았다.특히 공유는 “자리에 서는 게 겁이 났다. 많은 인생을 살아서 헷갈린다. 내가 누구고 내가 어디로 가는지. 이 무겁고 큰 상은 나약한 저에게 정신 차리라고 이제 그만 주저하고 방황하지 말라고 주는 상으로 감사히 받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의 백미는 1부 마지막을 장식한 단역배우들의 무대였다. 얼굴이 생소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을 자아냈다. 무대에 유해진, 천우희 등 배우들이 눈물을 흘렸고 이어진 시상식에서도 계속해서 회자됐다. 김혜수는 “반성을 많이 했다. 엄살 부리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TV부문 연출상을 수상한 ‘낭만닥터 김사부’ 유인식 PD는 소신이 담긴 수상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상에 김사부 같은 사람이 어디 있냐고 묻더라. 나는 지난해 촛불 광장에서 수많은 김사부를 봤다. 원칙과 상식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故김영애는 공로상을 수상했다. 시상자로 나선 라미란과 박신혜는 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김영애의 연기 열정에 대해 말했다. 대리수상을 위해 나선 김영애의 아들은 “어머니도 기뻐하실 거다”라고 말했다.

백상예술대상은 영화와 TV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다음은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영화 대상=박찬욱 감독(‘아가씨’)
▲TV 대상=김은숙 작가(‘도깨비’)
▲영화 작품상=‘곡성’
▲영화 감독상=김지운 감독(‘밀정’)
▲영화 남자최우수연기상=송강호(‘밀정’)
▲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손예진(‘덕혜옹주’)
▲영화 남자조연상=김의성(‘부산행’)
▲영화 여자조연상=김소진(‘더킹’)
▲영화 남자신인연기상=류준열(‘더킹’)
▲영화 여자신인연기상=이상희(‘연애담’)
▲영화 신인감독상=연상호 감독(‘부산행’)
▲영화 시나리오상=윤가은 감독(‘우리들’)
▲영화 남자인기상=도경수(‘형’)
▲영화 여자인기상=윤아(‘공조’)
▲TV 작품상(드라마)=‘디어 마이 프렌즈’
▲TV 작품상(예능)=‘미운 우리 새끼’
▲TV 작품상(교양)=‘썰전’
▲TV 연출상=유인식 PD(‘낭만 닥터 김사부’)
▲TV 남자최우수연기상=공유(‘도깨비’)
▲TV 여자최우수연기상=서현진(‘또 오해영’)
▲TV 남자신인연기상=김민석(‘닥터스’)
▲TV 여자신인연기상=이세영(‘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TV 남자예능상=양세형(‘양세형의 숏터뷰’)
▲TV 여자예능상=박나래(‘나 혼자 산다’)
▲TV 극본상=노희경 작가(‘디어 마이 프렌즈’)
▲TV 남자인기상=박보검(‘구르미 그린 달빛’)
▲TV 여자인기상=김유정(‘구르미 그린 달빛’)
▲인스타일 베스트 스타일상=김하늘
▲공로상=故 김영애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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