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됨’. 1992년생 아이돌 그룹 메인보컬 중 이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 이들이 있으니, B1A4의 산들과 빅스의 켄이 그 주인공이다. 학창 시절 가수를 꿈꾸던 소년들은 안경을 벗고 다이어트를 통해 새사람이 됐고, 무대 위 완벽한 가창력을 지닌 가수로 거듭나는 중이다. 긁지 않는 복권 속에 숨겨져 있던 매력적인 보컬과 무한대의 귀여움은 ‘잭팟’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 아이돌을 넘어 보컬리스트로 성장해 갈 이들을 기대하며 그 매력을 살펴본다.
#감성깡패! 보컬의 정석, B1A4 산들
안경을 벗고 폭풍 다이어트를 통해 이정환(산들의 본명)에서 산들로 변신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B1A4의 산들은 성형수술한 건가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아 한 방송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직접 아들의 과거 사진을 들고 나와 살을 빼고 안경을 벗었기 때문에 달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최근에 출연한 MBC ‘라디오 스타’에서는 온라인에서 떠돌던 ‘산들 삼단변신’ 자료가 공개돼 그의 환골탈태 역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쓰기만 하면 눈이 작아지는 마법의 안경을 착용해준 MC들 덕분에 산들의 성형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듯 싶다. 그의 이런 변신 모습을 자꾸 되짚게 하는 데에는 데뷔 전 그가 다니던 실용음악학원의 공(?)도 크다. 학원에서 찍어준 영상과 사진이 잊을 만하면 나타나 그의 과거 모습을 의도치 않게 접하게 하니 ‘까산들’(까도 까도 과거가 나온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의 팔 할은 그의 내공을 길러준 학원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2. 그의 진가
산들에게 있어 KBS ‘불후의 명곡’은 신의 한 수다. 탁월한 음색과 탄탄한 기초에서 오는 기술력, 여기에 특유의 감성까지 갖춘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컬의 정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에게 우승을 안겨주기도 한 임재범 편에서 부른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는 B1A4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꼭 봐야 하는 무대다. 혼자 서 있어도 무대를 꽉 채우는 장악력과 과장돼 보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고조되는 감정, 몸에서 터져 나오는 듯한 힘 있는 가창력은 산들이 보여줄 수 있는 보컬 매력의 최대치를 선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뇌를 쉴새 없이 자극하고 심장을 끊임없이 찌르는 듯한 탑클래스급 감성은 산들이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임을 증명했다. 앞으로 가수로서의 연륜이 더 쌓이면 얼마나 더 대단한 무대를 선보일지 기대하게 한다. 만약 10년이 흐른 뒤에도 ‘불후의 명곡’이 유지되고 있다면 그가 전설로 출연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3. 귀염 열매
웃을 때면 잇몸이 환하게 드러나면서 눈이 가느다랗게 변하는 그는 MBC ‘세바퀴’에서 새싹춤을 추며 팀을 알리던 ‘귀요미’였다. 팀의 깨방정 시초이기도 한 그가 부산 출신 사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때는 오직 사투리를 쓸 때뿐, 일반적으로 ‘부산 남자’하면 떠오르는 무뚝뚝한 이미지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리더 진영이 산들에 대해 “인생이 시트콤 같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밝고 유쾌하며 리액션 하나하나 정성스럽고 크다. 산들 본인 또한 스스로를 성격 활발하고 동심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먹방에 일가견이 있기도 한 ‘귀요미’ 산들은 한 방송에서 ‘막걸리 카푸치노’를 맛있다고 벌컥벌컥 마셔 실제로 술에 취한 듯 볼이 발그레해지기도 했는데, 이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고 나가 그의 귀염 지수를 레벨 업 하기도 했다.4. 2014년
내년이면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14학번 새내기가 되는 그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와 ‘천 번째 남자’를 통해 뮤지컬 샛별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또한 다가오는 1월에는 B1A4 컴백도 앞두고 있어 누구보다 바쁜 2014년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임을 밝히지 않고 스물두 살 백수 코스프레를 하며 학원에서 배우던 기타 연주는 어떻게 되었는 지 궁금하기도 하니, 만약 계속 배우고 있다면 다음 콘서트에서 그 연주를 들려주길 살짝 기대해 본다.
[신년 주의사항] 들잔디급 변신은 당분간 쉬는 걸로
‘꽃보다 남자’ 패러디 영상 ‘꽃보다 B1A4’에서 산들이 맡은 금잔디의 아름다운 비주얼에 여럿 여자들의 자존감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니 앞으로 여장은 3년에 한 번만 해주시길. 2012년에 찍었으니 내년에는 건너 뛰시고.
