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일요예능 모음 / 사진=텐아시아 DB, MBC, KBS, SBS

2017년, ‘배수의 진’을 치지 않는다면 지상파 예능은 깊은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신선함으로 무장했던 신작 예능이 등장했던 2015년과 달리, 2016년 MBC·KBS·SBS는 신작 예능 농사에 실패했다. 각 방송사는 명절 연휴 혹은 시시때때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제2의 ‘복면가왕’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찾았지만, SBS ‘미운 우리 새끼’를 제외하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새로운 프로그램은 없었다. MBC ‘무한도전’·‘라디오스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1박 2일’, SBS ‘런닝맨’·‘정글의 법칙’ 등 2016년 이전부터 오랫동안 사랑 받았던 장수 프로그램만이 각 방송사 예능국의 체면을 지켜줬다.새로움보단 익숙함으로 승부했었던 지상파 예능, 그 중에서도 일요 예능은 2017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MBC ‘일밤’은 12월부터 ‘진짜 사나이2’의 뒤를 이어 몰래카메라를 소재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론칭했으나 대중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 2일’이 지키고 있는 KBS2 ‘해피선데이’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는 각각 13위, 38위(12월 2주 기준)를 보였다. SBS ‘일요일이 좋다’는 1부 ‘꽃놀이패’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가운데, 약 7년 간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런닝맨’이 오는 2월 폐지된다. 지상파 3사 중 압도적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방송국은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tvN이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일밤’·‘해피선데이’·‘일요일이 좋다’와 아직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tvN은 나영석 PD의 신작 ‘신서유기3’를 일요일 오후 9시 20분에 편성했다. tvN 관계자는 “‘신서유기’의 특성상 일요일 오후에 온가족이 함께 보고 웃으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일요일 편성을 결정지었다”고 밝혔다. 일요일은 그동안 tvN이 개척하지 못했던 유일한 시간대지만, ‘신서유기3’가 나영석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진 않을지 기대를 모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016년 지상파 예능은 쿡방·먹방·음악예능 등 인기 있는 포맷을 비슷하게 반복하고, 새로운 시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또, 최근 예능은 MC 중심의 예능이 아닌데 여전히 MC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 해 동안 지상파 예능이 부진했던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사실상 지금 주말예능은 무주공산이다. 시간대에 있어 지상파 3사가 이득을 가져가고 있지만 그에 어울리는 핫한 예능이 없다. tvN·JTBC가 괜찮은 아이템을 들고 도전한다면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주말 프라임 시간대도 지상파가 케이블·종편에 뺏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