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와 강동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영화 ‘군도’는 두 사람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머리를 빡빡 깎은 하정우와 4년 만에 돌아온 강동원이란 기대 문구는 마구마구 호기심을 부른다.
10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군도’ 제작보고회 역시 하정우와 강동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진웅, 마동석, 이성민, 김성균, 윤지혜, 정만식, 김재영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 자리했지만, 하정우 강동원에게 쏠린 관심을 나눠가지기엔 뭔가 부족했다. 아직 완성된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심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날 제작보고회는 충분했다. 왜냐고? 하정우와 강동원이니까.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의 모든 작품을 함께 했다. 영화적 동지인 ‘절친’이다. 하정우는 “윤 감독하고 작업하는 게 늘 재밌다”며 “친분을 떠나 윤 감독이 준비하는 작품에 관심이 가고,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고 응원했다.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건 하정우의 삭발. “생각보다 힘들더라”며 엄살을 부린 그는 “매일 아침 면도는 하는데 보통 일이 아니었다”며 “전기면도기 등 깎는 도구를 많이 사용했는데 역시 수동면도기로 하는 게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이내 농담이다.
강동원의 합류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있었다. 그는 “시나리오가 있던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었다”며 “얼굴 보자고 해서 만났는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잘 통했던 것 같다. 그냥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종빈 감독은 “강동원 씨의 오랜 팬이라서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다”며 “만나기 이전부터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구애를 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저를 좋게 보지 않았나 싶다”고 화답했다.
하정우와 강동원의 호흡, 다수의 대중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를 묻는 질문에 강동원은 “현장에서 매우 웃겼다”고 말한 뒤 그냥 웃음이다. 이에 하정우는 “재밌는 상황을 좋아하는데 ‘군도’ 현장에선 친한 분들이 많아 내 개그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동원 씨도 그런 저의 개그 패턴을 잘 이해해줘서 신뢰를 갖고 개그를 주고받았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으로 호흡을 전했다.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할 때의 눈빛은 매서웠다. 강동원은 극 중 나주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대감의 서자 조윤 역을 맡았다. 최고의 실력을 지닌 조윤은 서자라는 신분으로 자기 뜻을 펼치지 못하고, 악랄한 수법으로 백성을 수탈하는 ‘백성의 적’이다. 뭔가 슬픔을 담고 있는 그의 눈빛은 얼핏 영화 ‘형사’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강동원은 “이번 역할은 ‘형사’와 상반된 캐릭터”라며 “조윤은 능동적으로, 양심의 가책 없이 백성을 수탈하는 인물인 반면, ‘형사’에서는 시키는 대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형사’에선 ‘검’을, 이번엔 ‘도’를 사용한다”며 “그래서 그땐 우아했다면, 이번엔 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경험하는 현장은 힘들었나보다. 그는 “오랜만에 하니까 호흡이 안 됐다. 답답해 죽겠더라”며 “데뷔한지 10년이 넘었는데, 겨우 사람답게 뭔가 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다시 힘들더라”고 말했다. 이에 하정우는 “강동원은 강동원이라고 생각했다”며 “처음 생각했던 것 이상의 매력을 느꼈고, 굉장히 마초적이고 상남자 같은 성향”이라고 응원했다.하정우의 도전도 만만찮다.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의 돌무치를 연기한다. 군도에 합류한 뒤 돌무치에서 도치로 이름을 바꾸고,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의 에이스로 거듭난다. 무엇보다 외형적인 모습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하정우는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있어 지난한 과정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칼이 짧다 보니 액션 디자인을 소화하는 게 많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건 수염과 말 타기”라며 “과거 사극을 찍으면서 말에서 떨어진 적 있다. 그 뒤로 두 번 다시 타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 오니 말 타는 장면이 있는 거다. 그래서 상담치료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하정우 강동원이 맞붙을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활극. 윤종빈 감독은 “심장의 떨림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 감독의 자신감은 7월 23일 극장에서 확인 가능하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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