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공연이 너무 좋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뭐가 가장 좋았냐고 묻자 로이킴은 “공연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에 한국에 돌아온 로이킴은 6월에 십센치, 정기고와 함께 합동공연을 열었다. “미국에 있을 때 공연이 너무 그리웠어요. 한국 도착하자마자 노래하고 싶다고, 공연을 잡아달라고 했죠. 귀국해서 밴드와 합주를 하는데 희열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어요.”로이킴은 1집 활동을 마무리하고 미국에 있는 학교(조지타운대학교)로 돌아간 뒤 학업과 음악을 병행했다. “생각이 많았어요. 한국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음으로 인해서 배운 것도 많았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수업을 마치면 여가시간이 넉넉한 편이에요. 그때는 계속 기타만 잡았죠. 목요일 밤에는 축구를 했어요.”
로이킴의 새 앨범 ‘홈(Home)’의 타이틀곡 ‘홈’을 들어본다. 가을에 어울리는 애잔한 곡이다. 로이킴 특유의 ‘꺾기’(애늙은이와 같은)가 그의 노래임을 말해준다. “기숙사 소파에서 만든 곡이에요. 목요일 밤에 형들은 다 축구를 하러 나가고 전 혼자 남아서 기타를 쳤죠. 혼자 있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집에 대한 그리움, 산초(강아지)에 대한 그리움. 좋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도 가족은 늘 그립잖아요.”
1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때에는 마냥 설레고 풋풋한 느낌이었다. 계절로 치면 봄이었다. 2집에서는 보다 성숙해졌다. 약간의 스산함이 드리워져 가을과 같다. “사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희로애락과 같은 모든 감정을 삶이 일부라고 인정하게 된 거죠. 삶이 항상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잖아요.”
2집 ‘홈’에는 위로가 담겼다. 그리고 고민, 회환과 같은 감정들도. “1집 때에는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서로서로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굉장히 이상적인 생각을 가졌어요.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됐죠.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랬나?’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런데 고민해보니 제가 아픔은 어루만져주지 않고 마냥 행복하라고 말한 것 같아서 미안하더라고요. 슬픔을 어루만져준 다음에 행복하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위로’는 본인을 위한 위로이기도 하다. “‘홈’은 저에게도 위로를 준 곡이에요. 녹음을 할 때 이 곡의 스트링을 틀어놨는데 그걸 듣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이 편해졌어요. 프로듀서를 맡은 (정)지찬이 형한테 장난말로 ‘형, 그냥 제 목소리 빼고 반주만 넣어도 좋겠어요’라고 말했죠.”1집 작업 때와는 많은 것이 달랐다. “첫 앨범을 작업할 때에는 모든 것이 마냥 신기했죠. 불과 2~3년 전만 해도 제 이름으로 앨범을 내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데뷔 후에는 제가 존경하던 뮤지션 선배님들도 직접 뵙게 되고 하루하루가 행복했죠. 제가 원모어찬스를 정말 좋아했는데, 지찬이 형이 제 프로듀서를 해주시고 계시는 거예요. 얼마나 황송하던지…. 2집은 제 목소리뿐만 아니라 악기와의 조화 등 더 많은 것을 배웠어요.”
‘땡큐’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곡이다. 작년 12월 겨울 콘서트에서 마지막 앵콜 곡으로 불렀던 곡이다. “저에게는 팬들이 별과 같은 존재에요. 해가 뜨면 별이 안 보이지만, 그렇다고 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항상 팬들이 제 곁에서 절 지켜준다고 생각해요.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인거죠.”
‘커튼(Curtain)’에는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참여했다. “성하와는 제이슨 므라즈 내한공연 게스트로 나갔을 때 만났어요. 제가 DADGAD 튜닝으로 만든 곡이 하나 있었는데 성하가 연주해주면 훨씬 좋아질 것 같았어요. 연습실에 한 번 놀러와서 데모라도 녹음해보자고 했죠. 코드만 알려줬는데 이 친구가 30분 만에 녹음을 끝내버리더라고요. 그의 천재성에 깜짝 놀랐답니다.”
정성하는 오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이킴 라이브 투어 ‘홈’에서도 함께 한다. “공연 타이틀처럼 저희 집에 놀러오신 기분으로 음악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편안하게 저와 이야기 나누면서 공감할 수 있는 무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 발전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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