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봉태규 / 사진제공=이음컨텐츠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웃음) 정말이에요. 내일이 오는 게 싫을 정도로 오늘이 행복합니다.”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 봉태규의 소감이다. 그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TOM 2관에서 진행된 연극 ‘보도지침'(연출 오세혁)의 프레스콜에서 연신 미소를 잃지 않았다.‘보도지침’은 1986년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 지에 ‘보도지침’ 584건을 폭로한 일화가 그것이다.

봉태규는 극중 신문사 사회부 기자 김주혁을 연기한다. 사건을 세상에 폭로하고 진실과 맞서는 인물로, 반대의 편에 선 캐릭터와 날선 대립각을 세운다.

무대 위에서는 크게 웃을 일이 없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웃음으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봉태규는 “지난주 연습이 모두 끝났다. 이렇게 다 같이 모인 건 오랜만”이라며 “첫 공연을 올리고 연출에게 ‘공연 올라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며 “다 같이 연습하는 게 정말 좋고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17년 연기를 했는데, 일을 하면서 ‘재미있다’라는 상태 혹은 기분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항상 연기를 할 때 스트레스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보도지침’은 달랐다.그는 “결과를 떠나서 연습하는 과정이 정말 행복했다. 연기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며 “무엇보다 이 작품을 했다는 것이 굉장히 만족스럽고 내일이 오는 게 싫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공연을 올린지 일주일도 안된 터라 스스로도 쑥스러웠는지 이내 “‘왜저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덧붙여 주위를 웃게 했다.

연극 ‘보도지침’ 공연 장면 /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다양한 무대 경험이 있는 실력파 배우들이 모인 만큼, 어느 작품보다 열정 넘치는 연습 과정이 저절로 그려지는 대목이다.또 하나 봉태규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도 따른 흥미를 느꼈고, 흔쾌히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사실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거절하려고 했다. 무대 위 연기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고민을 했었는데, 그때 캐릭터를 떠나 내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연출의 한마디가 와 닿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를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까먹었더라. 극중 인물을 떠나 자연인 봉태규가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봉태규는 “캐릭터와 실제 ‘나’를 접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연습 때 나오더라”며 “다른 배우들이 도와주고 연출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물에 맞춰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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