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확 달라졌다. SBS 라디오가 러브FM 5개, 파워FM 2개, 총 7개의 프로그램을 신설하며 청취자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SBS 라디오는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2016 SBS 라디오 봄 개편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디오 청취율 1위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흥국, 봉만대 감독, 남희석, 붐, 양세형, 윤형빈 등이 함께 해 각자 라디오 DJ로 마이크를 잡은 출사표를 던졌다.매주 주말 ‘배성재의 주말 유나이티드’로 청취자들을 만나던 배성재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배성재의 텐’으로 주중까지 진출했다. 일정상 함께 하지 못한 배 아나운서는 영상을 통해 “매일 오후 10시 청취자들을 만나게 됐다. 말랑말랑한 드라마에 익숙지 않았던 남자 청취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영상에서는 ‘국민 영웅’ 박지성 선수가 목소리로 배 아나운서의 라디오 진행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저도 영국에서 고릴라(SBS 라디오 모바일 앱)로 열심히 듣겠다”고 메시지를 보내 의리를 과시했다.

SBS 라디오는 전면 개편에 가까운 봄 개편으로 청취자들의 청취심(心)을 잡겠다는 각오다. 특히 파워FM보다 다소 성적이 떨어지는 러브FM은 메인 시간대를 모두 바꾼 공격적인 개편으로 청취율 공략에 나섰다. 이에 따라 11시 남희석을 시작으로 12시 윤형빈-양세형, 2시 붐, 4시 김흥국-봉만대 감독 등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출격을 선언했다.

이번 개편에 대해 김영우 SBS 라디오편성기획팀장은 ‘펀앤팟(Fun&Pod)’이라고 설명하며 “지난 가을 개편이 모바일 라디오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봄 개편으로 재미 요소를 더했다. 재미 요소를 위해 ‘말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입담꾼들을 DJ로 영입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입담꾼들을 모았다’는 SBS의 자신감처럼 기자간담회 역시 유쾌, 통쾌, 상쾌했다. DJ로 발탁된 스타들의 입담에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라디오에서의 말실수로 ‘김흥국 어록’을 탄생시킨 김흥국은 ’19금 토크의 달인’ 봉만대 감독과 손잡고 ‘김흥국-봉만대의 털어야 산다’를 선보인다.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터보의 시버 러버(사이버 러버)’, ‘우클라 대학(UCLA 대학)’, ‘방탄조끼(방탄소년단)’등 주옥 같은 어록을 남긴 바 있는 김흥국은 이날도 “첫 방송에 송중기만 나오면 될 것 같다. 송중기가 나와서 알파고와 대결했으면 좋겠다”고 또 하나의 김흥국 어록을 탄생시켰다.

윤형빈-양세형 역시 차진 입담으로 웃음꽃을 피게 했다. 윤형빈은 특히 MBC에서 라디오를 진행 중인 아내 정경미에 대한 경쟁심을 불태워 웃음을 선사했다. 윤형빈은 “저희 와이프가 저쪽(MBC)에서 DJ를 하고 있다. SBS에서 DJ를 맡게 된 이후에 와이프와 말을 섞지 않고 있다”며 “그분보다 청취율이 높게 나오지 않는 한, 와이프와 말하지 않겠다”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청취율 공약 역시 색달랐다. 윤형빈은 “청취율 1위를 하면 삭발식을 하겠다”고 말해 함께 DJ를 맡은 양세형을 당황케 했다. 자신을 말리는 양세형의 말에 그는 “그럼 눈썹이라도 밀겠다”고 재차 다짐했고, 양세형은 “허언증이 있다. 병이다, 병”이라고 재치있게 응수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붐은 ‘영스트리트’ 이후 3년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한다. 재치 넘치는 말솜씨로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붐은 나른한 오후 시간대 DJ를 맡아 차 안을 클럽으로 만든다는 독특한 콘셉트의 라디오 방송 ‘DJ 붐의 드라이빙 클럽’을 선보인다. 붐은 “DJ 할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면서 청취자와 소통하는 건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열정적인 방송으로 보답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발은 화기애애했다. 이제 본격적인 여정이 남았다. 활기찬 입담꾼들의 영입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SBS 라디오의 여정은 꽃길일까, 가시밭길일까. SBS 라디오의 본격적인 봄 개편은 오는 28일부터 시작된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서예진 기자 yejin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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