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장보리’ 방송화면

MBC 주말 드라마 ‘왔다!장보리’가 첫 선을 보일 때만 하더라도 이 드라마가 국내 막장사(使)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드라마는 비술채를 배경으로 한복 경연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화(김혜옥)와 옥수(양미경), 어머니 세대의 뒤틀린 욕망으로 시작된 갈등이 캔디형 여주인공 보리(오연서)와 악녀, 연민정(이유리)이어지면서 전형적 막장극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빤한 막장으로 향하는 선로는 연민정으로 인해 이탈되기 시작했다.

‘국민 암 유발녀’로 불리웠던 연민정은 호러와 코믹, 드라마와 멜로 등 온갖 장르와 정서를 오가는 희대의 캐릭터로 완성됐다. 특히 12일 방송된 ‘왔다!장보리’ 마지막 회에서 연민정은 반지와 손뼈가 붙은 극단적인 설정으로 캐릭터가 줄곧 보여줬던 막장성을 또 한 번 기괴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배우 이유리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연민정의 정서를 표현한 점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리가 ‘왔다! 장보리’ 최대의 수혜자인 동시에 이 드라마를 살린 배우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더불어 김순옥 작가는 이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그래서 통쾌했던 ‘왔다!장보리’에 자기복제 혹은 셀프디스인 ‘눈에 점 찍고 돌아온’ 민소희 패러디를 통해 시청자들에 막장극만이 줄 수 있는 기묘한 웃음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며, 동시에 시청자들에 허를 찌르는 매머드급 엔딩을 선사했다.

그 과정 가운데 모두가 기묘하고 괴상했으나 엔딩에 이르러 갑작스럽게 정상인이 되어버리는 막장극과 달리 ‘왔다!장보리’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나름의 일관성을 가진 극으로 완성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 자체가 드라마의 정체성이 되어버렸고, 앞으로 수차례 회자될 캐릭터, 연민정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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