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V앱에는 인디 뮤지션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채널들이 등장하고 있다

[텐아시아=이은호 기자]지난 16일 오전 도착한 라이브 클럽 데이 보도자료에는 흥미로운 문구가 있었다. 오는 26일 펼쳐질 라이브 클럽 데이에서 V앱을 활용한 기획 공연을 펼친다는 내용이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앞서 오픈 쇼케이스를 통해 선정된 신예 두 팀(57, 클랩스)과 솔루션스, 쏜 애플이 함께하는 스페셜 스테이지를 V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라며 “보다 많은 분들에게 이번 무대를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V앱의 주 타깃 층은 아이돌 팬들이었다. V앱은 스타와 팬의 실시간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생중계 방송. 앱 출시 초기, 그룹 방탄소년단, 씨엔블루, 빅뱅, 갓세븐 등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앨범 발매 카운트다운, 쇼케이스 생중계 등 컴백 프로모션의 일환으로도 활용되는 추세다.눈 여겨 봐야 할 점은 V앱의 팽창이 단순히 아이돌 콘텐츠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우들의 개인 채널 역시 속속 늘어났고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방송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비주류로 취급받던 인디 뮤지션들도 V앱에 얼굴을 비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칵스, 소란, 데이브레이크 등이 소속된 해피로봇레코드와 10cm, 선우정아 등이 소속된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가 인디 레이블 중 유이하게 V앱 채널을 개설했다. 현재 두 레이블은 각가 2만 6,000여 명, 5만 2,000여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상태다.

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해피로봇레코드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V앱 방송이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V앱 방송이 아이돌 그룹과 맞먹는 수준의 하트를 얻고 있다는 것. 아티스트들 역시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즐긴다는 후문이다.신규 팬 유입의 효과도 있다. 관계자는 “V앱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되는 사례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면서 “V앱의 푸쉬 알람을 통해 유입된 시청자들이 오프라인 공연까지 찾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걸그룹 바버렛츠의 V앱 방송. 다국적 팬들의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 팬들에게도 V앱은 좋은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많은 인디 뮤지션들, 특히 밴드의 경우에는 국내보다는 (음악적 다양성이 존중받는)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는 사례가 빈번하다. 바버렛츠가 대표적인 예. 실제로 지난 16일 진행된 바버렛츠의 V앱 방송 댓글을 살펴보면 영미, 아시아권 팬의 반응은 물론, K팝 불모지인 터키, 러시아 팬들의 코멘트를 발견할 수 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팀에게도 V앱 입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네이버 온스테이지 무대의 생중계 방송을 통해서다. 온스테이지는 네이버 문화재단이 만든 창작자 지원 사업으로 매주 인디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 영상을 온라인 페이지에 업로드한다. 특히 온스테이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신진 뮤지션의 ‘발굴’에 있다. 비교적 덜 알려진 뮤지션들을 대중에게 소개하겠다는 취지. V앱은 인디 뮤지션과 시청자의 만남을 확대시켜줄 훌륭한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상엔 많고 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있고 그 가운데서도 V앱에 출연하는 팀은 소위 ‘먹고 살만한’, 그러니까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인정받은 팀들일 테다. 말하자면 V앱이 인디뮤지션들을 구원해주지는 못할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인디 뮤지션의 V앱 진출은 분명 눈 여겨 볼 일이다. V앱은 인디 음악을 대중에 노출할 수 있는 좋은 창구이고, 그것은 인디 뮤지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더불어 물리적인 거리나 시간상의 이유로 공연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팬들에게도 V앱은 꽤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자, 그러니 인디 팬들이여. V앱을 ‘덕질’ 도구로 활용해보자. 혹시 아는가.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V앱 인디 채널이 생길지.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네이버 V앱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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