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지난 3일 종영한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는 일과 가정 양 쪽에서 만능이었던 아내 정수연(송지효)의 외도와 이를 해결하려는 남편 도현우(이선균)의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극중 도현우는 아내의 외도에 당황하는 모습과 더불어 외도 상대였던 지선우(이석준)의 존재를 알고 나서도 마땅히 항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평범한 중년 가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현우의 심리는 인터넷 속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일일이 보고하고 자문을 구하는 방식으로 표현돼 과거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확실한 차별성을 확보했다.
또한 현우의 아내 수연 역시 불륜을 저지른 주체로서 시청자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던 것과 달리 극이 진행될수록 점차 설득력을 얻어갔다.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야심과 좋은 엄마, 아내이고자 했던 현대 여성들의 힘든 고충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것.
특히 수연은 기존 불륜 소재 드라마 속 등장인물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남편 현우에게 자신의 외도를 확실히 사과하고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면서 그 역시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을 감싸기 위해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한 현우의 엄마를 향해 “바람을 피운 건 저”라고 고백하는 장면이 수연의 이런 면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이처럼 현우와 수연의 가정사를 옳고 그름으로 단죄 할 수 없을 때 다른 한 쪽에서는 최윤기(김희원)·윤아라(예지원)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다양한 여인들과 불륜을 즐기는 나쁜 남편 윤기와 이를 모두 알고도 조용히 반격을 준비하는 아라의 모습은 ‘이.아.바’의 웃음을 담당하며 재미를 더했다.
또한 현우의 후배인 안준영(이상엽)·권보영(권보아)은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마치 로맨틱 코미디 같은 연애담을 보여주며 사랑을 받았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잠적이라는 아픈 사연을 지닌 준영과 이혼의 아픔에도 이를 보듬어 주는 보영이 점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복잡한 부부 관계를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시청자들의 숨통을 틔어줬다.
이런 ‘이.아.바’의 영리한 선택과 집중은 ‘불륜’이라는 소재만으로 막장 드라마의 기운을 느끼던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워킹맘의 고충은 물론 불륜이라는 선택이 한 가정을 얼마나 소리없이 무너뜨리는가를 보여주며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잡아내는데도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무리없이 납득시킨 연기자들의 노고 역시 칭찬할 만 하다.
‘이.아.바’가 아내의 불륜이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전쟁’과 달랐던 지점이 여기에 있다. 이들은 불륜을 미화하지도 않았고 오로지 불륜 가해자는 무조건 용서해선 안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을 현우가 고민을 상담하는 네티즌들처럼 만들면서 상대 배우자의 외도를 접한 극중 캐릭터의 결정을 존중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이.아.바’는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가공할 것인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으로 남았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 사진제공=JTBC, 드라마 하우스
‘이.아.바’가 불륜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현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지난 3일 종영한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는 일과 가정 양 쪽에서 만능이었던 아내 정수연(송지효)의 외도와 이를 해결하려는 남편 도현우(이선균)의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극중 도현우는 아내의 외도에 당황하는 모습과 더불어 외도 상대였던 지선우(이석준)의 존재를 알고 나서도 마땅히 항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평범한 중년 가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현우의 심리는 인터넷 속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일일이 보고하고 자문을 구하는 방식으로 표현돼 과거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확실한 차별성을 확보했다.
또한 현우의 아내 수연 역시 불륜을 저지른 주체로서 시청자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던 것과 달리 극이 진행될수록 점차 설득력을 얻어갔다.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야심과 좋은 엄마, 아내이고자 했던 현대 여성들의 힘든 고충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것.
특히 수연은 기존 불륜 소재 드라마 속 등장인물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남편 현우에게 자신의 외도를 확실히 사과하고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면서 그 역시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을 감싸기 위해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한 현우의 엄마를 향해 “바람을 피운 건 저”라고 고백하는 장면이 수연의 이런 면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이처럼 현우와 수연의 가정사를 옳고 그름으로 단죄 할 수 없을 때 다른 한 쪽에서는 최윤기(김희원)·윤아라(예지원)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다양한 여인들과 불륜을 즐기는 나쁜 남편 윤기와 이를 모두 알고도 조용히 반격을 준비하는 아라의 모습은 ‘이.아.바’의 웃음을 담당하며 재미를 더했다.
또한 현우의 후배인 안준영(이상엽)·권보영(권보아)은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마치 로맨틱 코미디 같은 연애담을 보여주며 사랑을 받았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잠적이라는 아픈 사연을 지닌 준영과 이혼의 아픔에도 이를 보듬어 주는 보영이 점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복잡한 부부 관계를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시청자들의 숨통을 틔어줬다.
이런 ‘이.아.바’의 영리한 선택과 집중은 ‘불륜’이라는 소재만으로 막장 드라마의 기운을 느끼던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워킹맘의 고충은 물론 불륜이라는 선택이 한 가정을 얼마나 소리없이 무너뜨리는가를 보여주며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잡아내는데도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무리없이 납득시킨 연기자들의 노고 역시 칭찬할 만 하다.
‘이.아.바’가 아내의 불륜이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전쟁’과 달랐던 지점이 여기에 있다. 이들은 불륜을 미화하지도 않았고 오로지 불륜 가해자는 무조건 용서해선 안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을 현우가 고민을 상담하는 네티즌들처럼 만들면서 상대 배우자의 외도를 접한 극중 캐릭터의 결정을 존중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이.아.바’는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가공할 것인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으로 남았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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