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화정’

[텐아시아=최보란 기자]MBC 월화드라마 ‘화정’ 1회 2015년 4월13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임진왜란 종전 10년 후 대보름, 명과의 국경 지대에서 생시(썩지 않은 시신)가 발견된다. 그 품에서는 조선 왕실의 분란을 예고하는 흉서가 발견된다. 불을 다스리는 이가 진정한 주인이라는 하늘의 신탁이 의미심장 하다. 선조(박영규)는 전란 속에서 민심을 얻은 광해(차승원)를 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지 오래. 명의 세자 책봉이 늦어진다는 명분으로 그를 페위시키려 한다. 권력을 두고 보이지 않는 싸움은 이미 시작됐고, 선조는 정치 세력들의 음모로 인해 광해 앞에서 결국 죽음을 맞는다.

리뷰

폐가입진, 가짜를 폐하고 진짜를 세운다는 말이다. 선조는 대보름을 맞아 조정의 대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를 읊던 중 폐가입진을 운으로 띄우며 광해군을 세자자리에서 내몰 의지를 드러낸다. 상황이 위태롭게 돌아가자 임해군(최종환)을 위시해 광해군을 따르는 무리들은 그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골몰한다.군사를 일으키자는 측근들을 만류하고 광해는 석고대죄로 선조의 마음을 풀고자 한다. 대북파의 얼굴 정인홍(남명렬)은 그런 선조에게 광해를 곡해하지 말라며 성군의 자질을 지닌 광해야 말로 세자감이라고 직언한다. 그러나 선조는 광해의 바로 그런 덕목이 임금인 자신을 웃음게 만들고 있다며 역정을 낸다.

밖에서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는 광해군은 처음부터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아비의 모습들을 떠올린다. 자신을 세자로 책봉했던 이유도 전란 중에 세자의 위치란 목숨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왜란에 백성을 두고 도망간 자신 대신 백성들을 지키고 민심을 얻은 광해는 임금으로서 부덕을 상기시키는 눈엣 가시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선조와 광해도 모르는 사이 정치 세력들은 다음 왕좌를 두고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선조를 지척에서 모시던 상궁 김개시(김여진)는 자신의 몸을 해치면서까지 오랜시간 공을 들여 선조에게 독을 먹여왔다. 선조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찾아 온 광해는 숨이 넘어 갈 듯 괴로워하는 선조를 보고 어의를 부른다. 이미 선조의 죽음이 목전에 왔음을 직감한 광해는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어찌 그렇게 미워했느냐”고 눈시울을 붉히다가도 “전하와 다른 임금이 될 것이다. 이제 이 나라의 왕은 나”라고 눈빛을 번뜩였다.베일을 벗은 ‘화정’ 첫 회에서는 임진왜란 후 불안정한 정세 속에 광해군과 선조의 날선 대립이 그려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선조가 끝내 광해군을 인정하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음으로써, 광해군은 아비의 피가 젖은 왕좌를 물려 받게 됐다. 모진 세월을 견디며 냉혹하게 변해버린 광해의 눈빛은 앞으로 불어 닥칠 분란을 에고했다.

차승원과 박영규의 불꽃튀는 카리스마 대결이 몰입도를 높였다. 차승원은 선조의 모진 말에 가슴 아파하다가 점차 분노에 사로잡히는 광해의 모습을 풍부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 내며 시선을 모았다. 김개시 역의 김여진과 이이첨 역의 정웅인은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화정’은 단 1회만에 곧은 성정의 광해가 냉혹한 군주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선조는 광해가 진짜, 즉 ‘적통’이 아니라는 명분으로 그를 몰아내고자 하지만, 광해군의 진짜 마음은 보지 못했다. 첫 회에서는 익히 알고 있었던 광해와 선조의 대립이 단 한 회만에 빠르게 전개되고, 새로운 광해의 시대를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냈다.화려한 정치의 준말인 제목 ‘화정’. 한 명의 주인공이 아니라, 서막을 연 광해군을 필두로 인조(김재원), 정명공주(이연희) 등 다양한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질 새로운 시각의 정치 이야기가 기대를 자극한다.

수다포인트

-오랜만에 보는 차승원의 소자 수염! 사극에서 더 빛을 발하네요.
-귀여운 정명공주의 더위라면 사도 좋겠네요.
-정웅인씨는 장르 불문 명품 악역으로 자리 잡으신듯.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