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여성 래퍼들의 두 번째 전쟁이 펼쳐질 ‘언프리티 랩스타2’가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 아모리스 웨딩홀에서는 케이블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헤이즈, 캐스퍼, 애쉬비, 길미, 안수민, 키디비, 수아, 트루디, 원더걸스 유빈, 씨스타 효린, 피에스타 예지 등 13명의 여성 래퍼들과 한동철 국장, 고익조PD는 ‘디스’를 통한 새로운 캣파이트(Catfight 여자들끼리의 싸움)를 예고했다.‘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다수의 힙합 프로그램을 기획해 온 한동철 국장은 힙합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동철 국장은 “힙합 프로그램을 제작한 건, 대한민국 리스너(Listener 청자)들에게 힙합이란 장르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힙합을 학문적으로 고찰하기 보다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의 화두는 단연 ‘디스(디스 리스펙트 Disrespect)’였다. ‘디스’ 랩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행위로, 힙합의 하위 문화로 일컫는다. ‘언프리티 랩스타’, ‘쇼미더머니’ 등의 힙합 프로그램들은 ‘디스’ 문화를 선보이며 큰 호응과 비난을 동시에 얻었다. 이날 역시 래퍼들과 제작진은 ‘디스’에 대한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 1에서는 제시, 타이미, 졸리브이의 디스 랩이 화제를 모은 바 있었다. 여성 래퍼들은 ‘디스’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분노를 랩으로 당당하게 표출했다. 문제는 과도한 욕설이었다.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 등 과열된 ‘디스’ 방송은 몇몇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시청률을 위해 일부러 자극적인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평도 쏟아졌다.Mnet 한동철 국장은 지난 시즌에 대해 “방송국 입장에선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요소를 왜곡되지 않는 선에서 보여드리는 게 당연하다”라며 “지난 시즌은 자극적인 부분에 편중된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도 반성하며 편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익조 PD 역시 “지난 시즌에 자극적인 요소에 대해 기사도 많이 나와서 제작진, 출연진들 모두 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이번 시즌만큼은 자극적인 논란보다는 많은 분들이 힙합 문화를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디스’가 힙합의 문화인가‘에 대한 가벼운 설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동철 국장은 “1999년부터 힙합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공부하고, 많은 해외 아티스트들도 만났다”며 “힙합 전문가는 아니지만 디스가 힙합 문화가 아니라는 발언엔 동의할 수 없다. 힙합 가사는 매우 솔직하다. 실제 쓰고 싶은 말이나 단어들을 직설적으로 쓰다보면 분명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고 욕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디스’는 자연스런 현상이며, 분명한 힙합 문화이다”라고 확고한 생각을 밝혔다.래퍼들 역시 ‘디스’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표하기도 했다. 래퍼 헤이즈는 “‘디스’는 상대방에 대한 표현 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 ‘디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을 이해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퍼는 “힙합은 배틀, 스포츠 정신이 강한 문화이다. ‘디스’는 싸이퍼(Cypher 여러 명이 돌아가며 프리스타일 랩을 펼치는 것), 프리스타일처럼 랩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자연스런 현상인 것. ‘디스’가 문화가 아니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디스’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동철 국장은 “지난 시즌 과한 부분은 인정하고 반성한다. 힙합 프로그램에 대해 질타만 하지 마시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아티스트들 역시 우리 방송을 통해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은 각종 논란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언프리티 랩스타2’ 앞선 프로그램들과 같은 행보를 보일지, 논란을 넘어서 힙합 대중성에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2’는 오는 11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팽현준 기자 pang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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