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진기주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들과 많이 닮아 보였다. 그녀는 tvN ‘두번째 스무살’에서 일분도 허투루 쓰지 않던 스무 살 대학생 박승현을 연기하며 데뷔했다. 극중 승현은 지하철에서 짬짬이 책을 읽고, 수업이 없을 때면 ‘알바’로 등록금과 용돈을 벌었다. ‘열심’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었다. ‘두번째 스무살’ 이후, MBC ‘퐁당퐁당 LOVE(러브)’에선 조선의 국모 소현과 모범생 소현을 맡았다. 아버지 뜻대로 살아야 했기에 자신의 꿈은 입 밖으로 낼 수 없던 캐릭터. 그러다 단비(김슬기)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속에 품었던 작은 열망을 꺼내 보였다.
“대학생 땐 기자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집에서 반대가 심해서 4학년 땐 1년 내내 싸웠어요. 결국엔 부모님의 뜻대로 일반 기업에 취직해서, IT 컨설턴트로 일하게 됐어요. 그때가 스물셋이었으니깐, 3년 정도 다닌 후에 다시 사회에 나와도 괜찮겠다 싶었죠. 3년은 못 채웠어요. (웃음) 2년쯤 다니고 나왔어요. 회사를 그만두고선 ‘하고 싶은 걸 찾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용기가 안 났어요. 연기가 하고 싶어졌는데, 혼자 끙끙거리기만 했을 뿐, 부모님께 말도 못 꺼냈죠. 기자 시험 준비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자연스레 다시 그 시험 준비를 했고, 공채에 합격해서 강원 민방에서 근무했어요. 수습 기간 동안 ‘내가 원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습 기간이 힘들어서 나갔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그 기간 3개월은 다 마치고 그만뒀어요. 그 뒤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나가 본선 진출할 수 있었고, 지금의 소속사에도 들어올 수 있었죠.”한 편의 영화 같은 얘기였다.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리도 험난했을 줄이야.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부모님의 기대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했던 일 모두, 오롯이 그녀 스스로가 감내해야 할 짐이었다. “6개월이 6년처럼 길게 느껴졌다”던 그 시절을 지나오면서 그녀는 “삶의 내공”을 얻었고,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욱 짙어졌다.
“tvN ‘두번째 스무살’이 제 첫 작품이에요. 인생에서의 첫 촬영이 최지우 선배님과 붙는 신이었는데, 혹시 기억하세요? 도서관에서 “이거 제 책인데요”하고 가져갔던 장면이요. ‘투 샷’으로 모니터에 잡히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저만 합성한 것 같고 그랬어요. (웃음) MBC ‘퐁당퐁당 러브’는 ‘두번째 스무살’ 중-후반부 시작할 때 촬영에 들어갔어요. 소현이란 캐릭터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2부작 단막극이었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걸 잘 못 살려서 많이 아쉬워요. 다시 보면서 ‘왜 대사 톤이 저기서 저렇게 올라갔지?’ ‘목소리를 왜 저렇게 냈지?’ 했거든요. 그래도 극중 아버지에게 “제 꿈은요, 더 이상 구중궁궐에서 혼자 외롭지 않는 겁니다”를 말하던 신은 촬영하면서는 만족했어요. 그 신 찍고 나서 감독님이 “기주야, 누가 널 신인이라고 보겠어”라고 칭찬해주기도 하셨거든요. 그런데 TV로 보니, 전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이어, “일이 계속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웃어 보이던 그녀는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에 출연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완성해 나가고 그것을 얻어내기 위해 기다리는 과정이 꽤 고단할 법도 한데, “배우의 직업적인 사이클이 딱 맞는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제가 새로운 걸 계속하고 싶어하는 성격이 있어서, 그런 점에서 보면 연기를 하는 게 너무 좋아요. 할 때마다 새롭잖아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을까 싶었던 것들을 노력해서 이뤘을 때의 성취감이 커요. 뭔가 계속, 시험과 시험의 연속인 것 같지만, 괜찮아요. 그 후에 얻는 보상이 크거든요. 성취감도 그렇고, “‘두번째 스무살’에서 보고 좋아해서 ‘퐁당퐁당 러브’도 봤어요”라고 말해주시는 분을 보고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20대의 한 시절을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녀는 ‘스스로를 믿었’기에 지금의 ‘시작’을 얻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문제집에서 본 ‘Trust Yourself(네 자신을 믿어라)’라는 글귀를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떳떳하게 살기 위해 도전했던 시간은 끝내 배우의 길로 그녀를 이끌었다. “막상 꿈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많이 무서웠”던 그때가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향하지 않았을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2016년 말 정도가 되어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던 조심스러움은 어쩌면 그동안 보내온 시간 속에서 얻은 지혜일 수도 있을 게다. 현재를 충실히 보내는 것, 그 시간이 진기주의 내일을 만들어 낼 테니.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진기주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들과 많이 닮아 보였다. 그녀는 tvN ‘두번째 스무살’에서 일분도 허투루 쓰지 않던 스무 살 대학생 박승현을 연기하며 데뷔했다. 극중 승현은 지하철에서 짬짬이 책을 읽고, 수업이 없을 때면 ‘알바’로 등록금과 용돈을 벌었다. ‘열심’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었다. ‘두번째 스무살’ 이후, MBC ‘퐁당퐁당 LOVE(러브)’에선 조선의 국모 소현과 모범생 소현을 맡았다. 아버지 뜻대로 살아야 했기에 자신의 꿈은 입 밖으로 낼 수 없던 캐릭터. 그러다 단비(김슬기)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속에 품었던 작은 열망을 꺼내 보였다.
