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박수정, 이은호 기자]

길고 긴 설 연휴가 시작됐다. 무려 5일간 이어지는 ‘빨간날’의 행진. 그만큼 설렘도 길고, 즐거움도 길다. 하지만 어디 좋은 것만 길 수 있을까. 도로 위 귀성(귀경) 차량의 행렬도 길고, 싱크대 속 설거지 더미도 길며, 친척들 잔소리도 길다. 그래서 준비했다. 기쁨은 늘려주고 무료함은 달래줄 텐아시아의 플레이리스트!

# 김하진의 플레이리스트 하나, 도로 위에서 편안한 휴식을…

아무리 작전을 세우고, 머리를 굴려봐도 막히는 건 똑같다. ‘민족대이동’의 시작, “왜 이렇게 사람이 많냐”고 투덜대기 전에 조용히 이어폰을 꺼내들자. 한주 동안 ‘열일’한 당신, 꽉 막힌 도로와 멈춰버린 차에서 잠을 청해보자. 제대로 된 숙면을 위해서는 그 어떤 거슬림도 없어야 한다. 잔잔하고 부드러운, 맑고 고운 멜로디와 목소리가 필수 조건. 그렇다면, 시작은 신승훈의 ‘해, 달, 별 그리고 우리’로. 미성의 신승훈에 어쿠스틱 기타 선율, 배우 김고은의 티 없는 목소리가 얹어지면, 빠져들기 딱 좋다. 이어지는 김동률의 ‘감사’는 마치 엄마의 뱃속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를 아이유가 ‘안경’으로 받아서 묘한 안정감을, ‘상록수’ 속 강타는 안락함을 담당한다. 끝으로 윤건의 ‘라떼처럼’이 흐르는 순간, 당신은 꿈나라 무사 입성.

# 박수정의 플레이리스트 둘, 그리움과 설렘

고향으로 달려가는 기차나 버스 안. 바쁜 일상에, 또 생계에 치여 지친 몸을 달래러 가는 마음은 그립고 설렌다. 오랜만에 볼 부모님과 친구들 얼굴 생각에 여행 가듯 들뜨기도 하고, 아련한 그리움이 가슴 한 켠에 먹먹하게 남아 있다. 그립고 들뜬 마음을 함께 해 줄 노래를 추천한다. 학창시절 감수성을 일깨어 줄 ‘시간을 달려서’, 부모님의 소중함을 알려줄 ‘양화대교’, 들뜬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트래블러(Traveler)’. 혹시나 축 쳐진 어깨로 고향을 방문할 청춘들을 위해 추천하는 노래, ‘이 정도’. 고향에 가면 ‘준비된 어깨’가 있다!

# 이은호의 플레이리스트 셋, 추억의 노래

익숙한 귀성 풍경 하나. 졸음에 겨운 아버지. 옆에서 귤 까주는 어머니.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아 넣은 채,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든 자녀들. 익숙한 귀성 풍경 둘. 졸음에 겨운 아버지. 말 거는 어머니. 대화는 곧 싸움으로 이어지고 “내가 다신 시골 내려가나 봐라!” 고성이 오가는 현장. 이런 가정에게 추천한다.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이 플레이리스트와 함께라면 새로운 귀성 풍경도 가능하다. 귀성 풍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부르며 연애시절 추억에 빠져드는 부모님과 입 모아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는 자녀들의 모습. 동화가 따로 없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박수정 기자 soverus@, 이은호 기자 wild37@
디자인. 박수정 기자
사진. 신승훈, 여자친구, 조용필 재킷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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