# 콘셉트깡패! 카리스마 반전보컬, 빅스 켄
지방률 0%의 무지방 몸매를 연상케 하는 켄에게도 과거는 있었다. 데뷔 전, 탁월한 노래 실력 덕분에 ‘자칠이’(켄이 살던 자양동+칠옥타브)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자칭 ‘자찔이’(자양동 찔찔이)를 맡기도 했던 것. 성장과 변신의 과도기를 겪었던 고등학생 시절은 과거 그가 출연했던 방송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가수가 되고 싶은데~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가지고~”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꿈을 말하던 더벅머리의 볼 통통하던 안경 쓴 소년은 3년 뒤 빅스로 데뷔했다. 데뷔 당시만 해도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듯 귀여운 인상이었던 그는 올 초 ‘다칠 준비가 돼 있어’로 돌아오며 날렵한 턱선의 섹시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이어 ‘hyde’와 ‘저주인형’ 활동에 이르는 기간을 거치며 꾸준한 관리를 통해 완성형 켄의 모습을 만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체질이 바뀐 탓에 가방 한가득 간식을 넣어 갖고 다니며 틈틈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니, 그간의 피나는 노력과 바쁜 스케줄의 연속 콤보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그의 진가
발라드 가수를 꿈꾸던 그가 어느 날 보니 춤을 추고 있었다고 고백한 만큼 발라드에 특화된 목소리를 지녔었다. 이후 빅스로 데뷔하면서 천성적으로 굵고 허스키했던 보이스를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을 통해 밝고 높은 톤으로 바꿔 가는 중이다. 빅스의 데뷔 리얼리티 프로그램 ‘마이돌’에서 불렀던 ‘Slow Motion’과 현재의 목소리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경계선에서 선보인 노래가 켄의 첫 솔로곡 ‘상속자들’ OST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다. 녹음 당시 목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지만 쇼케이스 무대에서 그 점을 만회해 그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진가는 탁월한 콘셉트 소화력에서 나오는 보컬이다. 곡의 흐름과 감정 변화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해 ‘저주인형’ 앨범의 수록곡마다 다양한 색을 지닌 보컬을 들어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tvN ‘퍼펙트 싱어 VS’에서 ‘하늘을 달리다’를 불러 시원한 고음을 들려주기도 했다. 무반주 구간에서 박자가 빨라지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홀로 첫 출연한 예능에서 그의 보컬과 매력을 일부 드러냈으니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해볼만 하다.3. 귀염 열매
진한 쌍꺼풀과 깊은 눈매, 오똑한 코, 흡사 외국 인형을 닮은 그가 무대 위에서는 ‘콘셉트깡패’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엄청난 포스를 내뿜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영락없는 귀염둥이 메인보컬로 변신한다. 귀염 열매를 다량 섭취한 귀염둥이가 아닌 그 자체가 향 진한 귀염 열매처럼 보일 정도.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막내답게 애교가 철철 넘쳐 팀의 리얼 막내인 혁의 자리를 위협하기도 한다. 과거 고등학생 시절의 말투와 현재의 말투를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꾸며진 캐릭터가 아닌 태생부터 귀염둥이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레오의 생일날 형을 위해 “나는 나는 빅스의 귀염둥이 메인보컬. 나는 나는 귀엽지만 노래도 잘해. 오늘은 레오형 생일”이란 노래를 피아노를 치며 불러주기도 했다고 전해져 팀 내에서도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켄의 귀여운 유행어로는 입을 동그랗게 말며 내뱉어야 제대로 된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오또카지’와 눈웃음을 지으며 입을 ‘아’ 모양으로 만들어 하는 사랑스러운 ‘하~♥’ 등이 있다.
4. 2014년
여러 방송을 통해 시트콤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켄. 2014년에는 브라운관을 통해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다양한 성대모사와 개인기를 보유하고 있어 이미 그의 끼와 재능은 많은 이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상황. 다만, 원샷을 받거나 그의 얘기에 주목하려 하면 자신도 모르게 다소 긴장하는 버릇이 있으니 이 부분은 고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또한, 빅스의 랩 스승으로도 알려진 제이켠의 앨범 수록곡 ‘포니테일’ 피쳐링에도 참여했던 만큼 켄의 다양한 형태의 음악 활동을 예상해 본다.
