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호구의 사랑’
‘호구의 사랑’이 색다른 캐릭터와 파격적인 전개로 로코의 새 장을 열고 있다.tvN 새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이 방송 첫 주부터 톡톡 튀는 캐릭터 열전과 예상치 못했던 반전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썸, 밀당에 지친 요즘 세대들에게 진심어린 사랑을 갈망하는 주인공들의 러브 스토리가 궁금증을 자극했다.‘호구의 사랑’은 연애기술 제로의 모태솔로 강호구(최우식)가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수영여신 도도희(유이)와 재회 후 복잡한 애정 관계, 위험한 우정에 휘말리게 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코믹 로맨스 청춘물이다.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의 원작 웹툰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를 그린 유현숙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첫 회에서는 외모부터 성격까지 지극히 다른 두 남녀, 호구와 도희가 우연한 재회를 반복하며 인연을 맺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른 삶을 살아 온 이들이지만 고교 동창이라는 연결 고리를 바탕으로 한 반복된 만남이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예고했다.
2회 방송에서는 꿈만 같던 여수여행 이후 홀연히 사라졌던 도희와 우연히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도도희의 달라진 모습. 만삭의 임산부로 나타난 도도희의 모습에 호구도, 시청자도 모두 깜짝 놀라며 2화가 마무리됐다.‘호구의 사랑’은 단순히 원작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니라, 드라마 성격에 맞춰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직업, 성격까지 크게 달라진 점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원작을 고스란히 옮겨 온 드라마들 보다는 미디어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더욱 극적으로 변화시킨 작품들이 호응을 얻어왔다. 이를 통해 웹툰 팬들에게도 비교하며 보는 재미, 만화를 볼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먼저 색다른 남자 주인공 강호구가 단연 돋보였다. ‘호구의 사랑’은 여자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 나쁜 남자나 재벌2세가 등장했던 드라마와는 차별화되는 남자주인공을 내세웠다. 최우식은 강호구와 싱크로율 100%의 외모는 물론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웹툰과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여주인공도 눈길을 모았다. 웹툰 속 여주인공 윤서희는 여리고 눈물 많은 청순가련형의 첫사랑 이미지인데 반해 드라마 ‘호구의 사랑’의 여주인공 도도희는 강하고 당찬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설정됐다. 도희는 남자 못지 않게 털털하고 쿨한 성격에 걸죽한 입담까지 갖추고 있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여주인공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나쁜 남자에게 종말을 고하는 순진한 남자주인공 호구와 청순한 첫사랑 여인에 대한 환상을 깨는도희의 만남 자체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사랑을 이용하는 ‘갑’과 사랑에 당하기만 하는 ‘을’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웃음과 매력을 펼치게 될 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호구의 사랑’은 이처럼 통통 튀는 캐릭터와 싱크로율 높은 캐스팅, 배우들의 호연으로 2회 만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뿐 만 아니라 빠른 전개, 만화적 상상력이 한 데 어우러지며 호평을 받고 있다.
도희와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호구는 난생처음으로 용기를 내 꿈에 그리던 첫사랑 도희와 여수여행을 떠나 첫키스까지 나눴다. 이후 돌연 자취를 감춘 도희가 임산부가 돼 호구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 상황까지,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 속도감을 자랑하는 전개가 몰입감을 높였다.여기에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연출도 신선했다. 1화에서는 전학 온 국민여신 도도희를 바라보는 남학생들의 모습이 미어캣으로 변하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삽입됐고 만화책 도둑을 쫓아가는 호구의 추격씬 역시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더욱 드라마틱하게 표현됐다. 2화 역시 호구가 연락 없는 도희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계절의 흐름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청률 또한 호조를 띄었다. ‘호구의 사랑’ 첫 회는 전국기준 시청률 1.0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는 전작인 ‘일리있는 사랑’ 첫 회가 기록한 0.77%보다 0.3%P 높은 수치다. 2화도 평균 1.2%, 최고 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여자 30대 시청층에서는 평균 2.4%, 최고 3%까지 치솟아 타깃 시청층의 지지를 확고히 했다.
‘호구의 사랑’은 이 같은 조화를 바탕으로, 연애가 사랑이 아닌 기술이 돼버리고 SNS로 이별을 고하는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강호구식 사랑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희대의 순정남이 펼치는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호구의 사랑’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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