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자신의 이름과 꼭 맞는 얼굴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 작고 아담한 체형에 어떤 말로도 수식 불가할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소담스럽다’란 단어와 실로 잘 어울린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의 연덕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박소담. 첫 상업영화 필모였던 ‘베테랑’을 시작으로 ‘사도’ ‘경성학교’ ‘검은 사제들’을 연이어 촬영한 그녀는 업계에서 인정받은 신예다. 얼마 전에는 KBS2 ‘드라마스페셜-붉은달’에서 화완옹주 역할을 맡아 첫 드라마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다가오는 9월엔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푸릇푸릇한 20대 청춘의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차근차근 성장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박소담은 인터뷰 내내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다음’이 더없이 기대되는 이유를 조곤조곤한 말투에 실어내 담을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좋은 배우가 탄생할 것을, 예감한 까닭이다.
고1 시절, 뮤지컬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다. 집안의 첫째라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게 익숙했기에, 부모는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이는 없다”는 이야기로 그녀를 응원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연기는 언제나 재미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박소담의 얼굴 위로 미소가 번진다.
“대학교(한예종 연극원 연기과)는 휴학 한 번 없이 다녔어요. 그런 사람이 동기 중엔 저밖에 없더라고요. (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연기하는 게 마냥 즐겁고 좋았어요. 저희 학교가 연극 세 편을 해야 졸업할 수 있는데, 전 네 편을 했고, 2학년 때부터 영상원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작업도 쉬지 않고 했어요. 3학년 때부턴 외부 작품 활동이 가능해서 여러 작품을 찍었고요. 그때 찍었던 단편과 독립영화들이 영화제에 가게 되면서 감독님들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했고, 그때 만났던 스태프분들이 오디션 한 번 보지 않을래 하시기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상업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었죠.”
박소담은 자신의 첫 상업영화 ‘베테랑’에서 신인 여배우로 등장한다. 극중 술자리에서 조태오(유아인)가 얼굴에 케이크를 뭉개던 상대가, 그녀다. 긴 머리에 여리고 보드라워 보이기만 하던 이미지는 박소담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던 영화 ‘경성학교’ 속 건강미 넘치는 연덕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같은 배우라고는 쉬이 짐작하기 힘들다. ‘경성학교’에선 가장 건강해 보이는 학생으로 등장해야 했기에 “일부러 민소매를 입고 피부를 다 태웠”다. 김윤석-강동원과 함께한 영화 ‘검은 사제들’을 위해선 “위험에 처한 소녀 영신 역을 맡았기에 삭발”을 감행했다. 시나리오 속 인물과 일치되려 노력한, 그녀의 열정 깃든 자세였다.
신인시절부터 대선배 배우들과 연기할 기회가 많았다. 유아인, 황정민, 송강호, 강동원, 김윤석 등, 연기 경력이 꽤 되어야 만날 수 있을 법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며 성장했다. “선배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하는 박소담은 “연기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거다”라는, 신인의 입에서 나오기엔 조금 힘든 이야기를 건넨다. 자신을 돋보이고자 하는 것이 아닌, 상대 배우와 호흡하며 이야기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배우의 기본자세라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더군다나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앙상블을 이룬다는 것의 의미를 미처 알지 못할 수 있다. 아니, 알아도 실천할 수 없을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연기는 항상 같이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게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하며 그동안 함께한 선배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영화 ‘사도’에서 송강호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야 할 때 굉장히 많이 떨렸어요. 평상시에 너무 좋아했던 선배님이기도 했고, 선배님과 눈을 마주 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하잖아요. 그런데 선배님이 오히려 먼저 다가와 주셔서 편하게 하면 된다고 말해주시면서 분위기를 풀어주셨어요. 항상 밥 먹었느냐고 먼저 물어봐 주시며 많이 챙겨주셨죠. ‘검은 사제들’에서는 (김)윤석 선배님과 오랜 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정말 아빠 같으셨어요. 촬영 때문에 광주에서 한 달 동안 있었는데 꼭 ‘광주에서의 아버지’처럼 느껴졌죠.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상대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고, 아이디어도 주시고, 용기도 북돋워 주셨어요.”