[신년 주의사항] 그러다 은행잎 모아서 편지 봉투에 넣을 수도 있어
라디오에서 ‘사랑’을 주제로 얘기할 때는 친형의 친구, 친한 친구의 친구, 친구의 형, 혹은 부모님 얘기만 해주시길. 아쉬움과 여운을 남기는 데뷔 전 본인 이야기를 무한 반복하면 속상한 마음에 누군가 은행잎 잔뜩 긁어 모아 켄에게 건넬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차라리 그때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게 나은 건가.)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감성깡패! 보컬의 정석, B1A4 산들
KBS ‘불후의 명곡’에서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를 열창중인 B1A4 산들
1. 환골탈태안경을 벗고 폭풍 다이어트를 통해 이정환(산들의 본명)에서 산들로 변신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B1A4의 산들은 성형수술한 건가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아 한 방송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직접 아들의 과거 사진을 들고 나와 살을 빼고 안경을 벗었기 때문에 달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최근에 출연한 MBC ‘라디오 스타’에서는 온라인에서 떠돌던 ‘산들 삼단변신’ 자료가 공개돼 그의 환골탈태 역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쓰기만 하면 눈이 작아지는 마법의 안경을 착용해준 MC들 덕분에 산들의 성형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듯 싶다. 그의 이런 변신 모습을 자꾸 되짚게 하는 데에는 데뷔 전 그가 다니던 실용음악학원의 공(?)도 크다. 학원에서 찍어준 영상과 사진이 잊을 만하면 나타나 그의 과거 모습을 의도치 않게 접하게 하니 ‘까산들’(까도 까도 과거가 나온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의 팔 할은 그의 내공을 길러준 학원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2. 그의 진가
산들에게 있어 KBS ‘불후의 명곡’은 신의 한 수다. 탁월한 음색과 탄탄한 기초에서 오는 기술력, 여기에 특유의 감성까지 갖춘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컬의 정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에게 우승을 안겨주기도 한 임재범 편에서 부른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는 B1A4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꼭 봐야 하는 무대다. 혼자 서 있어도 무대를 꽉 채우는 장악력과 과장돼 보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고조되는 감정, 몸에서 터져 나오는 듯한 힘 있는 가창력은 산들이 보여줄 수 있는 보컬 매력의 최대치를 선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뇌를 쉴새 없이 자극하고 심장을 끊임없이 찌르는 듯한 탑클래스급 감성은 산들이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임을 증명했다. 앞으로 가수로서의 연륜이 더 쌓이면 얼마나 더 대단한 무대를 선보일지 기대하게 한다. 만약 10년이 흐른 뒤에도 ‘불후의 명곡’이 유지되고 있다면 그가 전설로 출연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3. 귀염 열매
웃을 때면 잇몸이 환하게 드러나면서 눈이 가느다랗게 변하는 그는 MBC ‘세바퀴’에서 새싹춤을 추며 팀을 알리던 ‘귀요미’였다. 팀의 깨방정 시초이기도 한 그가 부산 출신 사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때는 오직 사투리를 쓸 때뿐, 일반적으로 ‘부산 남자’하면 떠오르는 무뚝뚝한 이미지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리더 진영이 산들에 대해 “인생이 시트콤 같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밝고 유쾌하며 리액션 하나하나 정성스럽고 크다. 산들 본인 또한 스스로를 성격 활발하고 동심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먹방에 일가견이 있기도 한 ‘귀요미’ 산들은 한 방송에서 ‘막걸리 카푸치노’를 맛있다고 벌컥벌컥 마셔 실제로 술에 취한 듯 볼이 발그레해지기도 했는데, 이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고 나가 그의 귀염 지수를 레벨 업 하기도 했다.4. 2014년
내년이면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14학번 새내기가 되는 그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와 ‘천 번째 남자’를 통해 뮤지컬 샛별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또한 다가오는 1월에는 B1A4 컴백도 앞두고 있어 누구보다 바쁜 2014년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임을 밝히지 않고 스물두 살 백수 코스프레를 하며 학원에서 배우던 기타 연주는 어떻게 되었는 지 궁금하기도 하니, 만약 계속 배우고 있다면 다음 콘서트에서 그 연주를 들려주길 살짝 기대해 본다.
[신년 주의사항] 들잔디급 변신은 당분간 쉬는 걸로
‘꽃보다 남자’ 패러디 영상 ‘꽃보다 B1A4’에서 산들이 맡은 금잔디의 아름다운 비주얼에 여럿 여자들의 자존감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니 앞으로 여장은 3년에 한 번만 해주시길. 2012년에 찍었으니 내년에는 건너 뛰시고.
