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지만 종종 현실에서도 벌어지곤 한다. 9일 공개된 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화제가 된 모델 정하은(26)도 갑작스러운 유명세로 얼떨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개 일주일 만에 6,180만건의 조회수(16일 유튜브 오후 7시 현재)를 기록중인 ‘행오버’ 뮤직비디오에 단 몇 초 출연만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실은 지난해 케이블TV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기도 하다. “평생 가장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에게서 ‘행오버’ 출연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9일 ‘행오버’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는 등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정하은: 사실 그날이 공개일인 줄 모르고 있다가 아침부터 전화벨이 쉴새 없이 울려서 깜짝 놀랐다. 메시지며 전화며 몇백 통이 온 걸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좀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더라. 싸이 씨 뮤직비디오니 당연히 많은 분들이 보실 거란 생각은 했지만 내게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몰랐다. 분량도 많지 않은 편이고 잠깐 춤추는 장면이었을 뿐인데 화제가 되서 사실 민망하더라. 하하.
Q. 잠깐 출연했을 뿐인데도 큰 화제가 됐다. 아마도 뮤직비디오 속에서 섹시한 댄스를 선보인 게 깊은 인상을 줬던 것 같은데.
정하은: 촬영 때는 시간도 부족하고 좀 어수선한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이 최대한 섹시한 느낌을 표현해보라고 하셔서 정말로 ‘이를 악물고’ 췄던 기억이 있다. 하하. 2월이라 날씨도 꽤 춥고 대기 시간이 길었는데 아마 온 힘을 다해 춤을 춘 느낌이 보시는 분들에게도 가 닿지 않았나 싶다. 자세히 보면 날씨가 추워서 입김이 피어오르는 장면도 있다.Q. ‘행오버’ 뮤직비디오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면이 있는데 출연자로서는 어떤가?
정하은: ‘더 잘 할걸’이라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촬영 전에 화장실에서 계속 연습을 했는데 막상 촬영땐 조금 힘이 빠져서인지 100%까지는 보여주지 못한 안타까움은 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수준인 것 같다.
Q. 신인으로서 싸이나 스눕독같은 스타들과 작업한 것도 소중한 경험이었겠다. 두 사람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하은: 나로서는 TV에서나 보던 분들이라 신기한 느낌이 많았는데 굉장히 친근하게 대해주시더라. 시간이 많지 않아 촬영이 타이트하게 진행됐는데 먼저 다가와서 유쾌하고 센스있게 말을 걸어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그런 여유로움에서 ‘아, 이래서 월드스타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Q. 경쟁률이 꽤 셌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행오버’ 뮤직비디오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정하은: 함께 일하는 에이전시 쪽에서 권하셔서 올 초에 오디션을 봤다. 하루에 수십 팀씩 며칠간 오디션을 봤는데 섹시한 춤과 포즈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그저 열심히 흔들고 나온 기억밖에 안 난다. 하하. 실은 어떤 콘셉트인지도 모르고 갔었다. 다행히 오디션 본 후 느낌이 나쁘진 않았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Q. 아 그럼 코믹한 느낌인지도 잘 모른 채 촬영에 임한건가?
정하은: 몰랐다. 섹시한 콘셉트로 나름대로 준비를 했는데 막상 가보니 노래방에서 아줌마 배우들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게 되서 조금 당황스러웠었다. 그래도 다행히 빨리 적응해서 촬영은 무사히 마쳤다.
Q. 원래 춤에 소질이 있었나.
정하은: 힙합 음악을 좋아해 프로 댄서에게 사사받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이효리의 ‘미쳐’, 레인보우블랙의 ‘차차,’ 그레이의 ‘위험해’ 등 여섯 편을 찍었다. 모델 일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취미로 시작했던 춤이 계속 좋은 기회를 열어준 것 같다.
Q. ‘행오버’로 화제가 되면서 지난해 출연한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에서 함께 출연했던 도전자 황현주와 갈등을 빚었던 사건도 다시 이슈가 됐었다.
정하은: 그 부분은 사실 속상하긴 한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나 하나 해명할 수도 없는 지점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현주와는 방송 편집상 그렇게 보여진 부분이 분명히 있었는데 사실 촬영하면서 다 화해하고 잘 지내고 있다.Q. 우연찮게 황현주와는 ‘행오버’ 뮤직비디오에도 함께 출연했다.
정하은: 촬영장에서 만나고 서로 깜짝 놀랐다. 일부러 이런 우연을 만들려고 해도 어려울텐데. 하하. ‘우리가 인연은 인연인가보다’라며 한참 얘기했다. 둘이 이미지가 잘 맞는 부분이 있나보다. 서로 잘 알고 있어 뮤직비디오 촬영도 어색함 없이 재밌게 했다. 오늘도 인터뷰 끝나고 ‘행오버’ 감독님, 현주와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일하면서 좋은 친구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
Q. ‘행오버’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여기저기서 러브콜도 많았을 것 같은데.
정하은: 회사 없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러가지 제안이 많이 들어와 깜짝 놀랐다. 사실 모델로서는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라 제약이 좀 있었던 게 사실인데 ‘행오버’로 인해 생각지 못한 기회가 찾아와 얼떨떨한 상태다.
Q. 춤 외에도 자신있는 분야가 있다면?
정하은: 몸 쓰는 건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잠시 스키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고 요즘에는 여름에는 웨이크 보드에 빠져 산다. 볼링이나 골프같은 운동도 좋아하는 편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웨이크 보드를 타다 너무 소리를 많이 질러서 아직 성대결절에 걸려 있다. 하하Q. 성격이 굉장히 화끈한 편인가보다.
정하은: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금방 풀고 뒤끝이 없는 편이다. 사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미국, 중국, 홍콩 등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좋은 경험이었던 반면 외로움이 몰려올 때가 많더라. 그래서 자연스레 같이 일하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됐다. 일 끝나고 모델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행복하다.
Q. 모델 일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정하은: 중학교 시절 잡지 모델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쪽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활동하면서 보이시함과 귀여움, 섹시함 등 다양한 색깔을 지녔다는 얘기를 종종 들으면서 조금씩 모델 일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이후 몇몇 대회에서 수상하고 디자이너 쇼에도 서게 되면서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Q. 모델 외에 다른 분야에도 도전할 계획이 있나?
정하은: 방송이나 연기에도 관심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직접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려서 운영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지금 이것저것 많이 경험하는 게 훗날 도움이 많이 될 거란 생각에 현재는 열심히 탐색중이다.
Q. 어찌됐든 ‘행오버’로 인해 정하은이라는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리게 됐다.
정하은: 이제는 좋은 일로만 검색어에 오르고 싶다. 하하. 더 활발히 활동해서 ‘멋있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꼭 들어보고 싶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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