영화계를 넘어, 드라마계에서도 그녀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S2 ‘드라마스페셜 2015-붉은달’에서 화완옹주를 연기한 것을 시작으로,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도 등장할 박소담은 “현장에서 또래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되어 재미있게 만들어 보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힌다. 여기에서도 물론, ‘재미’는 빠지지 않는다. 이어, “계속해서 배워 나가고 있는 중이다”며 “무조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씩씩하게 전한다. “사람들이 나를 믿고 영화를 볼 수 있게끔 잘해내고 싶다”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한 박소담. 그녀의 2015년을, ‘내일’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게 된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자신의 이름과 꼭 맞는 얼굴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 작고 아담한 체형에 어떤 말로도 수식 불가할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소담스럽다’란 단어와 실로 잘 어울린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의 연덕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박소담. 첫 상업영화 필모였던 ‘베테랑’을 시작으로 ‘사도’ ‘경성학교’ ‘검은 사제들’을 연이어 촬영한 그녀는 업계에서 인정받은 신예다. 얼마 전에는 KBS2 ‘드라마스페셜-붉은달’에서 화완옹주 역할을 맡아 첫 드라마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다가오는 9월엔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푸릇푸릇한 20대 청춘의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차근차근 성장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박소담은 인터뷰 내내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다음’이 더없이 기대되는 이유를 조곤조곤한 말투에 실어내 담을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좋은 배우가 탄생할 것을, 예감한 까닭이다.
고1 시절, 뮤지컬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다. 집안의 첫째라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게 익숙했기에, 부모는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이는 없다”는 이야기로 그녀를 응원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연기는 언제나 재미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박소담의 얼굴 위로 미소가 번진다.
“대학교(한예종 연극원 연기과)는 휴학 한 번 없이 다녔어요. 그런 사람이 동기 중엔 저밖에 없더라고요. (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연기하는 게 마냥 즐겁고 좋았어요. 저희 학교가 연극 세 편을 해야 졸업할 수 있는데, 전 네 편을 했고, 2학년 때부터 영상원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작업도 쉬지 않고 했어요. 3학년 때부턴 외부 작품 활동이 가능해서 여러 작품을 찍었고요. 그때 찍었던 단편과 독립영화들이 영화제에 가게 되면서 감독님들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했고, 그때 만났던 스태프분들이 오디션 한 번 보지 않을래 하시기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상업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었죠.”
박소담은 자신의 첫 상업영화 ‘베테랑’에서 신인 여배우로 등장한다. 극중 술자리에서 조태오(유아인)가 얼굴에 케이크를 뭉개던 상대가, 그녀다. 긴 머리에 여리고 보드라워 보이기만 하던 이미지는 박소담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던 영화 ‘경성학교’ 속 건강미 넘치는 연덕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같은 배우라고는 쉬이 짐작하기 힘들다. ‘경성학교’에선 가장 건강해 보이는 학생으로 등장해야 했기에 “일부러 민소매를 입고 피부를 다 태웠”다. 김윤석-강동원과 함께한 영화 ‘검은 사제들’을 위해선 “위험에 처한 소녀 영신 역을 맡았기에 삭발”을 감행했다. 시나리오 속 인물과 일치되려 노력한, 그녀의 열정 깃든 자세였다.
신인시절부터 대선배 배우들과 연기할 기회가 많았다. 유아인, 황정민, 송강호, 강동원, 김윤석 등, 연기 경력이 꽤 되어야 만날 수 있을 법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며 성장했다. “선배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하는 박소담은 “연기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거다”라는, 신인의 입에서 나오기엔 조금 힘든 이야기를 건넨다. 자신을 돋보이고자 하는 것이 아닌, 상대 배우와 호흡하며 이야기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배우의 기본자세라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더군다나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앙상블을 이룬다는 것의 의미를 미처 알지 못할 수 있다. 아니, 알아도 실천할 수 없을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연기는 항상 같이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게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하며 그동안 함께한 선배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영화 ‘사도’에서 송강호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야 할 때 굉장히 많이 떨렸어요. 평상시에 너무 좋아했던 선배님이기도 했고, 선배님과 눈을 마주 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하잖아요. 그런데 선배님이 오히려 먼저 다가와 주셔서 편하게 하면 된다고 말해주시면서 분위기를 풀어주셨어요. 항상 밥 먹었느냐고 먼저 물어봐 주시며 많이 챙겨주셨죠. ‘검은 사제들’에서는 (김)윤석 선배님과 오랜 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정말 아빠 같으셨어요. 촬영 때문에 광주에서 한 달 동안 있었는데 꼭 ‘광주에서의 아버지’처럼 느껴졌죠.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상대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고, 아이디어도 주시고, 용기도 북돋워 주셨어요.”
영화계를 넘어, 드라마계에서도 그녀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S2 ‘드라마스페셜 2015-붉은달’에서 화완옹주를 연기한 것을 시작으로,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도 등장할 박소담은 “현장에서 또래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되어 재미있게 만들어 보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힌다. 여기에서도 물론, ‘재미’는 빠지지 않는다. 이어, “계속해서 배워 나가고 있는 중이다”며 “무조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씩씩하게 전한다. “사람들이 나를 믿고 영화를 볼 수 있게끔 잘해내고 싶다”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한 박소담. 그녀의 2015년을, ‘내일’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게 된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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