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1회, 2015년 12월 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기억 천재 서진우(유승호)는 알츠하이머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 서재혁(전광렬)과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재혁은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다. 이는 답보 상태에 머무른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종결짓기 위해 홍무석(엄효섭) 검사가 재혁에게 누명을 씌운 것. 그러나 이와 관련해 기억이 전혀 없는 재혁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는커녕 검찰의 말을 믿고 본인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을 한다. 하루아침에 살인범의 아들이 된 진우는 4년 후 변호사가 돼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나섰다.리뷰
포석은 바둑에서, 중반 이후의 싸움에서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을 말한다. 바둑에서 포석은 마치 기초공사와도 같아서 어떻게 돌을 깔아두느냐에 따라 흑과 백의 전투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은 이 작품만의 독특한 설정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가볍게 돌아보며 앞으로의 ‘꿀잼’ 전개를 위한 포석을 끝마쳤다.
버스 안 소매치기 사건으로 주인공 서진우와 이인아(박민영)의 관계를 한 번에 설명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인아가 진우를 소매치기로 오해했고, 그 과정에서 진우는 자신이 또렷하게 기억하는 정보들을 토대로 인아의 지갑을 훔쳐간 범인을 제보했다. 이 드라마의 독특한 설정인 진우의 ‘과잉기억증후군’을 튀지 않게 물 흐르듯 설명하고, 더불어 정의를 실현하고 싶은 열혈 법대생이지만 어딘가 2% 부족한 인아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만일 진우의 능력을 구구절절 설명했다면, 시청자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소매치기 사건은 영리하게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잡고,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남규만(남궁민)은 그의 악함이 디테일하게 표현됐다. 규만은 비서실장인 친구 안수범(이시언)을 길 한 가운데서 내리게 하거나 회사 직원들에게도 90도로 고개를 숙이라는 등 꼼꼼한 갑질을 보여줬다. 또한, 자신이 주최한 사교파티에서 트로트를 부르라고 오정아(한보배)에게 난동을 부리는 장면에서는 ‘리멤버’에서 남궁민이 도전한 남규만은 지난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남궁민이 맡았던 권재희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정아를 죽인 진범이 규만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다. 규만이 앞으로 어떻게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자아낼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리멤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아, 규만에게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향기가 묘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박동호(박성웅) 변호사가 ‘리멤버’의 히든카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회에서 법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불량스러운 조폭 변호사. 등판 간격을 조절해 승소율 100%를 완성한 변호사 박동호는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그동안 절대 질 것 같은 승부에는 등판하지 않았던 박동호가 2회 예고 말미에 “오늘부터 서재혁 씨 변호를 맡았다”며 법정에 들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가 어떻게 재혁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인지, 사회고위층이 설계해놓은 재판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진우와는 어떤 케미를 보여주며 어떻게 관계가 발전해 나갈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1회 만에 ‘리멤버’는 ‘꿀잼’을 위한 포석을 끝마쳤다. 다만 포석은 포석일 뿐, 포석이 승리를 장담해주지 않는다. ‘리멤버’ 역시 1회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앞으로 이야기 전개를 위한 기초공사일 뿐, 이것이 ‘꿀잼’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무대는 완성됐다는 것이다. 안방극장의 관객들은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과 영화 ‘변호인’을 썼던 윤현호 작가의 신들린 필력, 이창민 감독의 탁월한 연출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리멤버’는 ‘꿀잼’을 완성할 수 있을까. 챙겨 볼 수목드라마가 하나 생겼다.
수다 포인트
– 오늘의 사이다 : 앞으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판단하지마세요. 누군가의 인생에 달린 일이라면, 그리고 법대생이라면 더더욱.