# 콘셉트깡패! 카리스마 반전보컬, 빅스 켄
’2013 빅스 글로벌 쇼케이스 더 밀키 웨이’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를 부르는 켄
1. 환골탈태지방률 0%의 무지방 몸매를 연상케 하는 켄에게도 과거는 있었다. 데뷔 전, 탁월한 노래 실력 덕분에 ‘자칠이’(켄이 살던 자양동+칠옥타브)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자칭 ‘자찔이’(자양동 찔찔이)를 맡기도 했던 것. 성장과 변신의 과도기를 겪었던 고등학생 시절은 과거 그가 출연했던 방송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가수가 되고 싶은데~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가지고~”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꿈을 말하던 더벅머리의 볼 통통하던 안경 쓴 소년은 3년 뒤 빅스로 데뷔했다. 데뷔 당시만 해도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듯 귀여운 인상이었던 그는 올 초 ‘다칠 준비가 돼 있어’로 돌아오며 날렵한 턱선의 섹시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이어 ‘hyde’와 ‘저주인형’ 활동에 이르는 기간을 거치며 꾸준한 관리를 통해 완성형 켄의 모습을 만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체질이 바뀐 탓에 가방 한가득 간식을 넣어 갖고 다니며 틈틈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니, 그간의 피나는 노력과 바쁜 스케줄의 연속 콤보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그의 진가
발라드 가수를 꿈꾸던 그가 어느 날 보니 춤을 추고 있었다고 고백한 만큼 발라드에 특화된 목소리를 지녔었다. 이후 빅스로 데뷔하면서 천성적으로 굵고 허스키했던 보이스를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을 통해 밝고 높은 톤으로 바꿔 가는 중이다. 빅스의 데뷔 리얼리티 프로그램 ‘마이돌’에서 불렀던 ‘Slow Motion’과 현재의 목소리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경계선에서 선보인 노래가 켄의 첫 솔로곡 ‘상속자들’ OST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다. 녹음 당시 목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지만 쇼케이스 무대에서 그 점을 만회해 그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진가는 탁월한 콘셉트 소화력에서 나오는 보컬이다. 곡의 흐름과 감정 변화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해 ‘저주인형’ 앨범의 수록곡마다 다양한 색을 지닌 보컬을 들어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tvN ‘퍼펙트 싱어 VS’에서 ‘하늘을 달리다’를 불러 시원한 고음을 들려주기도 했다. 무반주 구간에서 박자가 빨라지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홀로 첫 출연한 예능에서 그의 보컬과 매력을 일부 드러냈으니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해볼만 하다.3. 귀염 열매
진한 쌍꺼풀과 깊은 눈매, 오똑한 코, 흡사 외국 인형을 닮은 그가 무대 위에서는 ‘콘셉트깡패’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엄청난 포스를 내뿜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영락없는 귀염둥이 메인보컬로 변신한다. 귀염 열매를 다량 섭취한 귀염둥이가 아닌 그 자체가 향 진한 귀염 열매처럼 보일 정도.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막내답게 애교가 철철 넘쳐 팀의 리얼 막내인 혁의 자리를 위협하기도 한다. 과거 고등학생 시절의 말투와 현재의 말투를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꾸며진 캐릭터가 아닌 태생부터 귀염둥이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레오의 생일날 형을 위해 “나는 나는 빅스의 귀염둥이 메인보컬. 나는 나는 귀엽지만 노래도 잘해. 오늘은 레오형 생일”이란 노래를 피아노를 치며 불러주기도 했다고 전해져 팀 내에서도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켄의 귀여운 유행어로는 입을 동그랗게 말며 내뱉어야 제대로 된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오또카지’와 눈웃음을 지으며 입을 ‘아’ 모양으로 만들어 하는 사랑스러운 ‘하~♥’ 등이 있다.
4. 2014년
여러 방송을 통해 시트콤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켄. 2014년에는 브라운관을 통해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다양한 성대모사와 개인기를 보유하고 있어 이미 그의 끼와 재능은 많은 이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상황. 다만, 원샷을 받거나 그의 얘기에 주목하려 하면 자신도 모르게 다소 긴장하는 버릇이 있으니 이 부분은 고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또한, 빅스의 랩 스승으로도 알려진 제이켠의 앨범 수록곡 ‘포니테일’ 피쳐링에도 참여했던 만큼 켄의 다양한 형태의 음악 활동을 예상해 본다.
[신년 주의사항] 그러다 은행잎 모아서 편지 봉투에 넣을 수도 있어
라디오에서 ‘사랑’을 주제로 얘기할 때는 친형의 친구, 친한 친구의 친구, 친구의 형, 혹은 부모님 얘기만 해주시길. 아쉬움과 여운을 남기는 데뷔 전 본인 이야기를 무한 반복하면 속상한 마음에 누군가 은행잎 잔뜩 긁어 모아 켄에게 건넬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차라리 그때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게 나은 건가.)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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