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민아

[텐아시아=박수정 기자]“주변 사람들이 앨범을 보더니 ‘이거 너 안 같아’라고 이야기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제가 의도했던 것이거든요.”

걸스데이 민아의 말이다. 민아가 최근 음악방송에서 만난 텐아시아에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기존 민아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이었다. 민아는 “사실 많은 분이 민아 솔로 하면 밝은 이미지를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것도 저고, 지금의 저도 저니까 그냥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아의 말처럼 민아가 지난 16일 발표한 첫 솔로 미니앨범 타이틀곡 ‘나도 여자예요’는 민아에 대한 생각을 넓히게 만든다.고백한다. 사실 나도 민아의 솔로 앨범 발표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상큼함과 귀여움이었다. 민아가 2010년 ‘잘해줘봐야’에서 ‘Nothing nothing nothing nothing nothing nothing lasts’를 무한반복하면서 고음을 자랑했던 모습, 2011년 ‘반짝반짝’에서 ‘하지마 하지마 마마마마마마마마’라며 애교를 피우던 모습은 아직까지 뇌리에 강하게 남은 이미지다. ‘썸씽’으로 대표 섹시 걸그룹으로 자리 잡은 걸스데이가 지난해 ‘달링’으로 상큼한 섹시를 보여줬을 때 민아의 밝고 귀여운 모습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었다. 솔로에서도 그런 모습을 기대했다. 그래서 ‘나도 여자예요’를 들고 나온 민아에 놀랐다. 사람들이 생각지 못했던 모습을 욕심낸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민아가 “주변 사람들이 ‘이거 너 안 같아’라고 이야기했다”라고 했듯이 정말 민아 같지 않았다.

앨범의 베일이 벗겨진 결과, 민아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이번 앨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민아의 모습은 거의 없다. 잡지 화보처럼 디자인된 앨범 재킷 사진부터 파격적인 메이크업이 도드라졌다. 아이라인을 눈두덩이 외곽에 그리거나, 화려한 장식을 부착하거나 일종의 도전이 계속된다. 민아에겐 기분 좋은 눈웃음이 상징적이었는데 성숙함이 물든 민아의 성장이 느껴지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노래 속에서 민아 보컬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다. 민아는 살짝 허스키하면서도 시원하게 터지는 보컬이 강점이다. ‘썸씽’에서 가성과 진성을 오고 가며 중심을 잡았던 민아 보컬의 매력이 ‘나도 여자예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걸스데이에서 민아는 네 멤버 사이의 중심을 잡고 폭발력을 가지는 데 치중했다면, ‘나도 여자예요’는 민아가 곡 전체를 주무르면서 자신의 역량을 표현한다. 가사에 맞춰 이뤄지는 뮤지컬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목소리로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나도 여자예요’라며 아련함을 담고, ‘어서 미안하다고 말해’라며 시원하게 지른다. 기존 민아가 갖고 있던 매력이 ‘나도 여자예요’ 속에서 새롭게 재편성됐다.‘나도 여자예요’ 속 민아에겐 이제는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박지윤 ‘성인식’의 가사,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가 떠오른다. 이번 앨범은 ‘난 이제 소녀가 아니고, 여자다’며 민아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은 듯하다. 기존 민아에 대한 생각을 깨트렸다. 여전히 ‘빨래바구니를 들고’ 쩍벌춤을 추는 민아의 모습은 이질적이지만, 노래와 콘셉트를 위해 노력하는 민아의 모습과 콘셉트에 담긴 민아의 생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민아는 “기존의 좋아하던 것을 바꿔보려고 노력했었다.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려고, 뭐든지 해보려고 하는 게 최고의 노력이다”고 말했다. ‘나도 여자예요’에는 말 그대로 민아의 도전이 고스란히 담겼다. 기존 민아를 알고 있던 사람들에겐 일종의 반전이다.

민아의 도전은 지난 25일 케이블채널 MBC뮤직 ‘쇼!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인정받게 됐다. 민아는 이번 활동 목표에 대해 “많은 분이 민아 솔로가 나온 지 모르는 분들도 많다.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더 노력하는 민아가 되겠다”며 “새로운 민아에게도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기존의 모습으로 기대하는 민아가 아닌 새로운 민아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드림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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