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석민 인턴기자]

청춘도 울었고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길고 긴 터널의 끝에서 한 줄기의 빛을 본 순간, 불의의 부상을 마주해야만 했던 축구 미생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깊은 탄식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2 ‘청춘FC 헝그리일레븐’ 14회분에서는 청춘FC의 공격 루트를 책임졌던 오성진 선수의 부상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눈물 섞인 아쉬움을 자아냈다.성남FC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꿀맛 같은 휴식을 보냈던 오성진 선수. 고된 훈련에 잠깐이라도 휴식을 보내고 싶은 어린 나이지만 밤늦게까지 일하시는 어머니를 걱정하며 일손을 보태는 착한 아들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축구에 대한 꿈을 안고 브라질 유학을 떠났던 오성진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재에도 축구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다. 홀로 뒷바라지를 해 오신 어머니를 푹 쉬게 해드리고 싶었던 것이 그 이유 중에 하나였다.

어머니가 끓여 주신 따뜻한 김치찌개로 휴가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훈련장으로 돌아온 오성진. 사타구니 근육통증으로 훈련에서 제외됐지만 하루라도 허투루 보낼 수 없어 개인 훈련으로 다시 의지를 다졌다. 불의의 부상은 이때 찾아왔다. 헛발을 디디고야 만 것. 최근 경기에서 최고의 폼을 선보이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던 오성진의 강한 의지가 되레 발목을 잡고 만 것이다.

상태는 심각했다. 오랜 시간 훈련을 반복해오며 힘이 무리하게 발에 집중됐고 그 결과 다섯 번째 중족골의 3분의 2가 부러졌다. 청춘FC의 팀 닥터 정태석 박사는 수술과 재활기간에 약 5개월 진단을 내렸다. 종착역을 향해 온 청춘FC로는 마지막이 되어버린 오성진은 동료들 앞에서 말없이 흐느끼며 울었다. “다 왔는데 다 왔는데”라며 비통한 눈물을 쏟아낸 오성진. 자신을 짓눌렀던 현실의 무게감에 좌절할 법도 했지만 되레 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걱정했고 운동장에 다시 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가슴 뻐근해지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던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예측불허의 스포츠 예능으로 주말 안방극장의 공기를 바꿔놓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35분 KBS2에서 방송된다.

윤석민 인턴기자 yun@
사진. KBS2 ‘청춘FC 헝그리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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