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어게인’

[텐아시아=최보란 기자]‘어게인’은 왜 ‘왕초’ 주역들을 동창회에 불러 모았을까.

지난 11일 첫 방송된 MBC의 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어게인’에서는 1999년 인기리에 방송된 MBC 드라마 ‘왕초’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억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어게인’은 명작 프로그램 속 주인공들이 오랜만에 다시 모이는 ‘동창회’ 콘셉트로 평소 연락도 잘 하지 못하는 옛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모여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그간 ‘쎄시봉’, ‘토토가’ 등 복고 아이템에 강세를 보였던 MBC에서 또 하나의 복고 아이템을 내 놓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어게인’ 연출자 전성호 PD는 12일 텐아시아와 전화 통화에서 “최근 고교 동창회에 오랜만에 참석했는데, 이제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못 본 친구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은 모두가 갖고 있는 감정일텐데 잘 건드리면 공감 예능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첫 회를 ‘왕초’ 동창회로 꾸민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작품과 배우들을 고민하던 중에 드라마를 통해 신애라씨와 만난 차인표씨에게 연락을 드리게 됐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차인표씨가 ‘왕초’를 해야한다고. ‘왕초’ 출연진이 가장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을 하더라”고 설명했다.전 PD는 “꼭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바운더리 안에서 얼마든지 공통 분모를 가진 스타들이 모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예능이나, 영화 혹은 같은 학교 출신 등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첫 방송에서는 차인표, 송윤아를 비롯해 이계인, 최종환, 박상면, 윤용현, 박준규, 홍경인, 현영 등 ‘왕초’ 출연진이 16년만에 다시 모여 벅찬 감회를 나눴다. 의정부 MBC 문화동산에 모인 이들은 당시 40~60년대를 완벽히 재현했던 ‘왕초’ 세트장이 없어져 아쉬워했지만, 제작진이 재현한 염천교 세트장에서 조금씩 추억을 되짚어 갔다.

관찰 카메라 형식이라고 앞서 밝힌대로 첫회에는 배우들이 마치 야유회를 나온듯 연출됐다. 제작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배우들끼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위주로 카메라에 담았다. 이 때문에 진행 방식 면에서도 다소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에 대해 전 PD는 “동창으로 모인 분들 사이에 따로 진행자를 두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MC가 있으면 능숙하게 옛날 이야기 끄집어 내고 하겠지만, 그러면 기존 토크쇼들과 다름이 없지 않을까 싶다. 정말 동창회처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분위기를 담는 것이 더 의도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서로 작품으로 인연도 있고 친하게 지낸 분들도 있고 해서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더라 모두가 진행자가 되는 셈”이라며 “2부에서는 박상면씨가 몰래카메라로 활약도 해 주시고, 차인표씨도 워낙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셔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어게인’ 2회 예고에서는 또 다른 출연진들의 등장이 예고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3~4명 정도의 배우가 뒤늦게 합류해 동창회 후반부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합류한 동창회에서는 요리 대결이 벌어지면 마치 MT를 온 것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어게인’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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