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돌아와요 아저씨’ 7회 2016년 3월 16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자고로 등잔 밑이 가장 어두운 법. 김영수(김인권)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시킨 자는 바로 영수가 회사에서 가장 가깝게 지냈던 정지훈(윤박)이었다. 영수, 아니 이제 이해준(정지훈)은 한홍난(오연서)과 함께 지훈의 배후이자 영수 자살 위장 사건을 일으킨 주범, 차재국(최원영)을 잡고자 한다. 홍난은 제갈길(강기영)의 도움을 받아 송이연(이하늬) 스캔들 조작 사건의 상대남 유혁(박민우)이 재국에게 협박당했다는 것을 녹음한다. 해준은 죽을 당시 보았던 헬리캠을 기억해내고, 마침내 자신이 자살하지 않았음이 드러난 영상을 찾아낸다.리뷰
죽은 자가 돌아왔다. 돌아온 자들은 우습게도 내 죽음의 진실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 해준은 자기 자신 영수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홍난은 날 죽음으로 이끈 배후의 실체 재국을 캐야 한다. 해준, 홍난이 역송 후 자신들의 바뀐 몸에 적응하느라 좌충우돌 해프닝을 일으키며 재미를 주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 해준은 각성해야 했다. 갑작스럽게 선진그룹 회장 아들에 훈남 몸짱이 된 상황에 더는 취해 있지 말고, 다혜·지훈 사이에서 유치하게 질투하지만 말고.
해준의 각성은 예상 못 했던 곳에서 터졌다. 해준 살아생전 가장 믿었던 회사 후배 지훈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영수 죽음을 자살로 위장시킨 배신자였다. 그 충격적인 반전은 해준을 변화시킨다. 지훈은 영수를 배신하고서도 뻔뻔하게 비수를 꽂는 말을 한다. “영수가 죽은 게 다혜(이민정) 인생의 오점”이라고. 가장 사랑하는 아내에게 내 죽음이 바로 가장 큰 오점이었다면, 적어도 날 오점으로 만들어버린 인간을 가만 둘 순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해준은 홍난과 손을 잡고 재국을 무너뜨리기로 한다.
악의 축 재국을 향한 복수가 본격화되었음에도 드라마의 코믹 요소는 죽지 않았다. 뒤뚱뒤뚱 패션쇼장을 도망가는 홍난이나, 제갈길·홍난이 합동 작전을 펼친 유혁 속이기 프로젝트 모두 꿀잼이었다. 여기에 지상에 행차하신 마야(라미란)는 깨알 웃음을 주고 갔다.해준·홍난은 재국을 잡고자 패션쇼를 준비하는데 마야가 천사처럼 다가와 힌트를 준다. 일부러 패션쇼장 헬리캠이 떨어지게 해 해준이 죽기 직전 본 게 새가 아니라 불꽃축제를 찍던 헬리캠임을 깨닫게 해준 것. 불꽃축제를 담은 헬리캠, 거기서 얻어걸린 영수의 죽음 전후 동영상 확보란 또다시 예상치 못한 상황 반전이 일어났다. 이 반전으로 해준은 결국 재국과 지훈, 백화점 중역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영수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과로사”라고 자기 죽음을 증명해낸다. 옥상에서 실수로 추락해 죽은 것인데 ‘과로사’라고 한 것이 좀 설득력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마지막 회쯤에야 보통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보통 드라마들과 달리 ‘돌아와요 아저씨’는 단 7회 만에 죽음의 진실을 밝혀냈다. 이렇게 빨리 죽음의 진실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이 드라마가 권력·부에 가려진 진실은 아무런 힘도 없다는 ‘진실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해준이 아무리 진실을 외쳐봤자 아직은 재국 아래다. 실제 드라마에서 보여준 현실도 그랬다. 해준이 영수 유가족에게 사과·보상해라 울부짖어도, 재국과 백화점 중역들의 반응은 싸했고, 당사자 다혜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했으니까.
그동안은 갑자기 을에서 갑이 된 해준 캐릭터의 개성은 주로 코믹한 웃음을 주는 데 활용됐다. 이제는 해준이 갑이 되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점장으로서 실력 발휘를 하며 재국과의 본 게임, 을이 갑을 이기는 싸움을 시작할 차례다.
수다포인트
– 패션쇼 모델로 선 백화점 사장과 설 뻔한 점장. 실제 현실이라면 가능?
– 해병 잡는 귀신? 귀신 잡는 해병? 나석철(오대환) 오늘도…
– 정지훈이 윤박한테 정지훈이라고 부르며 혼낼 때마다 묘하네요.
– 본편보다 재밌는 에필로그, 미역 뜯는 정지훈, 벌서는 천사 라미란
이윤미 객원기자
사진. 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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