– 오늘의 PPL : 아빠피자 (1회니까 일단 박스만 등장)
– 오늘의 미스터리 : 검찰청 앞에서 사형을 주장하던 아저씨들은 어떻게 진우가 재혁이 아들인 줄 알았을까요?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방송화면 캡처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1회, 2015년 12월 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기억 천재 서진우(유승호)는 알츠하이머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 서재혁(전광렬)과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재혁은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다. 이는 답보 상태에 머무른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종결짓기 위해 홍무석(엄효섭) 검사가 재혁에게 누명을 씌운 것. 그러나 이와 관련해 기억이 전혀 없는 재혁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는커녕 검찰의 말을 믿고 본인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을 한다. 하루아침에 살인범의 아들이 된 진우는 4년 후 변호사가 돼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나섰다.리뷰
포석은 바둑에서, 중반 이후의 싸움에서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을 말한다. 바둑에서 포석은 마치 기초공사와도 같아서 어떻게 돌을 깔아두느냐에 따라 흑과 백의 전투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은 이 작품만의 독특한 설정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가볍게 돌아보며 앞으로의 ‘꿀잼’ 전개를 위한 포석을 끝마쳤다.
버스 안 소매치기 사건으로 주인공 서진우와 이인아(박민영)의 관계를 한 번에 설명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인아가 진우를 소매치기로 오해했고, 그 과정에서 진우는 자신이 또렷하게 기억하는 정보들을 토대로 인아의 지갑을 훔쳐간 범인을 제보했다. 이 드라마의 독특한 설정인 진우의 ‘과잉기억증후군’을 튀지 않게 물 흐르듯 설명하고, 더불어 정의를 실현하고 싶은 열혈 법대생이지만 어딘가 2% 부족한 인아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만일 진우의 능력을 구구절절 설명했다면, 시청자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소매치기 사건은 영리하게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잡고,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남규만(남궁민)은 그의 악함이 디테일하게 표현됐다. 규만은 비서실장인 친구 안수범(이시언)을 길 한 가운데서 내리게 하거나 회사 직원들에게도 90도로 고개를 숙이라는 등 꼼꼼한 갑질을 보여줬다. 또한, 자신이 주최한 사교파티에서 트로트를 부르라고 오정아(한보배)에게 난동을 부리는 장면에서는 ‘리멤버’에서 남궁민이 도전한 남규만은 지난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남궁민이 맡았던 권재희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정아를 죽인 진범이 규만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다. 규만이 앞으로 어떻게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자아낼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리멤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아, 규만에게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향기가 묘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박동호(박성웅) 변호사가 ‘리멤버’의 히든카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회에서 법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불량스러운 조폭 변호사. 등판 간격을 조절해 승소율 100%를 완성한 변호사 박동호는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그동안 절대 질 것 같은 승부에는 등판하지 않았던 박동호가 2회 예고 말미에 “오늘부터 서재혁 씨 변호를 맡았다”며 법정에 들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가 어떻게 재혁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인지, 사회고위층이 설계해놓은 재판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진우와는 어떤 케미를 보여주며 어떻게 관계가 발전해 나갈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1회 만에 ‘리멤버’는 ‘꿀잼’을 위한 포석을 끝마쳤다. 다만 포석은 포석일 뿐, 포석이 승리를 장담해주지 않는다. ‘리멤버’ 역시 1회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앞으로 이야기 전개를 위한 기초공사일 뿐, 이것이 ‘꿀잼’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무대는 완성됐다는 것이다. 안방극장의 관객들은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과 영화 ‘변호인’을 썼던 윤현호 작가의 신들린 필력, 이창민 감독의 탁월한 연출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리멤버’는 ‘꿀잼’을 완성할 수 있을까. 챙겨 볼 수목드라마가 하나 생겼다.
수다 포인트
– 오늘의 사이다 : 앞으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판단하지마세요. 누군가의 인생에 달린 일이라면, 그리고 법대생이라면 더더욱.
– 오늘의 PPL : 아빠피자 (1회니까 일단 박스만 등장)
– 오늘의 미스터리 : 검찰청 앞에서 사형을 주장하던 아저씨들은 어떻게 진우가 재혁이 아들인 줄 알았을까요?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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