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처음이라서’ 1화 2015년 10월 7일 수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윤태오(민호), 한송이(박소담), 서지안(김민재), 오가린(조혜정), 최훈(이이경)은 10년 지기 친구들. 특히 태오와 송이는 유치원 때부터 함께한 15년 지기이다. 태오는 자신의 첫 사랑이 송이가 아니라고 애써 부인한다. 이에 태오는 이상형을 만나기 위해 10번째 소개팅을 나가지만, 결국 송이에게 신경쓰다 소개팅까지 망친다. 가난한 집안 사정에 송이는 하루에 4개의 아르바이트를 소화한다.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고, 엄마는 주변인들에게 돈을 빌려 야반도주를 하고, 어린 동생과 사정상 헤어지는 등, 송이의 고난은 끊이지 않는다.리뷰
“스무 살이면, 청춘 맞죠?” ‘처음이라서’는 스무 살이 된 다섯 명을 통해 현실을 보여줬다. 그중 송이의 스무 살은 매우 가혹했다. 빚더미에 앉고, 엄마는 야반도주하고.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충분히 현실적인 얘기였다. 여기에 송이는 ‘대출해라, 돈을 벌어라, 집을 나가라’ 등 세상의 요구를 잔뜩 받고 있었다. 어른의 몸이지만, 어른이 아닌 스무 살이 겪기엔 힘든 현실이었다. 자신의 청춘을 의심할 정도로 스무 살의 청춘은 푸르지 못했다. 어쩌면 현실은 더 퍽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도, 이제 막 입시전쟁에서 벗어난 스무 살은 또 다른 취업 전쟁터를 마주하게 된다. 스펙 걱정, 학자금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학점과 아르바이트라는 끊임없는 사이클을 경험한다. 전쟁터와 같은 현실 속 대학생들의 낭만은 사라져간다. “청춘이 뭐 이래!” 풋풋한 연애담을 그릴 줄 알았던 ‘처음이라서’는, 송이를 통해 적나라한 스무 살의 현실을 고발했다.

민호에게 새삼 놀랐다.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던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윤태오로 분한 민호. 15년 지기 송이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실제 ‘남사친(남자사람친구)’으로 완벽 변신했다. 민호는 능청스럽게 자기의 역할을 200% 소화해냈다. 그간 아이돌에게는 매번 ‘발연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겨운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아이돌들은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요즘 아이돌들에게선 ‘발연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민호는 일찍부터 연기에 도전한 아이돌이었다. 그도 처음엔 ‘발연기’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민호의 연기에 대한 대중에 관심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허나 ‘처음이라서’에서 보여준 민호의 모습은 놀라웠다. 민호의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한 것. 실생활 연기부터 미묘한 감정 연기까지. 민호는 허점 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처음이라서’는 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드라마로서는 꽤 새로운 시도였다. 허나 의심케 했다. 왜 3가지로 나눈 걸까. ‘처음이라서’ 1화는 3가지 에피소드로 나눠졌다고 느끼지 못할 만큼 하나의 맥락으로 전개됐다. 인물 별 스토리로 나눠진 것도 아니었고, 화자가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모호한 에피소드의 구분은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숨고르기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빠른 속도에 지치지 않게, 시청자를 위한 배려일 수도 있는 것. 인물들의 감정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한 건 없다. 앞으로 에피소드의 구분이 극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증은 더욱 커져간다.

수다포인트
– 배경에 깔린 기타 소리와 허밍은 왜 이리도 슬픈지…
– ‘알바(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알바’로 끝나는 송이의 하루.
– 전화위복, 일장일단, 임전무퇴, 조심히가, “꿀잼이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온스타일 ‘처음이라서’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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