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용팔이’ 9월 16일 (수) 밤 10시

다섯줄요약
도준(조현재)은 여진(김태희)의 예상치 못한 반격으로 검찰에 긴급체포를 당하고, 왕좌를 되찾은 여진은 거침없이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하루아침에 한신그룹의 상속자가 된 태현(주원)은 부군이라는 칭호까지 얻지만 모든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고사장 역시 살인교사로 경찰조사를 받지만 경찰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를 안 한신의 사장단들은 한여진에게 충성을 다짐한다. 여진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 되었다.리뷰
갑작스러운 한도준의 체포는 ‘용팔이’의 마지막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모든 것이 다 한순간에 까발려졌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한도준의 치부가 모두 드러났다. 은둔의 고수 같았던 김태희의 통쾌한 한방에 시청자들은 묵은 체증까지 모두 날려버린 느낌이다. 사뭇 비장미까지 느껴지는 회장 쟁탈전이 마무리되자, 한신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김영미 사태해결과 회사 경영 정상화까지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다. 그리고 이미 이용가치가 떨어진 채영(채정안)도 여진에게 용도폐기 당하고 말았다.

누군가에게는 필연적으로 을이 되는 세상에서 한순간에 갑이 된 태현은 부군이라는 칭호를 얻는다. 태현에게 부군이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호칭이 붙여졌지만, 태현과 여진의 관계만은 변함이 없었다. 가장 사랑하는 그들에게는 호칭도 갑을관계도 모든 것이 의미 없는 것들. 그리고 태현은 필연적으로 갑인 여진에게 갑이기에 해야 할 행동을 을의 입장에서 가르쳤다. 이는 한신월드가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변화 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가장 강한척하는 이들에게도 최대의 약점은 가족이었다. 비겁한 것인지, 아니면 가장 주된 무기가 되는 것인지, 가족이라는 무기는 사태 전환의 국면을 마련한다. 여진에게도 태현에게도, 그리고 가장 냉혈한 고사장에게도 말이다. 경찰 조사까지 끌려간 고사장은 조서실에서조차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하지만, 아들의 살려달라는 쪽지 한 장에 거만했던 모습은 비굴함과 치욕으로 변화했다. 섬뜩한 웃음을 드러내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광의 연기는 오늘의 압권이었다.새로운 왕좌에 앉은 여진은 이제 반격을 시작하였다. 정식 총회를 거치지 않았으니 과거사 운운은 말라는 부회장의 협박에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천진한 웃음 뒤에 숨은 치밀한 계산은 김태희 연기력에 대한 놀라움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근육 퇴화로 걷지 못한 여진이지만 이제 휠체어는 밖으로 내버려졌다. 모든 것이 변화 될 것임을 스스로 공표한 것이다. 오늘의 반격은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 이제 본론만이 남은 것이다.

한도준은 울었고, 한여진은 웃었다. 비서실장은 크게 웃고, 고사장은 눈물을 떨구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긴박하게만 돌아가는 한신그룹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갑을 전쟁은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갑을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완벽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김태희는 이제 그 전쟁에 뛰어 들었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 승리를 확신하기는 이르다. 한신그룹은 어떻게 재편 될 것인가? 무엇이 그녀를 완벽한 승리로 이끌 것인가?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간다.

수다포인트
- 장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태현은 정말 몰랐던 것일까?
– 부군은 아직 손님? 손님방으로 안내하는 집사의 병까지 진찰하는 용한 돌팔이 태현
– 채영과 여진의 2라운드, 그 발발은 태현으로부터?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용팔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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