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카페, 아이돌 팬덤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요즘은 개인 팬페이지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소통 공간이 넓어졌지만, 공식 팬카페는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1세대 아이돌 시절에는 개인적인 조직에 의해 개설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소속사 차원에서 팬카페를 관리하기 때문에 팬카페에서 스타와 관련된 행사나 공지사항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어 팬카페의 상징성이 더욱 커졌다. 또한, 폐쇄적인 팬페이지보다 접근성이 좋으므로 골수팬이 아닌 이도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팬카페 회원수는 아이돌 팬덤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소중한 지표다. 최근 1년간 팬덤의 변화는 어떨까. 2013년 5월과 2014년 7월의 팬카페 회원수 비교를 통해 아이돌 지각 변동을 들여다봤다.
# 숫자로 실감하는 대세의 상승세
먼저 2009년 이전 데뷔한 정상급 한류 아이돌 그룹의 팬카페 회원수는 내림세를 보였다. 2013년 5월 기준 10만 명 이상의 아이돌그룹 12곳 중 인피니트, B1A4, 아이유 단 3팀을 제외하고 모두 회원수가 하락했다. 샤이니는 10만 선이 무너졌으며, 60만을 자랑하던 카시오페아 대군이 50만대로 떨어졌다. 빅뱅도 30만 명에서 28만 명으로 변했다. 이들은 모두 최전성기를 거쳤다고 평가받는 아이돌 그룹들이다.
팬카페 회원수가 하락했지만, 인기가 식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유령 회원이나 조금의 관심만 있던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팬덤의 내실을 다지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이들은 여전히 화제성을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 절대적인 숫자에서 다른 그룹들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그중 최근 데뷔 10주년을 지낸 동방신기는 기존 회원수가 많은 만큼 내림세도 크지만, 여전히 58만 명이라는 독보적으로 많은 회원수를 자랑한다. 대세를 넘어 전설로 가는 단계에 있는 그룹들이다.
선배 그룹들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면, 확실히 불어난 숫자로 대세를 자랑하는 그룹들도 있다. 인피니트는 올해 정규 2집을 발표하면서 2만 명의 회원수를 추가해 20만 고지를 넘었다. 리메이크 앨범으로 또 한 번 음악성을 증명한 아이유도 2만 명 가까이 회원수가 늘었다. 올 초 ‘론리’로 음악방송 8관왕을 기록한 B1A4도 16만 명의 회원수를 자랑한다. 블락비와 B.A.P는 회원수 10만을 넘으며 확실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가장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인 건 역시 엑소다. 집계 기준은 2013년 5월로, 엑소가 ‘늑대와 미녀’, ‘으르렁’을 가요계를 제패하기 전이다. 겨우 약 2만 명 정도 회원수를 보유하던 엑소는 1년 사이 무려 12만 명이 불어나 14만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한다. 빅스도 대세를 증명했다. 2만 7,000명에서 6만 명 가까이 회원수가 늘어 8만 3,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걸그룹의 약진도 보인다. 걸그룹의 팬덤은 보이그룹 팬덤에 비해 조직력이 약해 대중적인 인지도에 비해 팬카페 회원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2014년 7월 회원수 기준으로 상위 20팀에는 보아(25만), 소녀시대(24만), 에이핑크(9만), 원더걸스(7만)로 여자는 단 4팀뿐이다. 그중 에이핑크만이 홀로 회원수가 늘어 대세의 위엄을 드러냈다. 특히 에이핑크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00% 증가했다. 1년 새 ‘노노노’와 ‘미스터츄’로 지상파 음악방송 첫 1위와 음악방송 올킬 1위 등 기록을 세운 결과다. 대중적 인지도와 팬덤의 조직력까지 장악하고 있어 진정한 대세로 거듭나고 있다. 걸스데이 또한 1만 6,000명에서 5만 명이 넘는 회원수를 기록해 3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5만 명 이상 회원수 보유 아이돌 : 동방신기, 빅뱅, 비스트, 보아, 소녀시대, 인피니트, B1A4, 아이유, 슈퍼주니어, 엑소, 2PM, 블락비, B.A.P, 샤이니, 틴탑, 에이핑크, VIXX, 원더걸스, F.T아일랜드, 엠블랙, 2NE1, f(x), 비, 방탄소년단, 비투비, 위너, 걸스데이(이상 27팀, 회원수 증가 아이돌 볼드체 표시)
# 다음 대세를 노린다! 유망주와 슈퍼 루키들
팬카페 회원수로 다음 대세를 노리는 그룹들의 상승세도 가늠할 수 있다. 그룹 비투비는 올 2월 발표한 ‘뛰뛰빵빵’으로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며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둔 성과가 팬카페 회원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만 명 이상 증가한 5만 3,000명으로 다음 대세를 예약했다. 제국의 아이들과 나인뮤지스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대부분 아이돌 그룹이 내림세를 기록했지만, 기획사 스타제국의 대표 보이그룹과 걸그룹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여 건재함을 과시한다. AOA 또한 차기 대세 걸그룹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월 ‘짧은 치마’로 첫 음악방송 1위를 달성한 AOA는 걸그룹으로서는 넘기기 어려운 1만의 고지를 극복했다.
** 1만 명 이상의 회원수를 보유한 걸그룹 : 소녀시대, 에이핑크, 원더걸스, 2NE1, f(x), 걸스데이,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미쓰에이, 시크릿, 티아라, 씨스타, 다비치, 애프터스쿨, 나인뮤지스, 헬로비너스, 지나, 크레용팝 (이상 19팀, 회원수 증가 아이돌 볼드체 표시)
데뷔하자마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슈퍼루키들도 있다. 2013년 이후 신인 아이돌 중에는 방탄소년단이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데뷔 1주년을 갓 넘긴 방탄소년단은 회원수가 5만 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데뷔 1년도 되지 않아 일본 정식 데뷔를 선언하고, 오리콘 싱글 차트에서 3위까지 기록했다. 위너는 가장 무서운 슈퍼루키다. 8월 1일 데뷔를 선언한 위너는 데뷔 전인 현재 약 5만 1,000여 명의 회원수를 기록해 반응이 뜨겁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빅뱅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보이그룹인데다 지난해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 역대 신인그룹 중 가장 유리한 출발선에 섰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그룹 GOT7(갓세븐)도 올 1월 데뷔 이후 2만 3,000명의 회원수를 기록하고 있어 뜨거운 신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지난해 신인상을 받았다. 2014년 신인상은 누가 차지할까?
글,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에이핑크 페이스북, 걸스데이 트위터,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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