“대학생 땐 기자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집에서 반대가 심해서 4학년 땐 1년 내내 싸웠어요. 결국엔 부모님의 뜻대로 일반 기업에 취직해서, IT 컨설턴트로 일하게 됐어요. 그때가 스물셋이었으니깐, 3년 정도 다닌 후에 다시 사회에 나와도 괜찮겠다 싶었죠. 3년은 못 채웠어요. (웃음) 2년쯤 다니고 나왔어요. 회사를 그만두고선 ‘하고 싶은 걸 찾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용기가 안 났어요. 연기가 하고 싶어졌는데, 혼자 끙끙거리기만 했을 뿐, 부모님께 말도 못 꺼냈죠. 기자 시험 준비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자연스레 다시 그 시험 준비를 했고, 공채에 합격해서 강원 민방에서 근무했어요. 수습 기간 동안 ‘내가 원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습 기간이 힘들어서 나갔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그 기간 3개월은 다 마치고 그만뒀어요. 그 뒤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나가 본선 진출할 수 있었고, 지금의 소속사에도 들어올 수 있었죠.”한 편의 영화 같은 얘기였다.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리도 험난했을 줄이야.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부모님의 기대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했던 일 모두, 오롯이 그녀 스스로가 감내해야 할 짐이었다. “6개월이 6년처럼 길게 느껴졌다”던 그 시절을 지나오면서 그녀는 “삶의 내공”을 얻었고,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욱 짙어졌다.
“tvN ‘두번째 스무살’이 제 첫 작품이에요. 인생에서의 첫 촬영이 최지우 선배님과 붙는 신이었는데, 혹시 기억하세요? 도서관에서 “이거 제 책인데요”하고 가져갔던 장면이요. ‘투 샷’으로 모니터에 잡히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저만 합성한 것 같고 그랬어요. (웃음) MBC ‘퐁당퐁당 러브’는 ‘두번째 스무살’ 중-후반부 시작할 때 촬영에 들어갔어요. 소현이란 캐릭터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2부작 단막극이었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걸 잘 못 살려서 많이 아쉬워요. 다시 보면서 ‘왜 대사 톤이 저기서 저렇게 올라갔지?’ ‘목소리를 왜 저렇게 냈지?’ 했거든요. 그래도 극중 아버지에게 “제 꿈은요, 더 이상 구중궁궐에서 혼자 외롭지 않는 겁니다”를 말하던 신은 촬영하면서는 만족했어요. 그 신 찍고 나서 감독님이 “기주야, 누가 널 신인이라고 보겠어”라고 칭찬해주기도 하셨거든요. 그런데 TV로 보니, 전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이어, “일이 계속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웃어 보이던 그녀는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에 출연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완성해 나가고 그것을 얻어내기 위해 기다리는 과정이 꽤 고단할 법도 한데, “배우의 직업적인 사이클이 딱 맞는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제가 새로운 걸 계속하고 싶어하는 성격이 있어서, 그런 점에서 보면 연기를 하는 게 너무 좋아요. 할 때마다 새롭잖아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을까 싶었던 것들을 노력해서 이뤘을 때의 성취감이 커요. 뭔가 계속, 시험과 시험의 연속인 것 같지만, 괜찮아요. 그 후에 얻는 보상이 크거든요. 성취감도 그렇고, “‘두번째 스무살’에서 보고 좋아해서 ‘퐁당퐁당 러브’도 봤어요”라고 말해주시는 분을 보고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20대의 한 시절을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녀는 ‘스스로를 믿었’기에 지금의 ‘시작’을 얻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문제집에서 본 ‘Trust Yourself(네 자신을 믿어라)’라는 글귀를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떳떳하게 살기 위해 도전했던 시간은 끝내 배우의 길로 그녀를 이끌었다. “막상 꿈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많이 무서웠”던 그때가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향하지 않았을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2016년 말 정도가 되어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던 조심스러움은 어쩌면 그동안 보내온 시간 속에서 얻은 지혜일 수도 있을 게다. 현재를 충실히 보내는 것, 그 시간이 진기주의 내일을 만들어 낼 테니.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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