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착하지 않은 여자들’

[텐아시아=최보란 기자]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 18회 2015년 4월 23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김혜자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장모란(장미희)은 강순옥(김혜자)에게 30년전 기차에서 김철희(이순재)와 다퉜고, 이로 인해 철희가 기차에서 떨어지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또한 “모란은 잘못 없다”는 철희의 절규로 그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사실도 알았다. 순옥에 대한 미안함에 철희는 온갖 집안일을 도맡으며 지난 세월을 속죄하고자 애썼다.

리뷰

착해지려야 착해질 수가 없다. 순옥은 30년전 기차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게 된 사건의 전말을 듣고 깊은 배신감에 휩싸였다. 모란은 모란 나름대로 사랑하는 약혼자와 사이를 훼방 놓고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철희에 대한 분노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속절 없이 흘러간 세월은 되돌릴 수 없다.모란은 30년 전 유부남인 철희의 청혼을 받았지만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하지만 철희는 모란의 약혼자에게 투서를 보내 그녀가 파혼 당하게 만들었다. 철희는 기차에서 모란에게 다시 한 번 청혼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깨뜨린 장본인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모란은 기차 밖으로 몸을 던져 죽겠다며 실랑이를 벌였고, 이 와중에 철희가 미끄러져 기차에서 떨어졌다.

순옥은 모란은 철희의 이기심으로 인한 희생자였다. 순옥은 철희를 원망하는 모란에게 “그렇게 미우면 가서 저 사람 죽여라”고 하지만, 막상 “죽여도 되냐”는 모란에게 “죽이라. 그럼 내가 당신을 죽이겠다”고 말한다. 모란이 떠나기 전 순옥은 “밧줄로 매달아 동네 한바퀴 돌아도 되냐”고 한소리 퍼붓고, 모란은 “그럼 나는 철희를 그렇게 해도 되냐”고 맞선다. 그렇게 모진 말을 주고 받지만 두 사람의 말에 독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순옥과 모란은 그간 남다른 ‘앙숙 케미’를 선보여 왔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속 김혜자와 장미희는 이야기의 중심을 이끄는 기둥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두 여자가 원망과 연민이 뒤섞인 마음을 나누며 펼쳐내는 ‘워맨스'(우먼+로맨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 다소 현실감 없는 독특한 상황 설정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김혜자 특유의 솔직 담백함과 장미희만의 4차원적 우아함이 극대화된 두 캐릭터는 맞춤옷을 입은 듯 각각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딱 맞는 옷을 걸친 두 배우는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오묘한 관계로 만나, 주거니 받거니하며 색다른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들 사이에 철희는 초라한 죄인이었다. 순옥과 모란의 이야기를 밖에서 듣고 있던 철희는 상황이 격화되자 “내 잘못이다. 모란이는 잘못 없다”며 소리쳐 끝까지 순옥을 섭섭하게 만들었다. 결국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친 철희는 순옥의 곁에 남아 집안일 돕기를 자처하며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간 순옥과의 색다른 조합으로 웃음을 선사한 모란의 부재는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안길 정망. 모란이 철희아 진정한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순옥의 집을 떠나면서, 30년만에 진짜 부부로 마주하게 된 철희와 순옥의 앞으로 이야기가 궁금증을 높인다.수다포인트

-김혜자씨, 뿔난 엄마 역의 전문가시네요.
-4차원 똘기와 우아함의 공존을 보여준 모란, 이별이 아쉽네요.
-이순재씨의 ‘순대렐라’ 변신은 귀엽지만, 철희는 더 많이 노력해야됩니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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