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사람들 2015

[텐아시아=최보란 기자]16년만에 돌아온 MBC ‘경찰청 사람들2015’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30일, 90년대 히트 프로그램이었던 ‘경찰정 사람들’을 새롭게 부활시킨 ‘경찰청 사람들2015’가 첫 방송됐다. 7년만에 MBC로 돌아온 이경규와 일명 ‘특별수사본부’라고 칭해지는 여섯명의 경찰들이 함께 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이날 방송에서는 아내를 죽이고 재산을 가로 챈 남자, 건설회사 대표인 남동생을 정신병원에 입원 시킨 뒤 자신이 대표자리를 차지한 누나의 사건이 다뤄졌다. 원조 ‘경찰청 사람들’의 방식을 따라 드라마 타이즈로 소개된 사건 재연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겉으로 보이는 주변의 정황을 먼저 보여주고 이후 사건의 전모를 밝힘으로써 반전을 선사했다.

첫 번째 사건에서 남편이 아내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무능력하지만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인듯 했고, 남편의 증언에 따르면 아내는 남편을 늘 무시하며 외도까지 한 상황이었다. 아내는 자취를 감춘 뒤 친정어머니에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졌다. 마음을 정리하고 오겠다”는 문자까지 남긴 터. 남편은 아내와 각별한 사이였던 직장 남자동료를 범인으로 몰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는 아내의 돈을 노리고 남편이 꾸민일이었다.

두번째 사건에서는 알코올 중독에 회사돈에까지 손을 대며 매일 사고만 치는 남동생을 정신차리게 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병원에 입원시킨 누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또한 누나가 회사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남동생이 사고를 일으키게 했음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누나는 병원을 매수해 처음엔 알코올 중독치료 차원에서 입원 시켰지만 이후에는 정신분열로 거짓 판정을 받아 강제 입원 시켰던 것이었다.하지만 재연 드라마 보다 빛난 것은 실제 현장을 누비던 형사들의 깊은 애환과 노련함이 깃든 토크였다. 경찰청 홍보모델로 활동 중인 만큼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은 최승일 경장, 4년 연속 검거율 1위에 빛나는 근육남 박성용 경사, 영화 ‘무방비 도시’ 김명민의 캐릭터 모델이었다는 홍창화 경위,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한 박경일 경감, 여유 넘치는 베테랑 김정완 경장, 강원도 사투리가 정겨운 최대순 경위는 첫 회부터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과거 탈옥수 신창원 교도수 탈옥 당시 신창원이 나타나기만 하면 관할서 경찰들이 인사조치 된 탓에 신창원이 ‘경찰청 인사과장’으로 불렸다는 박경일 경감의 너스레, 강원도 평창에 첫 부임했을 당시 ‘큰일 났다’는 신고에 달려가 도망친 소떼를 몰아야 했다는 최대순 경위의 경험담은 현장의 생생함을 전하며 ‘웃픈’ 웃음을 선사했다.

이들은 이처럼 경험담으로 분위기를 달구는가하면, 사건 재연 드라마를 본 뒤에는 제시된 단순한 단서들만으로 사건을 추리해 내며 실제 전문가로서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줬다. 일선에서 뛰고 있는 형사들의 사건 경험담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켰다. 현직 경찰들의 사건에 대한 분석과 범죄 예방 등의 조언까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7년만의 복귀에 성공한 이경규의 진행도 돋보였다. 사건에 대한 진지함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재치로 웃음 또한 놓치지 않으며 역시 이경규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형사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그지만, 첫 회에서는 정보전달과 웃음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진행을 선보였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날 ‘경찰청 사람들2015’는 3.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해 동시간대 꼴찌로 출발을 알렸다. 동시간대 1위인 SBS ‘자기야-백년손님’은 7.3%, 2위인 KBS2 ‘해피투게더3’는 4.7%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경찰청 사람들2015’는 원조 ‘경찰청 사람들’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변화를 확실히 보여줬음은 물론,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화도 명확히 했다. ‘경찰청 사람들2015’의 가능성을 보여준 첫 회였다. 이경규와 MBC가 손잡은 ‘경찰청 사람들2015’가 공익 예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최보란 기자 ran@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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