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god. 김태우, 손호영, 윤계상, 박준형, 데니안(왼쪽부터)



가요계에 중견가수의 바람이 거세다.
12년만에 다시 뭉친 그룹 god를 비롯해 플라이투더스카이, 가수 박정현 이승환 임창정 이선희 등이 아이돌 일색이었던 가요계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차트 순위와 공연 매진 등 실질적인 이익까지 확보하며, 장르의 다양화에만 만족하고 활동을 쓸쓸히 접곤 했던 과거 중견가수들과 차별화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중견가수 바람 왜? 성장하는 팬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신곡 ‘너를 너를 너를’은 지난주(19~25일) 멜론 주간차트 1위, god의 신곡 ‘미운오리새끼’는 이전주(12~18일) 같은 차트 수위에 올랐다. 두 곡 모두 발표 당일 멜론 엠넷뮤직 벅스뮤직 등 8개 이상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OST의 여왕’으로 불리는 가수 백지영은 영화 ‘역린’의 OST ‘불꽃’이 공개된 뒤 자신의 신곡 ‘여전히 뜨겁게’로 1년6개월만에 컴백하고 시선으로 모으고 있다.
이들 가수들의 곡이 대중의 호응을 얻는 이유는 이단옆차기 이상인 등의 작곡가가 내놓은 감성적인 발라드의 장르적인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음악성 보다 큰 이유는 가수와 함께 성장한 팬덤의 힘을 들 수 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god나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1세대 아이돌의 팬들은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이제 지갑을 열 수 있는 연령대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새로운 아이돌의 팬이 된 20대라도, 과거 자신이 10대 시절 좋아했던 ‘첫사랑’ 스타를 다시 만난 셈”이라고 말했다. 활동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애정을 표현할 수 없던 팬들이 이들의 음원을 소비하며 귀환을 열렬히 환영했다는 이야기다.

플라이투더스카이

#공연 문화가 가져온 새 수익구조
중견가수의 바람은 팬의 경제적 성장과 맞물려 기획사의 수익구조가 긴밀히 작용하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스타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확보되어 있는 과거의 팬들을 불러는 방식이 훨씬 경제적이다. 공연 문화가 정착되면서 공연으로 인한 수익창출의 노림수도 깔려 있다. god의 컴백을 주도한 싸이더스HQ는 “7월 12, 13일 개최하는 콘서트의 3만석은 30분만에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플라이투더스카이가 음원공개일인 20일 가진 쇼케이스의 티켓도 10분만에 동이 났다. 박정현 이승환 등 라이브 무대에 강한 중견가수가 꾸준히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싸이더스HQ는 지난해부터 god의 컴백을 준비할 때 음원 못지 않게 공연에 방점을 찍고 진행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이제 앨범 판매로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공연은 기획사에게 최선의 수익원이 될 수 있다”며 “뉴키즈온더블록이 더 이상 히트곡이 나오지 않더라도 매년 공연을 열며 활동하는 방식이 우리나라에도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덕배 김창완 김완선 클론 이문세 등 중견가수들은 스물한살의 아이유의 목소리로 부활했다. 김창완 클론 등은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피처링으로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나의 옛날 이야기’ ‘너의 의미’ ‘사랑이 지나가면’ 등 세 곡이나 지난주 멜론 차트 10위권 안에 고루 포진했다. 아이유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고는 가운데 8회의 소극장 콘서트를 전회 매진시켰다.
가수 서태지

#엔터업계 다각도 마케팅으로 활기
현재 아이돌 그룹들이 해외에서 K-pop 공연을 열며 공연수익과 머천다이저 상품을 통한 이윤 창출을 시도하는 방식이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MBC는 이선희의 30주년 콘서트를 단독 중계했고, 글로벌 K-POP 통합 브랜드 1theK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영상은 공개 열흘만인 28일 오후 7시 현재 3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웰메이드예당은 ‘음악대통령’ 서태지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서태지의 컴백 및 전국투어 공연 준비에 돌입했고, MC몽을 영입하는 등 중견가수들의 귀환을 새로운 기회로 맞고 있다.
플라이투더스카이 아이유 등의 투자유통을 맡은 로엔은 이같은 중견가수 바람의 덕을 보고 있다. 로엔 투자사업부 김영석 본부장은 “컴백을 앞둔 대형 가수와 아이돌 가수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앞으로의 가요계는 풍성하고 다채로운 음악 장르의 공존과 인기가 기대된다”며 ”최근 주목받은 음원들 덕분에 2분기에도 긍정적인 매출실적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엔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53.4% 증가한 774억원, 영업이익은 153.4% 증가한 15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글. 이재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jjstar@tenasia.co.kr
사진. 팽현준 한경텐아시아 기자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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