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유승우가 비상을 시작했다. 새 앨범 ‘뷰티풀(BEAUTIFUL)’의 타이틀곡 ‘예뻐서’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것. Mnet ‘슈퍼스타K4’ 출연 이후 3년 만, 정식 가수 데뷔 이후로는 2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유승우의 등장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능글맞은 말솜씨도 귀여웠지만, 당돌하게 눈빛으로 ‘석봉아’를 부르던 모습은 신선을 넘어서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혹평을 면치 못했던 첫 생방송에서도 그는 “보석을 발견했다”는 극찬을 얻었다. ‘어쭈? 이 놈 봐라.’ 아마 많은 이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그러나 정식 가수 데뷔 후, 성적은 썩 신통치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일부 팬들은 ‘홍보가 적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도 직접 나섰지만 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때문에 유승우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 이적 소식은 꽤 반가운 소식이었다. 잔뼈 굵은 스타쉽의 노하우가, 유승우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걱정도 있었다. 유승우의 프로듀싱 영역에 다소간의 위협이 가해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예뻐서’는 작곡가 김도훈과 작사가 김이나의 손끝에서 탄생했고, 수록곡 ‘그 밤 사이’에도 유승우는 공동 작사로만 참여했을 뿐이다. 그러나 유승우는 이를 ‘위협’이나 ‘침범’이 아닌 “배움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 혼자 작업을 하면 올드한 색깔이 나왔겠지만, 스타쉽의 메이저한 느낌 덕분에 어쿠스틱하면서도 트렌디한 노래를 만들 수 있었다. 내 나이에 맞는 곡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유승우의 장점은 살리되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인 셈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29일 정오 공개된 ‘예뻐서’는 발매와 동시에 엠넷과 올레뮤직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하루 지난 30일 오전 8시 기준, 7개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도 장시간 유승우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이만하면 순조로운, 아니 성공적인 출발이다.
스타쉽은 이후 유승우를 위해 별도의 어쿠스틱 레이블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스타쉽은 독립 레이블 스타쉽엑스를 설립, 매드클라운X소유의 ‘착해빠졌어’, 정기고X소유의 ‘썸’ 그리고 정기고X빈지노의 ‘너를 원해’, 소유X어반자카파의 ‘틈’ 등을 발표하며 트렌디한 힙합 음악을 주도해왔다. 어쿠스틱 레이블이 좀 더 자리를 잡는다면, 유승우의 포크, 록 적인 색깔을 살리는 데에도 보다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벌써 3년 차 가수인데, 아직 스무 살이 채 안 됐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보석을 발견했다”던 싸이의 심사평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인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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