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은 이혼남녀, 돌싱(돌아온 싱글)의 이야기들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케이블채널 tvN ‘응급남녀’와 MBC ‘앙큼한 돌싱녀’가 모두 이혼 커플의 재결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실의 돌싱들은 이 대목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이 대목이 이들 드라마가 멜로의 미덕인 판타지를 이야기하는 지점이기도 하다.연출의 김철규 PD는 “철없던 시절 뜨겁게 사랑했다가 헤어진 남녀가 다시 만나 상대방의 새로운 매력, 장점, 인간적 미덕을 새롭게 발견하며 성장하는 내용의 드라마”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이 드라마를 지켜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오진희(송지효)와 오창민(최진혁)이 인생전체를 뒤흔들어버린 실패한 결혼을 극복하고 다시 서로의 가치를 서로에게 인정받게 되는 과정이 일종의 위안을 전하기 때문이다.



실패한 결혼 속에서 오진희는 오창민에게 찐드기가 되었고, 오창민은 오진희에게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탈모의 원인이었다. 서로를 위해 꿈을 포기할만큼 헌신적이었던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서 악을 쓰게 된 과정은 참담할 밖이다. 그러나 한 때 사랑한 상대에게 끔찍한 존재가 된다는 것, 사랑이 가진 몹쓸 아픔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이기도 하다.그런 아픔이 ‘응급남녀’ 속 오진희와 오창민의 재결합 속에서 치유되면서, 시청자들 역시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의학을 향한 집념과 환자를 대하는 진정을 통해 서로의 인간적 미덕을 다시 발견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은 단순히 서로에 이끌려 다가가는 일반적 멜로와는 또 다른 호소력이 있다.



멜로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여성이기에 이런 대목은 오창민 보다는 오진희에게 보다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반 나이 많은 아줌마라는 이유로 같은 응급실 인턴 동기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민폐 캐릭터였던 그가 이혼녀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하면서 받게 되는 따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점점 진정한 의사로 성장해가면서 전남편 오창석을 비롯한 주변의 인정을 받게 되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주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단 결혼 뿐 아니라 연애에 있어 한 번 실패한 자들에게 위안의 판타지를 전하며, 연애나 결혼을 떠나서 한 번의 실패로 쉽게 좌절하게 되는 오늘, 실패의 기억과 당당하게 마주하고 이를 이겨나가는 두 남녀 주인공이 빚어내는 드라마는 분명한 울림이 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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