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세요? 행복합니다.” -윤계상, god 앙코르 콘서트 중

그렇게 추억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25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그룹 god가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무리하는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4만 명의 관객은 하늘색 물결과 함께 감동의 3시간을 보냈다.콘서트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냉동인간 박준형을 모티브로 한 god 로봇이 등장하면서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로봇의 해체와 함께 공중에서 불꽃을 내며 내려오는 다섯 남자에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환영했다.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잠실 주경기장답게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돌출 무대와 화려한 무대 장치가 콘서트를 장식했다. 관객 구성원도 다양했다. 40~50대 관객부터 10대 학생들까지 국민그룹의 여전한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관객에는 팬지오디뿐만 아니라 그 시절 추억을 함께 했던 1세대 아이돌의 팬도 함께 했다. 모두가 추억을 여행하고, 앞으로의 추억을 만들자고 약속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 현존 최장수 아이돌 신화의 팬, 신화창조와 재결합으로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팬god는 어떻게 공연을 봤을까?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났다.

# 떼창으로 하나가 된 우리
신화창조 : god는 국민그룹답게 떼창이 장난 아니었어요. 오프닝부터 앙코르 무대 끝까지 팬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거짓말’을 부를 때 ‘천의얼굴 윤계상’이라든가 ‘god짱’이라고 응원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 받았어요.
팬god : 저도 ‘거짓말’의 감동은 최고였어요. 또 앙코르 무대를 앞두고 조명이 꺼졌는데 팬들끼리 아무런 반주 없이 ‘하늘색 풍선’을 불렀을 때도 감동이었어요. ‘우리가 사는 이야기’는 가사가 좋은데 메건리 부분에서 팬들이 메건리가 되서 노래를 완성시키기도 하니 정말 하나가 된 느낌이었어요.
신화창조 : 맞아요. 그때는 화면에 가사가 함께 나와서 혹시라도 가사가 헷갈리는 사람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촛불하나’나 ‘하늘색 풍선’ 끝낼 때 한 글자 남기고 김태우가 관객들과 화음을 맞추면서 마무리 하는 부분도 좋았어요.
팬god : 아예 관객들만 부른 ‘다시’도 최고!

# 팬서비스에 녹아든 우리


신화창조 : 팬서비스도 장난 아니었어요. 신화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할 때 이동식 수레를 이용하거나 무대 세트를 다양하게 구성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거든요. god도 이번에 주경기장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의 활용을 앞두고 어떻게 관객들과 소통하려고 했는지 고민했던 흔적이 많이 보였어요.
팬god : ‘왜’ 부르면서 이동식 무대를 보여주고, 좌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에게 다가가는데 소름이 끼쳤어요. 그 후 즉석에서 팬 한명을 무대에 올려 ‘난 좋아’를 부르는데 정말 부러워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한명씩 돌아가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윤계상이 무릎 꿇으면서 손을 잡는 것을 보고 제가 그 여자 애가 되고 싶었어요. 오프닝 무대에서도 데니안이 관객 눈을 마주치면서 손 잡아주면서 ‘왜 저렇게 설레게 만들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화창조 : ‘하늘색 풍선’ 무대에서 좌석 구역으로 카트타고 온 것도 좋았죠?
팬god : 네, 이목구비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하하. 그리고 god가 돌출무대 앞으로 왔는데 스탠딩 구역에 있던 사람들이 대열을 이탈했었어요. 그걸 본 김태우가 질서를 지켜달라고 한 마디 하자마자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도 인상 깊었어요.
신화창조 : 저는 또 함께 춤을 따라 출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신화는 춤이 어려워서 따라 추기가 힘든데 god는 친숙하게 따라 출 수 있는 노래가 많아요. 하하. 공연 시작 전에 포인트 안무를 가르쳐주는 영상이 있었는데 그거 보면서 팬이 아닌 사람들도 금방 배워서 따라할 수 있었어요. ‘관찰’이나 ‘촛불하나’ 같은 추억의 노래부터 ‘새러데이 나잇’ 같은 최근 곡까지 가르쳐줘서 같이 즐길 수 있었어요.# 감동으로 눈물 흘린 우리


신화창조 : 콘서트에서는 멤버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에요. 저는 윤계상이 ‘보통날’ 무대를 앞두고 “내 주위에 뭐가 있는지 기억도 못하고 ‘성공하면 행복해지겠지’라고 채찍질하면서 달려왔다. 다시 만난 쭈니형, 호영, 데니, 태우와 같이 만나서 놀고 녹음하고 연습하는 일상이 행복하다고 느꼈다. 행복하다. 여러분도 너무 성공이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말고 주위에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매일매일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특별한 날은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보통날이 여러분에게 큰 축복과 행복을 가져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god는 탈퇴라는 아픈 상처를 가장 행복하게 치유한 그룹 같아요.
팬god : 저는 앙코르 엔딩 멘트에서 박준형이 울었을 때, 같이 울었어요. “오늘이 너무 아까워서 놓기가 싫다”는 그 말과 너무 같은 마음이었어요. 또 앙코르 무대 시작하기 전에 나온 영상에서 데니가 “돌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는데 god 자체가 돌아왔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시절의 추억을 깨닫게 해줘서 고마웠어요. 중학교 때 앨범을 사는 날, 집에 오면 책가방 던져놓고 처음부터 재생을 한 뒤 가사집 보면서 다 읽고, 땡스투도 몇 번이고 정독했던…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시절이 떠오르더라고요.
신화창조 : 저도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왜 그렇게 그리울까요?
팬god : 그때 그 순수했던 시절이 그리운 것 아닐까요. 지금은 그렇게 좋아하는 가수도 없고, 음악이 발표되면 그냥 좋은 노래가 있나보다고 생각하는데… god를 통해 내가 어렸을 때 그런 추억이 있었지 떠올리니 더 애틋해져요.
신화창조 : 저도 어렸을 때 기억이 많이 나요. 노래방가면 신화 노래 부르다가 god 노래 틀어서 같이 랩도 다 따라하고. 하하. god는 또 랩을 따라 하기 쉽잖아요. 점심시간에 서로 노래 신청하려고 티격태격하던 추억도 생각나고… 김태우가 “추억을 가지고 잘 살아갈 수 있게 또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는데 그게 꼭 god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1세대 아이돌 시절을 같이 향유했던 사람들에게 다 해당되는 것 같아요. 돌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팬god :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다시 돌아온다고 약속했으니 꼭 지켰으면 좋겠어요.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싸이더스HQ

[SNS DRAMA][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