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낭만닥터 김사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시그널’, ‘태양의 후예’, ‘도깨비’, ‘푸른 바다의 전설’ 포스터

2016년에도 수많은 드라마가 방송됐다. 무엇보다 올해는 스타작가들의 드라마가 돋보였다. 김은희·김은숙·강은경·박지은 작가는 제대로 된 이름값을 해내며 시청자들을 안방극장으로 끌어 모았다. 사전제작 역시 올해 드라마를 강타한 키워드 중 하나였다. 다만 수많은 작품들이 사전제작으로 선보였으나 ‘태양의 후예’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스타작가 성공시대를 가장 먼저 열었다. 김 작가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tvN ‘시그널’을 선보였다. 현재와 과거의 형사가 무전기로 교감하며 장기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치밀한 전개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몰입도를 높였다. 우리가 왜 미제 사건에 주목해야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작가는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진정성 있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13.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tvN 역대 시청률 2위에 이름을 올렸다.김은숙 작가는 상반기와 하반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상반기 KBS2 ‘태양의 후예’(2월~4월)로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운 김 작가는 하반기 tvN ‘도깨비’(12월~)로 또 다시 신드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 성공의 부재로 우려의 목소리도 컸으나 첫 회 14.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마지막 회에서는 38.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6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송중기는 아시아 스타로 우뚝 솟았다. ‘도깨비’는 도깨비·저승사자라는 설화적 요소 김은숙 작가의 특유의 통통 튀는 필력이 어우러지며 판타지 로맨스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늘 문제로 지적됐던 ‘대사발’대신 ‘서사’에 집중하며 자신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했다.

강은경 작가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11월~)로 다시 한 번 그 저력을 발휘했다. 보통 스타작가들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물 등 자신만의 뚜렷한 색채가 있다면 강 작가는 사극, 복수극, 가족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흥행시켰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크게 보면 의사들의 성장기지만 메디컬, 코믹, 로맨스, 스릴러가 모두 담긴 복합장르다. 출세 만능 시대, 돈으로 차별받는 현실 등 대한민국의 어두운 이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사회 고발까지 한다. 강 작가의 냉철한 필력은 ‘낭만’이 사라진 우리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8회가 시청률 21.7%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20%대 성적을 유지 중이다.

박지은 작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SBS ‘푸른 바다의 전설’(11월~)을 집필 중인 박 작가는 우리나라 설화집인 ‘어우야담’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어 심청(전지현)을 통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한 사람에게만 심장이 뛰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인어의 사랑 이야기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첫 방송부터 16.4%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방송된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이다. tvN ‘또 오해영’ 박해영 작가, JTBC ‘청춘시대’ 박연선 작가, MBC ‘W’(더블유)의 송재정 작가 등도 이목을 끌었다.

또한 올해 드라마 시장의 키워드 중 하나는 ‘사전제작’이었다. ‘태양의 후예’가 큰 성공을 거두며 사전제작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고, 여유 있는 제작환경으로 새로운 드라마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듯 했으나 사전제작으로 선보였던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와 KBS2 ‘함부로 애틋하게’,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안투라지’ 등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며 사전제작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이 불어 닥쳤다. 때문에 19일 첫 방송되는 KBS2 ‘화랑’과 내년 선보이는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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