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음악에 빠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는가? 노래가 종일 귓가에 맴돌고 입 밖으로 튀어나와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해 한 시도 뗄 수 없는 음악, 때문에 ‘일상 파괴’라는 죄목으로 지명 수배를 내리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당신의 일상 브레이커가 될 이 주의 음반을 소개한다.

사건명 두 잇(Do It)
용의자 아이엠낫(iamnot, 김준호 양시온 임헌일)
사건일자 2015.07.03
첫인상 스픽아웃의 김준호, 메이트의 임헌일, 월러스의 양시온, 밴드 브레멘의 원년 멤버이기도 한 이들이 ‘아이엠낫’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지난 4월 발매한 첫 번째 싱글 ‘더 브랜드 뉴 블루스(The Brand New Blues)’ 이후로 2달 만에 새로운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멤버들의 이름만 보아도 수준급의 사운드가 절로 기대된다.
추천트랙 ‘두 잇’. 보컬의 색채나 가사의 서사 보다는 악기들의 사운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힙합 비트로 시작해 강렬한 기타 리프가 이어지고 여기에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도 가세했다. 묵직한 드럼 비트, 지글거리는 전자음, 블루지한 기타 선율가 훌륭한 밴드 사운드를 완성하고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이 또 다른 에너지를 더한다. 각 악기의 질감 또한 훌륭히 살려냈다.
출몰지역 오는 11일 제주도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펼쳐지는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사건명 휴먼 콤플렉스 인티그래이티드 (Human Comples integrated)
용의자 김사랑
사건일자 2015.07.03
첫인상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발매된 ‘휴먼 콤플렉스’ 파트 원과 파트 투의 통합본. 안타깝게도 두 앨범은 현재 유통사의 문제로 더 이상 구매가 불가능하다. 당시 앨범 구매를 놓쳤던 이들은 서둘러 레코드점으로 달려갈 것. 특히 ‘휴먼 콤플렉스’ 파트 원의 경우 평단과 대중의 극찬을 독식한 앨범인 만큼, 김사랑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추천트랙 ‘기억나’. 1년 만에 발표된 귀중한 신곡으로 미디엄 템포에 어쿠스틱한 감성을 담아냈다. 비교적 간단한 드럼 비트와 기타 리프가 어렵지 않게 귀에 들어온다. 여기에 희망적인 곡조와 위로를 건네는 듯한 가사는 대중적인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쉽고 단순한 만큼 꽤나 대중적인 코드를 지닌다.
출몰지역 오는 17~19일에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벨로주에서, 25일과 26일에는 폼텍웍스홀에서 단독 콘서트 ‘김사랑 깨물기’를 개최한다.

사건명 버드맨 (Birdman)
용의자 피타입
사건일자 2015.07.06
첫인상 ‘쇼미더머니4’ 첫 방송의 가장 큰 화두는 피타입의 탈락이었다. “‘쇼미더머니’에 침뱉으러 왔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던 그는 치명적인 가사 실수로 예선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그 후의 심경을 그는 노래로 말했다, 뮤지션답게.
추천트랙 ‘버드맨’. 힙합퍼에게 적절한 칭찬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건실한 뮤지션이다. 도입부 내레이션에 귀를 기울이면 ‘할 건 해야지, 그래도’라는 멘트를 들을 수 있다. 뮤지션의 ‘할 거’란 결국 음악으로 얘기하는 것. 피타입의 래핑은 소위 말하는 힙한 스타일은 아닐지 몰라도 그 만의 진중함이 묻어난다. 전략적으로도 훌륭하고 진정성도 충분한 노래다.

사건명 썬파워
용의자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조웅 임병학 박태식 김나언)
사건일자 2015.07.07
첫인상 4년 만의 신보. 그 사이 드러머 박태식과 키보디스트 김나언이 새 멤버로 영입됐다. 또한 이들은 그간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독립, 제대로 ‘인디’스럽게 앨범 작업을 진행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았으며 20만 원 이상을 투자한 팬들에게는 코러스로 참여할 기회도 제공했다.
추천트랙 ‘젊은이’. 그야말로 ‘요즘 애들’스러운 곡이다. 기존의 몽환적인 사운드를 유지하되 퍽 발랄한 느낌도 든다. 동시에 가사에는 우울한 감성이 곁들여졌다. 생각 없이 제멋대로 흘러가는 듯 하지만 그 안에는 고독과 고민을 품은, 그야말로 요즘의 20대와 꼭 닮은 노래다. “사는 게 무거워 마신 술이 더 무거워,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는 후회를 해본” 사람들에게 이 곡을 추천한다.
출몰지역 오는 8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사운드베리 페스타 무대에 오른다.



사건명 SYX
용의자 이승열
사건일자 2015.07.09
첫인상 이승열의 질주는 거침없다. 애초부터 대중적인 코드의 가수는 아니었지만, 전작 ‘V’부터는 제대로 외골수의 길을 걷는다. 록을 기본으로 하되 일렉트로닉, 신디사이저 등을 활용했으며 모든 악기를 집에서 스스로 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트랙 ‘노래1’. 귀에 금방 익는 발라드 넘버. 마흔 여섯의 나이, 21년간의 음악 경력을 가진 이승열이 그간의 소회와 다짐을 담은 곡이다. 낮게 깔리는 건반과 전자음의 질감이 곡에 공간감을 더한다. 가사에 담긴 정서는 상당히 겸허하고 심지어는 경건하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맨 몸의 이승열을 만나고 싶다면 필청해야 할 곡.
출몰지역 7월 8~12일, 15~19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웨스트브릿지에서 ‘SYX’ 공연을 개최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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