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김연우가 눈물을 흘렸다. 천안에서 진행된 전국 투어 콘서트 무대 위에서, “고음이 올라가지 않아 공연을 중단하겠다”고 거듭 사과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우선 자신을 기다린 관객들에게 미안했을 테고, 목이 악기인 가수가 관리를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는 분함도 있었을 것이다.

김연우는 지난 12일 천안 남서울대학교 성암문화 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투어 ‘신이라 불리는 남자’의 오프닝 곡 이후 공연을 중단했다. 당시 그는 “성대에 이상은 없지만 고음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이대로는 공연을 진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이후 김연우는 공연장 입구에서 관객들을 만나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은 즉시 환불을 받았으며,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이들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될 예정이다.

소속사 미스틱89에 따르면 당일 리허설 때 목에 문제가 생겼으나,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김연우의 뜻에 따라 공연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고음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더 이상 공연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중단하게 됐다. 현재 김연우는 치료와 더불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며, 계획된 콘서트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

사실 관객들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컨디션 난조로 공연을 취소하기란 쉽지 않다. 수많은 눈이 자신을 향해있고, 목 상태가 다소 좋지 않더라도 무리하게 진행해서 ‘별로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오히려 쉬운 선택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김연우는 스스로 어려운 길을 택했다. 속에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사하고 싶다’는 가수의 열망이 담겨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이라고 불리는’ 김연우이니 더더욱 관객들은 기대에 부풀어 공연장을 찾았을 테고,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을 통해 잔뜩 기대하고 왔을 게 분명하다. ‘공연의 신’ 김연우도 분명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지만, 숙고 끝에 ‘노래를 제대로 하자’는 방향으로 정했고 ‘질 높은 공연’을 택했다.

공연 당일 취소라는 사례가 김연우가 처음은 아니다. 빈번한 건 아니지만, 놀랄 정도로 드문 일도 아니다. 주로 완성도 높은 공연, 보다 나은 질로 관객 앞에서 서겠다는 가수들이 이 같은 결정을 한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싸늘하다.

최근 마룬5가 대구에서 진행되는 내한공연을 당일 돌연 취소해 팬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애덤 리바인의 목 근육 이상이 이유였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꾀병’이란 설까지 돌며 비난을 샀다. 예정된 공연을 취소한다는 건 이처럼 관객들의 따가운 시선을 동반한다.하지만 이번 김연우의 경우는 다소 반응이 다르다. 당시 공연을 보러 간 관객뿐만 아니라,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빨리 쾌차하길 바란다”고 빌었다.

김연우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다른 이유는 분명 있다. 그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써 무대에 올랐고, 오프닝 곡도 불렀지만 ‘이대로 관객들 앞에서 설 수 없겠다’고 판단해 눈물까지 보이며 고백했다. 이후에도 공연장 밖에서 일일이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며 거듭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가수의 진심어린 고백이 통한 결과가 아닐까.

지금 가장 괴로운 건 김연우다. 전국 투어라는 대장정이 반이나 남았고, 당장 오는 18일 수원 공연도 예정돼 있다. ‘신’이라 불리는 ‘공연의 신’ 김연우가 하루빨리 쾌유해 듣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고음으로 돌아오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미스틱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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