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최고의 결혼’ 제작발표회 현장의 배수빈, 박시연, 엄현경, 노민우(왼쪽부터)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여자. 최근 결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신조어로 떠오른 ‘비혼모’의 정의다. 일명 ‘자발적 비혼모(Single Mothers by Choice)’라 불리는 이들은 독신주의자이면서 애인과 정자은행을 통해 아이를 임신·출산해 가부장제를 벗어나 독자적인 호적과 성을 사용한다.그간 ‘미혼모’를 다룬 작품은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으나, ‘비혼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는 없었다. 해외 사례와 달리 아직 국내에서는 사회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는 소재이기도 하거니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이 일수도 있는 민감한 소재인 탓이다. 헌데 이 시점에 비혼모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등장했다. 거기다 채널마저 그간 다소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식돼온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다.새 주말드라마 ‘최고의 결혼’은 자발적 선택에 의해 비혼모가 된 한 여자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네 커플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그린다. 비혼모 역에는 배우 박시연이 낙점됐다. 출산 이후 1년 10개월여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박시연의 출연은 소재의 파격성 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최고의 결혼’ 제작발표회에서는 이례적으로 작품의 집필을 맡은 고윤희 작가가 장시간 마이크를 잡았다. 접근 방식에 따라 시청자의 반응이 천양지차로 갈릴 수 있는 민감한 소재인 만큼, 오해의 소지를 최대한 없애겠다는 의중이다.
TV조선 ‘최고의 결혼’ 제작발표회 현장의 고윤희 작가(왼쪽)와 오종록 PD
고 작가는 “‘최고의 결혼’은 굉장히 사회성이 강한 멜로”라는 말로 작품 속에 담긴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오종록 PD와 작품을 구상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은 비혼모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라며 “지난 2008년 호주제가 완전히 폐지됐지만, 하다못해 적금만 들려고 해도 여전히 미혼모, 비혼모에 제도적 차원의 지원은 미흡하다. 사회적인 시선도 부정적이다. ‘최고의 결혼’은 그런 현실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출연 배우들 또한 이런 작가의 뜻에 대한 동참의지를 밝혔다. 박시연은 “이번 작품으로 감히 어떤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거창한 생각은 없다. 그저 방송 이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재를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드라마 ‘비밀’로 큰 인기를 얻은 뒤 ‘최고의 결혼’에 합류한 배수빈도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변화가 뒤따르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이번 작품이 그런 과도기에 있는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비혼모 문제를 대중문화에 전면으로 끌어들인 ‘최고의 결혼’은 화제성 이상의 실질적인 인식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오는 27일 오후 8시 30분 첫 공개 된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변지은 인턴기자 qus122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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